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끝없는 잿빛 하늘, 미세먼지

최근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몇 년 새 꾸준히 논란이 돼 왔던 미세먼지로 인한 우리나라의 대기오염도가 해를 거듭할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이 지난 봄에도 푸른빛의 맑은 하늘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돼 버렸다. 우리는 꽃피는 봄날에도 맘놓고 창문을 열 수 없으며 답답한 마스크를 끼고 생활한다.

미세먼지란?

미세먼지란 2.5~10마이크로미터의 크기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물질을 말한다. 특히,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우리 몸의 더 깊은 곳까지 침투한다. 미세먼지는 우리 눈에는 보이진 않지만 대기 중에 머물러 있다.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된다면 면역력 저하에 따른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 등의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이 있으며, 호흡기를 거쳐 폐 에 침투하거나 혈관을 따라 체내로 이동해 들어감으로써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고농도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은 자동차, 공장, 가정 등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된 인위적 오염물질이며, 초미세먼지는 담배 연기나 연료의 연소 시에 생성된다.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에는 중국발 황사와 스모그가 있다. 특히, 석탄 의존 국가인 중국의 스모그는 안개, 질소산화물, 미세먼지와 황산화물의 혼합으로 우리나라에서 배출한 오염물질과 축적되어 미세먼지 농도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

미세먼지를 이루는 성분은 그 미세먼지가 발생한 원인, 지역이나 계절, 기상조건 등에 따라 다르다. 미세먼지의 구성요소는 주로 황산염, 질산염과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류와 검댕, 지표면 흙먼지 등에서 생기는 광물 등으로 이뤄져 있다.

미세먼지는 주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미세먼지 장시간 노출은 기도의 자극으로 인한 기침과 호흡곤란으로부터 천식과 부정맥, 심한 경우에는 폐기능감소와 만성 기관지염의 증가로 사망까지 이르게 한다. 또한 미세먼지에 의한 산화스트레스와 자율신경계의 장애, 혈액 응고 능력의 변화는 심혈관질환을 발생시킨다.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가 더 작을수록 건강에 나쁘다. 다른 유해물질들이 더 많이 흡착되며 기관지를 통해 다른 기관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건강이 취약한 호흡기 질환자, 유아, 노인, 임산부는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미세먼지의 영향은 이뿐만이 아니다. 미세먼지는 생태계와 산업 활동에도 영향을 끼친다. 산성비를 내리게 하는 미세먼지는 토양과 물을 산성화 시켜 토양 황폐화, 생태계 손상의 원인이 된다. 미세먼지의 중금속이 농작물과 수생생물에 묻게 되고 식물의 광합성을 막는 것이다. 또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 같은 민감한 분야의 불량률을 높이며, 가시거리를 떨어뜨려 운송수단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인천시 미세먼지의 실태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의 미세먼지는 점점 심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PM10) 오염도는 2006년 이후로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는 주요 선진국 도시와 비교해 봤을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황사를 포함한 서울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미국 LA보다 1.5배 높고,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보다 각각 2.1배, 2.3배 높게 나타났다. 특히 중국과 가장 근접한 인천의 미세먼지는 가장 심각하다. 인천의 미세먼지에 의한 대기오염도는 매년마다 전국의 주요 도시들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으며, 세계의 도시들 중에서는 8번째로 높은 오염도를 나타낸다. 이처럼 심각한 대기오염도를 보이는 인천은 환경부 등 중앙정부 기관의 대책과 지자체의 자체적인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 미세먼지의 주요원인은 크게 외부적 요인과 내부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외부적 요인으로는 중국발 황사가 있다. 2014년 중국 환경보호부 측에서는 이를 부인했으나, 2017년 1월 KEI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의해 진상이 밝혀졌다. 2001~2008년에 발생한 미세먼지의 농도 분석 결과, 중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최대 70%에 달했던 것이다. 이는 중국의 석탄 등의 화석연료 사용과 중국의 공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에 의한 것이며 이러한 오염물질들은 편서풍을 통해 한국에 전달된다. 결국, 전달되는 오염물질들은 중국과 가까운 인천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내부적 요인으로는 화력발전소, 제철소, 공항, 대형 디젤화물자동차와 대형 화물선에서 뿜어대는 유독한 배출가스, 도로의 날림 먼지 등이 있다. 특히, 인천에는 발전소, 쓰레기매립지, 국제공항, 항구와 같은 국가 시설과 산업단지들이 집중되어 있다. 또한 초미세먼지 배출량의 가장 큰 원인인 항공기와 선박이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한 초미세먼지 배출량은 타지역보다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외에도 인천지역 도로의 날림먼지들도 미세먼지 발생 요인이라 볼 수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인천을 통해 많은 대형화물트럭들이 산업단지를 오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화력발전소와 대규모 공장이 들어서 있는 데다 중국 발 미세먼지까지 더한 국내·외적인 영향이 인천의 미세먼지가 가장 심각한 이유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미세먼지에 대한 인천시의 대응

