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를 맞이한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

구글, 테슬라 같은 외국 기업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삼성, 네이버, 만도 등 국내 기업도 계속해서 자율주행 자동차를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0년 정도면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이 ‘완성’될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최근 세계 1위 차량공유서비스업체 우버는 스웨덴 볼보에 자율주행 자동차를 대량 발주했다. 우버는 볼보에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XC90 모델 2만 4000대를 대당 약 5만 달러에 구매 계약했으며 볼보는 2019년부터 2021년에 걸쳐 납품할 예정이다. 우버의 자율주행 자동차 대량 발주는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가 이제 머지않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을 둘러싼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의 중심적인 키워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까.

 

 

> 자율주행 자동차란?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박차가 가해짐에 따라, 이를 지칭하는 용어들이 혼재돼 사용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운전자 탑승 여부보다는 차량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주행하는 자율주행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운전자가 브레이크, 핸들, 가속 페달 등을 제어하지 않아도 도로의 상황을 파악해 스스로 목적지까지 찾아가는 자동차인 셈이다. 이 때문에 세밀하게 나눠봤을 때 운전자 없이 주행하는 차를 의미하는 무인자동차와 구별되는 개념이다.

미래형 자동차는 스마트카를 시작으로, 자율주행차를 거쳐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로 발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커넥티드 카를 미래형 자동차의 결정체로 보는 시각이 많다.

 

또한, 자율주행 자동차는 위치확인시스템(GPS)과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이용해 자동차의 현 위치를 파악해 알려주고, 차에 근접 센서를 부착해 사각지대에 있는 장애물을 알려주는 스마트 카에서 발전된 개념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딥러닝과 영상처리기술을 기반으로 함으로써 탑승자를 운전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 이로써 운전자에게 자동차가 제2의 생활 공간이자 업무 공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자율적으로 주행 하는 자동차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속도로주행 지원시스템(HDA, 자동차 간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해 주는 기술)을 비롯해 ▲후측방 경보시스템(BSD, 후진 중 주변 차량을 감지, 경보를 울리는 기술)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 앞차를 인식하지 못할 시 제동 장치를 가동하는 기술) ▲차선이탈 경보시스템(LDWS) ▲차선유지 지원시스템(LKAS, 방향 지시등 없이 차선을 벗어나는 것을 보완하는 기술) ▲어드밴스드 스마트크루즈 컨트롤(ASCC, 설정된 속도로 차 간 거리를 유지하며 정속 주행하는 기술) ▲혼잡구간 주행 지원시스템(TJA) 등이 요구된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기술 수준에 따라 ‘레벨 0’부터 ‘레벨 5’까지 총 6단계로 나뉜다. ‘레벨 0’은 자율주행 기능이 전혀 없는 차량을 말한다. 차선이탈 및 전방 추돌경고 장치가 장착됐다고 해도 차량 스스로 방향을 바꾸거나 감속을 할 수 없다면 모두 ‘레벨 0’에 해당한다.

‘레벨 1’은 차량이 충돌이나 차선 이탈 위험을 감지해 스스로 속도를 줄이거나 방향을 바꾸는 정도를 의미한다. ‘레벨 2’는 ‘레벨1’의 기능에 자동차가 스스로 가속 또는 감속하는 기능이 추가된다. ‘레벨 3’은 차량이 스스로 운전을 하는 수준이다. 조향, 가속, 감속, 추월이 가능해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고 있지 않거나 브레이크 등을 밟지 않아도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차량이 요청하면 운전자가 즉시 운전에 복귀해야 하고 사고에 대한 책임은 운전자가 진다. ‘레벨 4’는 운전자가 차량의 운전에 개입하지 않아도 자동차가 스스로 안전주행을 하고 주차를 할 수 있는 수준을 말한다. ‘레벨 4’부터는 별도의 운전석도 필요 없다. ‘레벨 5’는 완전한 자율주행 자동차를 의미한다. 운전자가 원하는 목적지를 말한 후 운전에 전혀 개입을 하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운행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운전석이나 핸들, 여러 페달 등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차량 내부 인테리어도 이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 BMW, 볼보, 토요타, 테슬라, 현대·기아차 등은 ‘레벨 2’에 해당하는 고속 도로 자율주행(HDA), 자율주차(PAPS), 혼잡구간 자율주행(TCA), 자동차선변경(PALS) 기술을 개발했으며 ‘레벨 3’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가장 앞선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구글은 ‘레벨 3, 4’ 기술을 확보하고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운전자 없는 차로 가득할 2020년의 거리

