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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피할 수 없는 저출산의 무거움

“2750년에 대한민국은 인구 감소로 소멸한다.” 한국사회가 2013년의 합계출산율(1.19명)을 유지할 경우를 예측한 결과다. 먼 미래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2100년에는 현재 인구수의 절반 이하인 2,100만 명으로, 2200년에는 무려 1할에도 못 미치는 300만 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연구가 보여주는 암울한 미래다. 1996년 김영삼 정부가 이전까지 유지하고 있던 산아제한정책의 방향을 출산장려정책으로 선회한 지 20년이 넘은 지금, 합계출산율이 증가하기는커녕 1.50명 이하의 초저출산 사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인구절벽은 시작됐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6년 합계출산율은 1.17명으로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또한, 2016년 한 해 출생아 수는 40만 6천 명으로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출생아 수가 36만 명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1990년대에 비해 절반 수준까지 떨어지는 수치다.

매년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는 출생아 수는 1996년 69만 명에서 2002년에는 49만 명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이에 2022년에는 이전까지 약 70만 명 수준을 유지하던 20대 인구가 50만 명 미만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사회에 진출해야 할 인구 20만 명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이다. 이러한 인구절벽이 가져올 구체적인 문제점은 사회 곳곳에 있다.

1. 경제활동 인구의 감소

인구수의 감소는 시장의 축소로 이어진다. 제일 먼저 20대 소비자가 줄어들고, 이는 생산자에게 경제적 타격이 된다. 생산자의 경제력 하락은 결국 사회 전반적인 소비력 하락으로 이어져 소비가 점점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있다.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의 수요는 줄어들 것이고 모든 교육 관련 시장 역시 빠르게 위축될 전망이다. 이는 생산과 소비 모두 위축되는 결과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 큰 위기를 불러온다는 예측이다.

인구절벽은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젊은 층의 감소는 신혼부부 및 새로운 가정의 감소로 이어진다. 새 가정의 감소는 주택시장에서 수요를 줄이는 원인이 된다. 이미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은 현재 2031년 이후로 인구수가 감소할 것을 고려하면 과잉 공급되는 부동산이 늘어 집값이 폭락하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는 고령 인구가 증가하기 때문에 과잉 공급될 가능성을 낮게 치기도 한다. 1950년대부터 1960년대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되면 가정의 숫자가 일정수준 유지될 것이라는 반론이다.

2. 국방력 감소

북한이라는 실질적인 군사위협이 존재하는 특성상 국방부는 일정 수 이상의 군사 수를 보유하고자 한다. 그러나 인구가 줄어들면서 과거의 기준으로는 현역 판정을 받지 않았던 사람에게 현역 판정을 내려 군사 수를 확보하는 현실이다. 1986년 51%에 불과했던 현역 판정률은 1993년 72%, 2003년 86%, 2013년 91%로 점차 증가했다. 작년에 병무청은 2020년부터 현역판정률을 95% 수준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2023년부터 전환·대체복무요원을 단 한 명도 뽑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양성징병제를 제안하는 청원이 올라와 12만 명이 넘는 국민이 공감했다. 청원자는 ‘공익으로 가야 할 사람이 현역으로, 면제를 받아야 할 사람이 현역이나 공익으로 징집된다’며 현재 군의 방침을 비판했다. 실제로 2013년 기준 입대 전 범법자 524명, 심리 이상 판정자 2만 6천여 명이 입대해 육군의 경우 전체 장병 중 23.1%에 달하는 8만 811명이 관심병사로 등록됐다. 기준에 미달되는 남성을 억지로 징집하는 것보다 일정 기준 이상을 만족시키는 여성을 징집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3. 생산가능 인구 대비 부양 인구의 증가

저출산 문제는 고령화 문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의학기술이 발달하고 복지정책이 시행되면서 기대수명은 많이 늘어난 상태다. 특히 한국의 경우 2030년에 태어난 사람의 기대수명은 여성 90.82세, 남성 84.07세로 세계 1위에 올랐다. 신생아 수는 줄어드는 현실에 부양해야 할 인구는 크게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를 고려하면 국민의 경제적인 부담이 더욱 많이 늘어나 사회적인 갈등까지 일으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통계청은 2060년 생산가능인구와 부양 인구가 각각 1,700만 명으로 1:1 비율이 된다고 내다봤다.

