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남북 두 정상의 만남은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이로 하여금 놀라움과 감동을 안겼습니다. 두 정상이 더 이상 전쟁은 없다, 완전한 비핵화에 나선다고 밝힘으로써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한껏 조성되고 있다. 특히 애당초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던 남북 교류와 경협과 관련된 내용도 공동 선언에 포함되면서, 기차타고 옥류관 평양냉면을 먹으러 가고 싶다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중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라는 국정목표의 전략으로 제시된 “남북간 화해와 한반도 비핵화”를 통해 제시 되었다. 그 첫 번째 전략적 접근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및 통일경제 구현이다. 그 실천 과제로는 ‘여건 조성 시’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핵심 사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판문점 선언에는 개성에 남북 공동 연락 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합의한 것과 8.15에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고 낙후된 철도, 도로 연결 사업을 하겠다고 천명한 것은 2007년 10.4 선언을 부활시키는 것이기에 의미가 더욱 크다 할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신정부의 남북경제통합 정책인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내용과 남북경협의 역할을 재조명함으로서 경협의 의미를 다시 새기고 싶다. 최근, 북한은 핵문제로 인한 남북관계의 경색에도 불구하고 착시현상이 아닌 안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위로는 북한의 경재정책에 인센티브가 도입되고 기업의 자율성이 확보되고 있으며 아래로는 시장화의 양적, 질적 확산으로 인해 주민들의 경제생활 양상이 하루가 다르게 배급제로부터 친시장형으로 전환되고 있다. 따라서 주민소득의 원천도 바뀌어져서 주 소득이 시장으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시장화의 질적, 양적 확대는 북한의 재정 운용 시스템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북한의 재정이 시장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북한의 주민들의 의식에도 변화를 주고 있는데 시장에 익숙한 장마당 세대는 배급에 의존해서 살았던 기존의 세대와는 다른 새로운 의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명, 장마당 세대가 사회의 두터운 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북핵문제와 관련된 긴장국면은 곧 열릴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프로세스가 전제될 때 신정부 입장에서 과연 북한이 관심을 갖게 할 만한 경제적 당근책으로 어떠한 제안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최근 수년간 북한경제도 시장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상당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과거처럼 식량, 비료, 의약품등의 원조로는 더 이상 북한의 관심을 끌기 어려울 것이며 국민여론도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다. 또한 과거 정부가 제안했던 것처럼 북한경제 재건에 도움을 줘서 1인당 국민소득을 대폭 제고시켜 주겠다는 식의 막연한 제안은 구체적인 방안이 결여됨으로서 북한의 움직임을 이끌어 내기 어려울 것이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후 채택한 핵심 경제정책 중의 하나인 경재개발구 사업은 국제적인 경제제재 여건 하에서 제자리 걸음으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기에 적절한 “여건 조성 시” 남북한을 아우르는 한반도 신경제지도야 말로 북한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신정부의 마땅한 카드라고 생각 한다. 그 카드로 문 대통령께서 김 위원장에게 건낸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USB를 주목하게 되는 이유이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동해권, 서해권, DMZ 등 권역별 남북협력 벨트를 조성하여 한반도 경제공동체를 구축하려는 계획으로 8,000만 내수시장을 확보하고 국민소득 50,000달러 시대를 열겠다는 ‘H’자형 경제통합벨트 프로젝트이다. 동해권은 에너지, 자원벨트로서 금강산으로부터 시작하여 원산.단천, 청진.나선을 남북이 공동 참여하여 동해안과 러시아의 가스관과 연결하여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서해권은 산업, 물류, 교통벨트로서 남한의 수도권으로부터 개성공단, 평양. 남포. 신의주로 연결 되며 서해안 경협벨트 건설 및 경의선 개보수, 서울-베이징 고속 교통망 건설로 중국 주요도시와 1일 생활권을 구축 한다는 구상이다. 마지막으로 DMZ권은 환경, 관광벨트로서 설악산, 금강산, 원산, 백두산 관광벨트 구축 및 DMZ 생태, 평화, 안보 관광지구로 개발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남북경협의 근본적인 목적은 단기적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을, 중장기적으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경제통합 구현에 도움이 된다고 전제할 때, 정부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실현을 위한 남북경협 재개가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한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경협의 당위성을 준비하여 제시해야 한다. 남북경협 재개와 관련하여 발생할 수 있는 남남갈등 해소를 위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며 아울러 국제사회와의 공감대 형성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인하대 프런티어학부대학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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