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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순간들의 소중함, 사소한 것들의 무게에 대하여

작가 김영하는 <말하다>라는 본인의 저서에서 “이제 뭔가를 시작하려는 우리는 ‘그건 해서 뭐 하려고 하느냐 ’는 질문에 담대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냥 재밌을 거 같아서 하는 거야’, ‘미안해. 나만 재밌어서’라고 말하면 됩니다. 무용한 것이야말로 즐거움의 원천이니까요.”라는 말을 남겼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개인의 행복을 측정하는 기준은 보다 더 다양해졌으며, 가치 또한 함께 변화해왔다. 저마다 다른 삶을 영위하는 타인의 삶에 본인의 잣대를 드리우기보다는 그들이 살아가고, 행동하고, 생각하고, 말하는 모든 것을 그대로 인정하게 된 것이다.

 

최근, 새롭게 떠오른 행복의 형태는 ‘소확행’, 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소확행’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랑겔한스 섬의 오후>에서 처음 등장했다. 책에서는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겨울밤 부스럭 소리를 내며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고양이의 감촉’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등이 소확행 사례로 제시됐다.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또는 그러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경향인 ‘소확행’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회인들이 직면한 오랜 매너리즘과 부딪히며 양산된 가치 중 하나로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소확행’은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여야만 가까스로 쟁취해낼 수 있는 까다롭고 어려운 행복보다는 일상 속 사소한 순간들 속에서 쉽게, 별다른 조건 없이 만끽할 수 있는 행복을 추구하는 가치 체계를 이끌었다. ‘소확행’의 가치체계가 사회 전반으로 점차 퍼져나감에 따라 사람들이 그들의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온도 또한 변화했다.

 

일상 속에서 가치를 찾고, 이를 통해 확실한 행복을 느끼는 우리에게 흘러가는 매 순간은 존재만으로도 소중하며, 그렇기에 아름다운 것으로 존재하게 됐다. 그렇기에 필자는 소확행 트렌드가 이끌어낸 인식의 변화가 긍정적이라고 감히 평가하고, 응원의 뜻을 더해주고 싶다.

 

나의 삶, 나의 인간관계, 나의 공간, 나의 시간들을 모두 소중히 여기는 우리에게 ‘행복’은 더 이상 멀리 있지 않다. 또한, 사소한 모든 순간들은 어느새 차곡차곡 쌓여 우리에게 무한한 행복을 느끼게 해줄지도 모른다. 나의 행복과 타인의 행복이 함께 존중되는 사회 속에서 우리 모두가 매 순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여실히 느껴볼 수 있기를 바란다.

임현지 기자  ㅣ.hyeong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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