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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_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

 

*이 기사는 강력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삶 속에서 많은 선택의 순간들을 마주한다. 그때 우리가 행하는 선택들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다면 갈등의 순간, 우리는 어떤 가치를 택해야 옳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은 그러한 가치로 ‘연대’를 제시한다. 연대란 공동체가 함께 책임지며 더불어 사는 것을 말한다.

영화는 주인공 ‘산드라’가 우울증으로 휴가를 냈다가 해고위기에 처하면서 시작된다. 그녀가 없는 동안 회사 동료들은 그녀와 일하는 대신 1000유로의 보너스를 받을 것을 선택했다. 산드라는 동료들의 선택에 팀 반장의 압박이 들어갔음을 알게 되고 재투표를 요구한다. 남아있는 주말의 시간 동안, 산드라는 동료들을 찾아다니며 “보너스 대신 나를 선택해달라”고 설득한다.

마주한 동료들은 주어진 선택 앞에서 냉정하다. 에둘러 혹은 단박에 거절의 말들이 이어진다. 산드라의 시선을 따라가는 관객에게 동료들의 거절은 자못 야속하게만 보인다. 그러나 동료들이 늘어놓는 거절의 명분들은 차마 그들을 비난할 수 없게 만든다. 그들에게 있어 보너스는 각각 대학생 아들의 학비이며, 1년어치의 전기세고, 새 출발을 하기 위한 자금이기 때문이다. 과연 산드라의 복직이 그들이 보너스를 받아야 하는 상황보다 무거운 가치를 지녔다고 할 수 있는가. 영화가 물어오는 질문에 동료들이 내놓은 답은 냉정할지언정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화는 합리성을 쫓는 사회 속에서도 여전히 연대가 선택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또 다른 동료 ‘안느’는 집수리를 위한 돈으로 보너스가 필요했지만 결국 산드라의 손을 들어준다. 산드라에 대한 동정도, 산드라의 강요도 없었다. 다만 안느는 산드라의 복직과 보너스 중, 어느 선택이 자신에게 더 가치가 있는 일인가를 따져 봤을 뿐이다. 안느의 선택은 연대가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만큼이나 가치 있는 일임을 보여준다.

돌아온 월요일, 예고된 것처럼 재투표가 이뤄졌다. 결과는 8대 8, 산드라는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못해 복직할 수 없게 됐다. 허무한 결과에 혹자는 산드라의 힘겨운 노력이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이었냐고 질문한다. 그러한 질문에 답하기라도 하듯 영화는 끝나지 않고 이어진다. 회사는 산드라가 팀 절반을 설득시킨 것을 높이 사, 현재 계약직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산드라를 대신 복귀시키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산드라는 자신 때문에 남이 해고되길 원치 않는다며 이를 거절한다. 바로 이 장면에서 영화는 진정한 연대의 가치를 제시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의 희생을 당연시하지 않는 순간, 비로소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내일이 올 수 있다고 말이다.

자본주의의 사회 속에서 우리는 무한히 경쟁한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만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영화 속 산드라와 불합리한 상황에 함께 저항하는 동료의 모습, 또 산드라가 계약직을 위해 일자리를 포기함으로써 또 다른 연대를 이어나가는 모습을 마주한다면, 우리는 연대 또한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배주경 기자  skwnru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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