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신변잡기] 기념일
기념일(紀念日):
축하하거나 기릴 만한 일이 있을 때, 해마다 그 일이 있었던 날을 기억하는 날

 

 

1

국가나 상황에 따라 각자의 기념일은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동일하게 기념하는 날이 있다. 바로 세상에 태어난 것을 기념하는 ‘생일’이다.

몇몇 나라에서는 특정한 해의 생일이 유독 특별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첫 번째 맞는 생일을 ‘돌잔치’라고 따로 칭할 정도로 특별히 여긴다. 여기에는 슬픈 유례가 있다. 옛날에는 의학이 발전하지 않아 1년도 채 안돼 아이들이 죽곤 했다. 그래서 1년을 무사히 자라면 큰 잔치를 벌여 이를 축하했던 것이다. 한편 중국에서는 66번째 생일이 가장 경사스럽다. 66의 발음인 ‘리우리우따순(六六大顺)’이 한자 흘러갈 류(流)의 발음과 비슷해 ‘한평생 순조롭게 잘 살았다’는 뜻을 지닌다. 뉴질랜드에서는 만 5살, 18살, 21살 등의 생일들이 각각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18번째 생일은 선거권을 갖는 나이가 된 것이며, 21번째 생일은 완전한 성인이 됨을 의미한다. 이때 부모들은 전통에 따라 집 열쇠를 선물하기도 한다.

그렇다 해도 당사자에게 매해의 생일은 소중하다. 다가온 생일에 기쁘기도 잠시 지인들이 생일을 잊을까 불안했던 경험은 모든 이가 한 번쯤 겪어 봤을 테다. 그러나 몇몇 ‘신’들은 이런 고민에서 꽤 자유롭다. 특히 ‘예수’의 탄생일을 기념하는 12월 25일은 전 세계 20억 명이 넘는 기독인들이 축하하는 행사다. 우리나라는 1945년 크리스마스를 법정 공휴일로 지정했다. 해방 직후 미 군정 당국에 의해 관공서의 공휴일로 포고된 후 유지돼 한국의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한편 ‘부처’의 생일 ‘석가탄신일’은 우리나라의 또 다른 종교 관련 법정 공휴일이다. 음력 날짜는 4월 8일, 양력 날짜는 매년 달라진다. 그런데 지난해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석가탄신일’이라는 명칭을 ‘부처님오신날’로 수정할 것을 국가에 요구했다. ‘석가’는 부처님이 아닌 인도의 특정 부족 명이라는 이유다. 지금까지 영 다른 이를 축하해준 셈이니 이제부터라도 옳은 명칭을 사용해야 하겠다.

그러나 좀처럼 축하받지 못하는 생일도 있다. 검찰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우리나라에서는 302명의 아이가 유기됐다. 이 중 50명의 아이는 태어난 당일 버려졌다. 처벌된 선례에서 아이들을 버린 이로 밝혀진 대부분은 어린 미혼 부모다. 그들에게 있어 태어난 아이는 축하할 대상이 아닌 끔찍한 고난처럼 여겨졌을 터이다. 올해는 부디, 모든 이의 생일이 축복받을 수 있는 해이길 빈다.

 

 

2

1945년 8월 15일, 라디오 방송에서 일본국왕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일본이 연합군에 항복한다는 내용이었다. 35년 만에 광복을 맞이한 사람들은 거리로 나와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다. 일본의 항복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돼 한국이 독립했다. 이후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다. 독립국으로서 정부가 수립된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8월 15일을 국경일 ‘광복절’로 지정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독립을 광복절로 지정해 기념하듯이, 세계 각국에도 그 나라의 독립을 기념하는 날들이 있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은 1776년 7월 4일로 독립선언문에 서명한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Fourth of July"라고 불린다. 당시 식민지의 주민들이 영국 왕과 의회의 부당한 대우에 격분하여 1775년에 시작된 독립전쟁은 전쟁이 지속되면서 전쟁의 목표는 초기의 목적과 달리 영국의 통치로부터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바뀌었다. 식민지 대표들은 독립선언문을 통해 영국에게 ‘자유’라는 자신들의 목적을 분명하게 표명했고, 공식 문서에 처음으로 미합중국(United States of America)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됐다.

