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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 총장 빈 자리, 어떻게 채울까

지난 1월 최순자 전 총장의 해임 이후 후임인사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총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구성을 두고 재단과 교수회의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공석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도 불분명하다.

 

지난 4월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신임 총장 선출을 위한 추천위를 구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교수회가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추천위 구성은 잠정 중단됐다.

 

교수회가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총장후보추천방식의 공정성 문제다. 추천위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이사장이 임명하는 위원장 1명 ▲재단 및 한진그룹대표 4명 ▲교수대표 4명 ▲동창대표 1명 ▲사회저명인사 1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관례상 재단에 의해 추천되는 사회 저명인사를 포함하면 재단 측 추천 인사는 6명으로 과반수가 넘는다. 이에 교수회는 재단이 총장 인선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교수회는 지난달 17일 재단으로 ‘민주적 총장 선출’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교수회는 공문에서 사회 저명인사 1명을 재단·교수 추천위원이 공동으로 추천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이 제안이 수용되지 않을 시 재단에게 민주적 총장 선출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고 추천위에서 빠지겠다고 경고했다.

 

김명인 교수회 의장(이하 김 의장)에 따르면, 재단은 각각 지난달 17일과 이번 9일에 교수회가 보낸 두 차례의 공문에 어떠한 답도 주지 않았다. 김 의장은 “오는 14일 정각까지 답변이 없을시, 법인이사회가 총장 후보 선출에 관심이 없거나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으로 인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직원, 교수, 동문 등 간 비상회의를 열어 독자적인 결정을 진행할 것”이라며 강경한 대처를 예고했다.

 

총장 선출 방식 결정 또한 문제다. 현재 본교가 택하고 있는 총장 선출 방식은 ‘간선제’다. 앞서 언급했던 총 11명의 추천위원 중 두 사람을 정해, 둘 중 한 명을 이사회에서 낙점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김 의장은 이러한 구조를 두고 결국 마지막에 최종 선택을 하는 것은 이사장이기 때문에, 선출된 총장이 학교 구성원들의 이해관계나 요구에 맞추기 힘들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 의장은 “지난 시기 동안 직선제와 간선제를 모두 겪으면서 두 선거 방식의 폐해를 지켜봐 왔다. 가능하면 현재의 간선제 방식에 직선제 방식을 혼합해 두 방식의 폐해를 보완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한 방식으로는 “이화여대처럼 교수, 학생, 직원 등 다양한 학내구성원이 투표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러나 재단이 교수회의 공문 내용을 받아들일 경우, “대화를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이니 현재의 간선제 방식을 진행할 것이다. 대신 총장이 되더라도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지 권한에 대한 검증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후임 총장 선출 상황에 대해서는 “이미 총장을 뽑을 가장 적절한 시기를 놓친 상태다. 최대한 빨리 진행하려면 6월 중순이나 6월 말인데, 지금 재단을 보면 할 의지가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걱정스러운 마음을 털어놨다. 또한 “한진그룹 사태로 총수 일가가 법적 처벌을 받을 경우 모든 노력은 중단된다. 우리 학교의 중대한 일은 모두 이사장이 선택해왔기 때문”이라며 총장 부재 상태가 굉장히 길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와 총장 선출문제가 맞물린 것에 대해서는 “학교에 만연했던 재단의 전횡적 행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계기인 것 같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비쳤다. 덧붙여 “이번 조현민 사태는 갑자기 불쑥 발생한 것이 아니라, 10년 동안 쌓여있던 것이 터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학교에서도 지난 10년 동안 쌓여온 재단 전횡에 따른 적폐들을 풀어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번 사태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가 ‘대학에 대한 구성원들의 자율적 경영’이며, 이를 위한 대안으로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공영형 사립대’ 형태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볼만 하다고 밝혔다. 공영형 사립대란, 대학 운영에 정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대학을 말한다. 김 의장은 목표에 대해 “본교는 지금까지 재단의 투자 의지 부재로 법정 전입금 외엔 재단전입금도 거의 들어오지 않았고, 송도캠퍼스 문제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원 없이 지배만 하는 재단은 필요치 않다. 이번 계기를 통해 총수 일가로부터 학교를 독립시켜야 하며, 한진그룹 인사 중심의 재단 이사회 구성도 개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영형 사립대에 대해서는 “학교에 대한 재단의 소유권을 뺏지 않으면서도 경영은 공적으로 하는 것이다. 재단이 학교를 통해 부당한 것을 취하거나 과도한 지배권을 행사할 의도가 없다면 이를 거부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고 대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교수회 의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한국사회에는 전체적으로 재벌의 문제가 만연해있다. 특히 우리 대학이 그러한 재벌 경영의 피해대상이 돼 안타깝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우리 대학이 피해를 입은 상태에 머무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재벌 경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의 무게와 우리 대학이 처한 문제의 무게가 똑같이 다뤄졌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교수회 의장은 “개인적으로 우리 학교 학생들이 이 사태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아무렴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그런 주인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덧붙여 “잘못된 교육환경이 있다면 스스로 이를 바꿔나가려는 학생들이 됐으면 한다”며 학생들의 태도 변화를 요청했다.

배주경 기자  skwnru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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