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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_영화] Modern times

‘Modern times’는 남북전쟁 이후 경제적 번영을 이뤘던 미국의 산업화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거기에 시대를 풍미한 코미디 배우 ‘찰리 채플린’의 출연이라니. 누군가는 근사한 현대사회의 모습을 기대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찰리 채플린의 우스꽝스러운 발걸음이 이끄는 곳은 현대사회에 도사린 가장 어두운 이면이다.

 

영화는 기계화로 인한 ‘인간소외 현상’에 집중한다. 영화의 초반부에 등장하는 공장의 모습은 그러한 현상을 여실히 드러낸다. 노동자들과 채플린은 규칙적으로 기계 나사를 조이는 일을 반복한다. 그들의 모습은 인간이라기보다는, 기계 체인 옆에 달린 일종의 부품에 더 가까운 모양새다. 또한, 공장의 관리자들은 찰리 채플린을 새롭게 발명한 기계의 실험용으로 쓴다. 사용자에게 밥을 먹여주도록 설계된 기계는 종국에는 고장 나 찰리 채플린의 뺨을 때린다. 그가 얻어맞은 것보다, 기계가 고장 난 것에 더욱 신경을 쓰는 관리자들의 모습에 우리는 어딘가 섬뜩함을 느끼게 된다. 인간성이 상실된 기계 사회 속에서 찰리 채플린은 결국 정신분열증에 걸린다. 일하는 중이 아닐 때도 강박적으로 기계 나사를 조이려 드는 모습은 이미 기계 일부가 돼 버린 그의 모습을 상징한다.

 

그런데 영화 속 기계화된 사회의 모습은 현재 21세기의 사회와 언뜻 겹쳐 보인다. 세계 기업 아마존에서는 최근 직원들에게 전자 팔찌를 보급했다. 첨단 기술이 활용된 이 전자 팔찌는 창고에서 직원이 물류에 도착할 수 있는 최단거리를 알려줬다. 그러나 전자 팔찌가 제시한 시간 내에 도착하지 못할 경우, 직원들에게는 불이익이 돌아갔다. 영화가 앞서 예견했던 감시사회는 실제로 우리 곁에 도래해있었다.

 

영화를 보며, 우리는 문득 두려움을 느낀다. “앞으로도 이어질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영영 소외로 인한 외로움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걸까?” 이에 대해 영화는 후반부를 통해 답한다. 찰리 채플린과 그의 연인은 일련의 사건으로 빈털터리가 되고, 그의 연인은 “애쓴다고 뭐가 달라지냐”며 슬퍼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찰리 채플린은 좌절하는 대신 “힘내”라고 말하며, 햇빛 속으로 연인의 손을 잡고 씩씩하게 걸어 나간다. 소중한 관계를 통해 삭막한 현실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Modern times’가 우리에게 들려준 답이다.

 

배주경 기자  skwnru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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