말레이시아 독립기념일(Hari Kemerdekaan Malaysia)은 8월 31일로, 정식 명칭은 독립일(Hari Merdeka)이다. 말레이시아의 독립기념일이지만, 정확히는 말라야의 독립기념일이다. 1957년 8월 31일에 말레이시아 초대 총리 압둘 라만은 많은 사람이 모인 광장에서 독립이라는 뜻의 말레이어 '메르데카'를 세 번 외침으로써 영국으로부터의 자주독립을 선언했다. 이날을 기념하며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8월을 독립의 달로 지정해 약 한 달 동안 축제를 연다. 다인종이 모인 다민족 국가임에도 독립기념일의 말레이시아 국민들은 인종과 문화, 종교를 아우르며 모두가 함께 즐긴다.

러시아의 독립기념일은 외세의 침략에서 벗어난 것을 기념하는 다른 나라와 달리, 민주국가로서의 러시아가 새롭게 시작된 날을 뜻한다. 1990년 6월 12일, 옛 소련이었던 러시아는 다른 주권 국가로서의 러시아 연방을 전 세계에 선포했다. 이날 이후 새로운 국기와 국가, 헌법 등이 만들어졌으며, 그다음 해에는 대통령을 뽑는 최초의 자유선거를 실시했다. 6월 12일은 1991년 이후에 공식으로 국경일이 됐고, ‘러시아의 날’로 불린다.

이외에도 필리핀, 폴란드, 멕시코 등 세계의 각국에서 저마다의 독립기념일을 기념한다. 독립기념일을 기념하는 모든 국가에서는 지정된 날짜에 그 나라만의 행사와 축제를 통해 독립의 기쁨을 나누며 같은 국가 정체성을 공유한다. 비록 날짜도, 사건도 저마다 다르지만 그날의 독립을 통해  자주적인 지위를 회복함으로써 오늘날의 국가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은 같다.

 

3

누구나 한 번쯤은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가 되면 주변인과 초콜릿, 사탕이나 빼빼로를 주고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언제부터 우리는 왜 이러한 기념일을 잊지 않고 때마다 선물을 준비하게 된 걸까. 각종 기념일의 유래를 알아보자.

먼저 2 14, 밸런타인데이는 로마 시대의 성 발렌티노의 사랑이 상징이 돼 유래된 것이다. 당시 로마는 전쟁으로 인해 많은 남자들을 입대시키기 위해 결혼하는 것을 금지했는데 성 발렌티노 신부는 로마 황제의 결혼 금지령에 반대하여 몰래 군인들의 결혼을 성사시켰다. 이날이 바로 2 14일 밸런타인데이다.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권에서는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이 됐다. 1958년 도쿄 아오야마에 있던 메리 초코 양과자점에서 "메리의 밸런타인 초코"라는 상품기획을 시작으로,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준다는 의미가 굳어졌다.

화이트데이는 순수한 사랑의 마음으로 여인에게 보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밸런타인데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일본의 전국사탕과자공업협동조합에서 매출 증진과 재고 처리를 위해 1980년 이러한 상술 기념일을 만들었다. 한국에서는 남성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사탕을 주며 구애를 하는 날로 알려져 있다. 원조인 일본에서는 사탕이 아니라 흰색을 더 중요하게 여겨 화이트 초콜릿, 마시멜로, 사탕 등을 선물한다.

  빼빼로데이의 유래도 한 기업으로부터 시작됐다. 1990년대 초반 학생들 사이에서 11 11일에 '날씬해지자'는 의미에서 빼빼로를 주고받았고 이를 알아챈 롯데제과에서 재빠르게 빼빼로데이를 지정했다. 이렇게 생긴 빼빼로데이는 연인, 친구, 직장 동료에게 선물로 빼빼로를 주고받는 하나의 기념일로 자리 잡게 됐다. 현재 롯데 제과의 빼빼로데이 빼빼로 매출은 연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약 600억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인하대학신문  inha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하대학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