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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팔이] 캔모아

200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방문해 봤을 그곳, 생과일 전문점 ‘캔모아’를 기억하는가. 캔모아는 흔들 그네 의자와 생과일 빙수로 큰 인기를 끌며 초등학생은 물론, 중고등학생의 아지트가 되곤 했다. 그런데 동네마다 하나씩은 있던 캔모아가 어느 순간부터 점점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캔모아가 망한 것은 우리가 무한리필 빵을 너무 많이 먹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하며 메인 메뉴보다 더 인기가 많았던 생크림 토스트에 대한 추억 젖은 예찬론을 펼치기도 했다.

대체 그 많던 캔모아는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캔모아 본사 직원은 “빵 때문에 망한 건 아니다. 전국에 매장이 총 500여 개 정도 있었는데 커피가 인기를 끌면서 2009년부터 폐업하는 곳이 점점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SK가 제공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2009년 전후, 국내 커피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된다. 커피숍이 만남의 공간이 되고, 책을 읽고 공부를 하거나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 된 것이다. 더욱이는 식사 후에 필수적으로 거쳐 가는 하나의 코스로 자리 잡게 되면서 디저트 업계는 커피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다.

생과일 전문점이었던 캔모아는 한국 사회 커피 열풍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캔모아는 스파게티, 떡볶이 등 다양한 메뉴를 추가하며 위기에 맞섰지만 떠나간 손님들을 다시 잡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캔모아는 결국 문을 닫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캔모아 본사 직원은 “본사 대표님이 캔모아에 애착이 많아서 매출이 적은데도 폐업하지는 않고 계신다. 전국 어딘가에 20곳 정도 있는 것으로 확인되긴 하지만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는 본사도 모른다”고 말했다. 개업 계획에 대한 문의에 대해서는 “거의 폐업 직전이기 때문에 새로 매장을 낼 수는 없다. 아마 10년 안에 모두 없어지지 않을까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10여 년 전, 학교가 끝나고 책가방을 메고 친구들과 함께 캔모아에 갔던 손님들은 이제 어른이 돼 추억 속의 그 장소를 찾고 있다고 한다. 입에 넣는 순간 살살 녹아내리는 빙수를 먹으며 삐걱거리는 흔들 그네 의자에 기대앉아 친구들과 수다를 떨었던 그 시간 그곳. 캔모아는 ‘새것은 환영받지만, 옛것은 사랑받는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 아닌가 싶다.

임현지  ㅣ.hyeong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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