 

전기자동차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테슬라’를 비롯한 자동차 업체들은 2년 안에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에서 동부 뉴욕에 있는 차를 소환할 수 있는 수준의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미 우리는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고, 차선 중앙으로 달리는 정도의 기능을 갖춘 자동차들을 도로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더불어 더 발전한 자동차의 경우에는 시내나 고속도로에서 운전자가 거의 개입하지 않아도 자동차가 자율적으로 주행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처럼,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은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알아서 안전운전을 하는 자동차 안에서 탑승자가 업무를 처리하거나 책을 읽는 등의 취미 활동을 하는 것은 실현 가능한 가까운 미래가 됐다. 집에 주차된 자동차를 자신이 있는 곳으로 소환해 차를 타고 있는 동안에는 그 안에서 자유롭게 다른 활동을 하며 집과 밖을 오가는 것 또한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구글 자회사인 웨이모가 운전석에 사람이 타지 않는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일반 도로에서 시범 운행 중이라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이 돌발사고 등에 대처하기 위해 운전석에 사람이 앉는 단계를 넘어 자동차 스스로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제어하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무인자동차 시대 또한 기대 가능한 가까운 미래임을 실감할 수 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운전석에 사람이 없는 무인자동차를 합법적으로 운행할 수 있다. 무인자동차를 운행하기 위한 각종 신고와 행정적 처리 절차 또한 마련돼 있다. 무인자동차 시장 경쟁에는 자동차 제조 회사들은 물론 인텔, 애플, 우버 등을 비롯한 IT 기업들도 뛰어들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구성하는 기업들이 협력하고 경쟁하며 무인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반면, 한국의 경우에는 사고 위험과 복잡한 배상 책임 문제 때문에 보조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도로 주행이 쉽지 않다. 이에 더해 자율주행 자동차 도입과 관련한 안전 문제나 윤리적 문제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둘러싼 안전 문제

 

새로운 기술 개발과 레벨 상승을 거듭하고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는 사회적인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들을 안고 있다. 안전에 대한 낮은 신뢰도와 사고 발생 시 복잡한 처리 과정, 아직 해결되지 않은 자율주행 자동차의 한계점 등이 첫 번째 과제이다.

 

안전문제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둘러싼 여러 쟁점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힌다. 지난해 5월, 미국에서 테슬라 자동차로 자율주행을 하면서 영화를 보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자동차가 트레일러의 하얀색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대로 질주한 것이다. 실제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인공지능은 도로 위의 종이 상자와 돌멩이를 구분하는 단순한 일을 어려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에서는 우버가 시험 운전 중이던 볼보 XC90 자율주행 자동차가 무단 횡단하는 보행자를 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우버의 자율주행 자동차는 보행자를 감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보행자는 사망했다.

 

이 사고 이후, 자율주행 자동차의 안전 문제를 둘러싼 우려가 확산되자 미국 교통 당국은 자율주행 자동차가 일반 자동차에 비해 안전한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일반 자동차보다 더 안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에어백이 터질 정도로 치명적인 자동차 사고의 발생률을 측정하는 조사에서 자율주행 자동차가 일반 자동차보다 발생률이 60% 가량 낮게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구글이 제공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자율주행 자동차가 7년 동안 320만 km 정도의 거리를 시험 운행하는 동안 발생한 사고는 총 17건으로 모두 경미한 정도에 그쳤다. 또한, 그 가운데 구글 자율주행 자동차의 과실로 인한 사고는 1건뿐이었다. 즉, 자료를 분석해 봤을 때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보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훨씬 더 안전 운행을 한 것이다.

 

그러나 자율주행 자동차의 많은 사고들로 인해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됐다. 책임 소재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 또한 제기됐다. 일본과 독일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법과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 ‘자율주행 관련 제도 정비 초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운전자가 있는 상태에서 조건부로 자율 주행하는 ‘레벨 3’까지는 원칙적으로 차량 운전자가 사고에 대한 배상 책임을 지도록 했다. 독일은 자율주행 수준과 관계없이 사고 책임 대부분을 차량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지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5월 법 개정으로 자율주행 자동차에 블랙박스 탑재를 의무화했다. 사고 발생 시 블랙박스 기록을 분석해 자율주행시스템 오류가 발견되면 제조사가 책임을 지게 된다. 미국의 경우에는 50개 주 가운데 현재 21개 주가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법을 제정해 시행 중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한국의 경우에는 자율주행 자동차 사고와 관련한 책임이나 배상 문제에 대한 법안이 논의 중에 있다. 이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누가 어떻게 피해를 보상할지 규정하는 책임 소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둘러싼 윤리적 딜레마

