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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팔이] 불량식품

세월이 지나고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고 뭉쳐지는 기억들이 있다. 유년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게 하는 기억, 즉 ‘추억’은 지나온 그때 그 시절에 대한 묘한 설렘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추억은 아주 많은 것들을 껴안고 있다. 오락, 만화, 영화, 음악, 장난감, 놀이터, 친구, 음식까지 이 모든 것들로 채워진 기억들은 애틋한 추억이 되곤 한다.

 

그리고 필자는 그 많은 추억들 중에서도 어릴 적 학교 앞 문구점에서 사 먹던 ‘불량식품’에 대해 얘기해보려 한다. 어린 시절의 필자에게 불량식품은 ‘500원의 행복’으로 통했다. 새콤달콤하고 쫄깃쫄깃한 게 그저 최고였던 어린 시절, 불량식품은 그런 필자의 입맛에 딱 맞는 군것질거리였다. 그리고 수십 개의 불량식품들로 가득하던 학교 앞 문구점은 그야말로 동심의 ‘천국’이었다. 대부분 100원, 200원 정도거나 비싸 봐야 300원 정도였던 불량식품들은 매일 아침 받았던 500원 용돈을 가치 있게 만들었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었다.

 

다양한 방법과 나름의 노하우로 먹는 재미가 단연 으뜸이었던 ‘아폴로’, 짭조름한 맛이 중독적이었던 ‘차카니’와 ‘라면짱’, 알록달록 엄청 긴 젤리 ‘줄넘기’, 맥주 맛은 하나도 나지 않았음에도 마치 맥주를 먹는 척 너스레를 떨었던 ‘맥주 모양 사탕’, 혓바닥을 빨갛게 파랗게 물들였던 ‘페인트 사탕’, 입속에서 순식간에 녹아 없어졌던 ‘테이프’, 불량식품 중에서는 비싼 편이었지만 봉지 가득 들어있던 ‘감자알 칩’, 봉지 째로 부어 먹기도 했던 ‘꾀돌이’, 먹고 나면 이빨이 아팠던 ‘콘 팡’, 검지에 끼고 한참을 먹었던 ‘보석반지캔디’ ···

 

일일이 다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았던 불량식품들은 방과 후 필자를 맞이했던 즐거움이었다. 건강에 안 좋으니 먹지 말라던 담임선생님의 말씀을 알림장에 받아 적으면서도 학교가 끝나자마자 문구점에 달려가 500원의 행복을 마음껏 누리곤 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교복을 입게 되면서 자연스레 불량식품에 대한 흥미가 떨어졌다. 아마 더 이상 500원과 그 작은 군것질거리를 통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동심의 사고방식이 통하지 않는 나이가 됐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그땐 그랬지’라는 기억과 추억이 주는 행복은 여전히 그리고 언제까지나 나이와는 상관없이 통할 것이라는 점이다. 단돈 500원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은 지나갔지만, 행복을 느꼈던 그때의 추억은 애틋함과 함께 또 다른 행복이 되기 때문이다.

임현지 기자  ㅣ.hyeong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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