저출산의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한편 저출산이 현재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일부 문제점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인구 감소로 가장 먼저 소멸할 국가로 손꼽히는 한국에서 저출산이 불러올 긍정적인 변화는 무엇일까.

 

1. 일자리 문제 해결

현재 일자리 부족 문제는 청년 계층은 물론이고 은퇴한 노년 계층의 재취업 문제까지 혼합된 상태다. 혹자는 이런 상황을 두고 “아버지와 아들이 일자리를 놓고 경쟁을 하는 사회”라고 꼬집기도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저출산이 시작된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아가 취업하게 되는 2020년 무렵 인구수는 여전히 증가세에 있으나 청년 계층의 수가 줄었기 때문에 일자리 공급이 수요를 추월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더욱이 현재 저출산 문제의 원인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는 일자리 부족 문제다. 이들의 논리에 따르면, 역설적으로 저출산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저출산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보다 먼저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를 겪은 일본의 경우 1989년 합계 출산률이 1.57명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해서 감소해왔다. 결국, 2005년 합계 출산률 1.26명이라는 최저점을 찍은 이후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 일본의 일자리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추월한 상태이며, 2017년 통계에 따르면 일본 내 실업률은 2.8%로 24년 만에 최저점을 기록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자리 수 대비 구직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유효구인 배율’이 1.51을 기록했다. 이는 실업자 한 사람 당 일자리가 1.51개가 있다는 의미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이런 현상은 노동력이 부족해진 것뿐이라는 해석도 내놓았다. 일자리 부족 문제가 해결되자 일본에서 합계 출산률은 점진적으로 증가해 최근 몇 년간 1.4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2. 인구 과밀을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인구과밀국이다. 한국의 인구과밀도는 1km2 당 517명으로 국토가 10,000km2 이상인 국가 중 방글라데시, 대만에 이은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높은 인구과밀도는 주거문제뿐만 아니라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로 지적된다. 저출산으로 인구가 감소하면 자연스럽게 주택문제가 해결되고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인구 과밀을 겪는 많은 나라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 건설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아파트는 지나친 과밀도 등 여러 문제점을 일으킨다는 비판이 뒤이었고 많은 사람은 단독주택을 꿈꾸고 있다. 따라서 주거문제 해결로 높아진 삶의 질은 합계 출산률을 적정수준까지 끌어올려 인구가 급감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 존재한다.

피할 수 없는 인구 감소의 길

그런데도 저출산 현상은 난제로 손꼽힌다. 일각에서는 적정 인구수를 유지하며 문제점을 해결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존재한다고 주장하지만, 반대편에서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일본에서 실업 문제가 완화되고 합계 출산률은 소폭 증가했지만, 출생아 수가 증가하기는커녕 2016년에 10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저출산 현상이 계속돼 산모의 수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2014년에 합계 출산률은 소폭 올랐지만, 출생아 수는 되려 감소했다. 저출산이 소폭 완화되더라도 인구 감소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저출산은 인구 과밀을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보기도 한다. 한국 사회에서 주거문제는 주거공간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한국의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었다. 주거공간이 부족한 원인은 인구가 수도권 및 도심에 편중돼있기 때문이다. 저출산이 계속된다고 해도 도시의 인구는 크게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지방 인구의 괴멸을 불러올 가능성이 제시된다. 2016년 한국고용정보원 ‘한국의 지방소멸 위험지역 현황’에 따르면 경북 의성군이 고령자 1,000명당 20~39세 여성 숫자가 168명뿐으로 인구소멸 위험이 가장 높았다. 전남 고흥군(177명), 경북 군위군(178명), 경남 합천군(188명)으로 30년 이내에 소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의 인구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감소하는 인구에 잘 대비하는 것이다.

 

 

최창영 기자  12163094@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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