 

인공지능에게 운전대를 넘길 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사람은 자동차를 운전할 때 다양한 상황에 맞춰 의사결정을 내리고 합리적인 대응을 한다. 그러나 자율주행 자동차를 제어하는 인공지능은 언제나 교통규칙에 따라 운전하도록 설정돼 있다. 그러나 만약 도로에서 ‘융통성’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자율주행 자동차의 인공지능은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트롤리 딜레마’ 또한 난제다. ‘트롤리 딜레마’는 타인의 생명과 자신의 생명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와 ‘다수의 희생’과 ‘소수의 희생’ 중에 하나의 선택을 내려야 하는 문제를 의미한다. 지난 2015년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는 ‘도로에 무단 횡단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직진을 하면 여러 명이 다치고 운전대를 꺾으면 운전자가 다치게 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냐’는 상황을 제시했다.

 

문제는 차량 제조사마다 이러한 윤리적 문제에 대한 지침을 다르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 측은 어떤 선택이 더 나은 것인지 판단할 수 없지만, 약자로 판단되는 보행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차량 내 운전자와 동승자는 살아남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차 안의 사람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연방 교통부는 사고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율주행차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인지 결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

 

>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를 맞이하게 될 한국 사회

 

정부는 2020년 자율주행 자동차를 상용화하고 2030년 완전자율주행을 실현하겠다는 정책 로드맵을 제시했다. 현재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함께 자율주행 자동차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 있다. 기술개발과 함께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 맞는 사회 인프라 구축은 물론이고, 국민이 새로운 시대를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자율주행 자동차 테스트베드인 ‘K-City’를 조성해 기술개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 밝혔다. ‘K-City’는 한국형 자율주행 자동차 실험도시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고속도로, 도심, 주차 시설 등의 환경을 그대로 재현해 자율주행 자동차가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데 활용하기 위해 기획된 도시다. 정부는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자동차안전연구원 내에 36만 3000㎡ 규모로 ‘K-City’를 조성할 예정이다. 2017년 8월 30일 착공식을 했으며 같은 해 11월 7일 고속도로 구간을 개방했다.

고속도로의 경우 하이패스가 가능한 요금소와 분기점, 합류점, 중앙분리대, 소음 방지벽 등과 함께 구성해 실제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고속도로와 동일한 환경을 조성했다. K-City에는 이외에도 다양한 시범환경이 조성된다. 특히 자율주행 실험도시로는 세계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 통신망이 구축돼 있다. 5G는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구현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차량과 차량 간의 통신, 주변 환경 데이터를 통한 사각지대 사고 위험 예측 등이 즉각적으로 이뤄지게 한다. 더불어 눈, 비, 안개 등의 악천후를 재현하는 기상환경재현시설도 구축된다.

 

다양한 사회 인프라도 구축될 예정이다. 도로 정보를 실시간으로 자율주행 자동차에 제공하고 차량 간 통신도 가능한 스마트도로부터 전국적으로 실시간 교통관제가 가능한 첨단 정밀도로지도, 그리고 안전한 자율주행을 구현할 정밀 GPS 또한 마련될 방침이다.

 

더불어 자율주행 자동차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국민들에게 부여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평창 올림픽 당시, 평창스포츠파크 인근 7km에서 자율주행체험이 이뤄진 바 있다. 또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과 장기주차장을 연결하는 7km 구간에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운행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수도권과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에 자율주행 중대형버스를 도입하는 등의 새로운 교통시스템 마련도 논의 중에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를 맞이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기술적, 환경적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자율주행 자동차 사고의 책임 소재에 대한 법안은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것이 우리 사회가 가진 한계로 여겨진다. 우리는 새로운 과학 기술이 등장했을 때, 무조건적으로 열광하는 경향이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쉽게 해결하기 어렵고 명징하게 책임을 묻기 어려운 윤리적 딜레마를 안고 있는 안전 문제를 비롯해 자율주행 자동차가 가져올 사회적 영향들을 꼼꼼히 따지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윤리적 딜레마에 대한 고찰은 산업계를 비롯해 우리 모두에게 남겨진 과제다. 무조건적인 열광보다는 면밀한 성찰을 기저에 둔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임현지 기자  ㅣ.hyeongee@gmail.com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임현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