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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_책]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안정된 삶에 가려진 목표와 꿈

 올해 9급 공무원 시험의 경쟁률은 46.5:1을 기록했다.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된 공무원 열풍은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을 뜻하는 ‘공시족’이라는 단어는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최근에는 교복을 입은 공무원 시험 준비생도 급격히 늘고 있다. '공딩족(공무원+고딩, 공무원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젊은이들이 이토록 공무원을 열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본 직업의 ‘안정성’이라는 특성 때문일 것이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해고될 가능성도 적은 데다 퇴직 후 연금까지 받을 수 있는 공무원의 장점을 쫓아 인생의 방향을 단정 짓는 것이다.
 주인공 ‘아마리’는 변변한 직장이 없고, 결혼을 꿈꾸던 연인에게도 이별을 통보 받는다. 또한 몸무게는 73킬로그램이 넘고 친구 하나 없는 외톨이다. 스물아홉살이 되는 우울한 생일날에도 깜깜한 터널과도 같은 인생에 절망하며 슬퍼한다. 결국 아마리는 지루한 삶에 젊음마저 떠나는 듯한 스물아홉 살이 되는 생일날에 죽음을 결심한다. 하지만 죽을 용기조차 없어 괴로워하던 그 순간 TV에 비친 화려한 라스베이거스를 보고 ‘뭔가 해보고 싶다’라는 간절함과 설렘을 느낀다. 그녀는 자신에게 1년이라는 기간을 주고 서른 살의 생일에 라스베이거스에서 목숨을 끊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1년의 기간 동안 시한부 삶을 살게 된 그녀는 이전과는 달라지기 시작한다. 분명해진 목표는 아마리에게 누드모델이라는 직업을 포함해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게 했다. 회사원과 호스티스를 밤낮으로 오가는 바쁜 일상도 견딜 수 있게 만들었다. 이후 아마리는 1년 동안 본인을 위한 도전을 계속 이어 나간다.

일명 계약직으로 연명하던 아마리는 20대 내내 안정적인 생활이 진짜 성공한 삶이라고 스스로에게 세뇌한다. 소설 속 아마리의 불안함이 지금 우리 사회에도 그대로 나타나 많은 학생들 사이에서 공무원 붐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공무원이라는 안정된 삶이 모든 젊은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행복의 형태는 제각각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을 움직이게 하고 가슴 뛰게 하는 목표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지금 젊은이들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성적, 취업, 결혼과 같은 치열한 고민들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사회에 의해 표준화된 ‘안정된 삶’을 향한 강박관념 일지도 모른다. ‘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 현재의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나겠지’라는 아마리의 말처럼 바로 앞에 닥친 현실만을 생각하며 살아가기엔 우린 아직 너무나도 젊다.

항노화 기술의 발달로 150세 시대를 논하는 지금, 우리에게는 긴 시간이 남아있다. 그러니 조급해 말고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 기다란 인생의 목표를 만들어 보자. 그리고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가장 커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떠올려보자. 그것이 바로 나의 인생을 바꿀지도 모르는 강렬한 꿈이자 목표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김현정 기자  12172964@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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