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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팔이] 종이접기

길을 걷다 받은 전단지를 무의식적으로 접어 비행기를 만들어 본 적이 있는가? 필자는 손에 종이만 있으면 비행기를 접곤 한다. 특별히 손재주가 있진 않지만, 종이접기에 대한 추억은 많다. 종이접기에 대한 기억은 유치원생 시절부터 시작한다. 손으로 오물쪼물 접은 꽃을 가장 좋아하는 친구에게 주기도 했고 종이비행기를 접어 친구들과 날리기 시합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종이 휴대전화이다. 폴더폰도 귀했던 시절에 종이로 휴대전화를 접고 친구들과 전화놀이를 했던 추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초등학생 때는 본격적으로 종이접기를 배웠다. 특히 5월이면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을 맞이해 카네이션을 만들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카네이션을 접고 편지를 썼다. 집에 가서 퇴근하신 부모님께 드리면 어떤 표정을 지으실까 설레기도 했다.

미술 시간이 끝나면 남은 색종이를 접고 놀았다. 개구리, 동서남북, 공, 딱지를 만드는 것도 재밌었다. 그중 가장 교실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건 당연히 표창이었다. 당시 친구들 사이에선 닌자를 주제로 한 만화 <나루토>가 유행했다. 닌자를 주제로 한 만큼 자주 나오는 표창 또한 인기가 많았다. 그래서 종이로 표창을 접어 날리며 놀았다. 한번 유행하기 시작하면 거의 일주일은 교실이 표창으로 난장판이 됐다.

당시의 종이접기가 아직도 기억나는 다른 이유는 종이접기를 주제로 한 만화 때문이다. <접지전사>를 시작으로 <골판지전사> 등 종이접기 만화들이 유행했다. 만화에 나온 용을 접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겨우 몸통을 접었다는 것을 깨닫고 절망했던 추억도 떠오른다.

중학생, 고등학생이 돼서도 미술 시간에 혹은 취미로 종이접기하곤 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만큼 재밌거나 설레진 않았다. 카네이션은 용돈으로 살 수 있었고 종이로 만든 장난감보단 닌텐도나 컴퓨터처럼 즐길 게 많아졌기 때문이다. 우리가 성장하고, 시대가 변하면서 종이접기는 점점 잊혀졌다.

이 글을 쓰며 종이접기에 대해 다시 찾아봤다. 옛날보다 다양한 작품을 찾을 수 있었다. 내가 몸통밖에 접을 수 없었던 용은 종이학 접기를 응용해서 만들 수 있었다. 표창은 이중 변신도 가능해졌다. 예전보다 만들 수 있는 것이 많아졌고 쉬워졌으며 더욱 화려해졌다. 그럼에도 추억 속의 종이접기가 더 소중한 것은 아마 추억이라는 보정이 들어가기 때문일까.

이원준 기자  leejune990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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