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송도 트라이볼에서 시민 창작 뮤지컬 ‘보물지도’가 상연됐다.

‘보물지도’는 인천 구도심 개항장 일대의 '장미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보물지도’는 마을에 보물이 묻혀있다는 소문이 돌며 마을 주민들 사이에 빚어지는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등장인물들은 평범한 소시민이다. 작품은 속물적인 재개발에 집착하는 등 소시민들의 삶을 해학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에 극 내내 등장인물에 공감을 불러일으켜 집중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극의 결말에 이르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보물'의 존재가 무엇인지 지켜보는 재미도 특별했다.

‘보물지도’는 다른 뮤지컬과 달리 시민 창작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모여 주말마다 연기·노래·안무·연주연습을 하며 작품을 완성했다.

인천문화재단이 매년 진행하는 시민창작뮤지컬 기획사업인 ‘인천왈츠’는 2010년부터 콘서트와 창작뮤지컬 형태로 다양하게 이어온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만드는 예술 프로그램이다. 올해 인천왈츠는 지역예술단체인 극단 ‘십년후(연출 송용일)’와 협력해 40여 명의 시민참가자가 배우와 연주진으로 무대에 올랐다. ‘극단 십년후’의 고동희 극작가는 참가자 모집 당시 '소통', '이웃사촌', '부동산', '보물'을 키워드로 관련 에피소드를 물었고, 이후 연습과정에서 고동희 작가와 시민 참가자가 함께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 '보물지도'의 극본을 완성했기 때문에 시민들은 더 열정적으로 연습에 참여할 수 있었다.

비록 일반 상업 뮤지컬보다 실력적 측면에선 부족한 면이 많았다. 하지만, 관객들은 90분이라는 러닝타임을 내내 작품을 소화하기 위해서 노력한 흔적들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공연이 끝난 후, 오직 열정만으로 무대에 선 그들의 용기와 노력에 청중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그들의 열정을 통해 다시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번 쯤 시간을 내, 시민 창작 뮤지컬을 관람하는 것은 어떨까. 

이근진 수습기자  gunjin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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