사실 인천시는 미세먼지 문제가 크게 대두되기 전부터 미세먼지 관련 정책을 내놨다. 미세먼지 문제가 더욱 화제가 된 최근에도 인천시는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해 법적인 조치부터 시민들의 생활방면까지 이르는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인천시는 중앙정부의 함께 협력해, '인천 대기환경관리 시행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차 계획이 시행중이며, 천시의회 이용범 의원을 포함한 11명의 의원은 미세먼지를 국가 환경기준 이내로 낮추는 '2020년 미세먼지 저감 종합대책'을 마련헸다. 인천시는 이를 위해 올해 31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노후 경유차 저감장치 부착(1천390대) 사업과 더불어 노후 건설기계(60대) 저감사업, 조기폐차 보조금 지원 대상 확대 사업 등을 추진한다. 인천시가 수립해야 할 미세먼지 저감사업 계획에는 인천 지역 기업을 비롯해 자동차, 공사장, 발전소 등의 미세먼지 저감 방안과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 이용 시설의 실내공기질 개선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시에서는 선박이 배출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클린항만조성협의회'를 발족하고, '선박 배출 미세먼지 감축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시민들의 생활면에서 인천시는 건강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대책으로 ‘미세먼지 투과방지 마스크’ 보급과 신속한 재난문자 발송, 학교 각 교실의 공기청정기 설치와 같은 대안에 힘쓰고 있다. 이와 더불어 대기오염측정소 15곳 중 장비가 노후된 5곳(원당, 숭의, 부평, 구월, 계산)의 장비를 교체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인천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인천시에서 작게나마 실행하고 있는 방안인 간단한 재난문자마저도 늦게 발송되거나 아예 발송되지 않는 등 자주 말썽이었다. 이와 더불어 매해마다 인천시에서 발표하는 미세먼지 정책들은 기존에 발표했던 정책들과 비슷할 뿐 보완점은 없었다. 물론 이렇게 인천시 자체적인 내부적 방안 마련도 중요하지만 인천 미세먼지의 근본적인 원인은 내부적 원인만이 아닌 외부적 원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어 해결이 더욱 어려운 것이다. 앞서 인천시에서 발표한 대책들이 무색할 정도로 인천의 대기오염 농도는 악화되고 있으며 들어가는 예산만 많았을 뿐이다. 인천시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고, 실효성 또한 없는 대책들에 많은 예산을 투입해왔던 것이다. 이러한 인천시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문제 해결은 커녕 시민들의 반감만 사게 됐다.

끝내지 못 할 과제

앞서 다룬 문제들을 인식한 현정부는 미세먼지 저감 정책으로 관리 특별 대책을 발표했다. 미세먼지의 주요 발생원으로는 국외영향이 30~50%(고농도시는 60~80%), 나머지 국내배출의 경우 경유차가 29%, 전국적으로는 공장 등 사업장이 41%로 국내 원인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 미세먼지 특별대책의 기본방향은 ▲배출원의 과학적 저감 ▲미세먼지·CO2 동시저감 신산업 육성 ▲주변국과의 환경협력 ▲예보·경보체계 혁신 ▲국민이 미세먼지 저감에 참여하되 서민부담은 최소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상당부분이 주변국의 영향이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아무리 노력을 한들 일정부분에는 늘 한계가 있다. 주변국, 즉 중국의 협조 없이는 유감스럽게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그리 크지 않다. 그러므로 중국이 국제사회 속에서 공동의이해관계에 근거한 공동 저감 노력 및 저감 지원 등의 ‘환경 외교’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며 그러한 협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결국 단기간에 미세먼지를 개선하는 것은 어려우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마스크를 챙겨 쓰는 것’밖에 없음이 아쉬울 따름이다.

박유진 기자 12172967@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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