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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일상에 스며든 착한 소비

 

팔찌, 에코백, 스마트폰 케이스 등은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고, 어디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제품들이다.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곳에서 다른 기준으로 구매를 결정했을 것이다. 그중에서는 나의 소비로 인해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구매를 선택한 사람들도 있다. 일명 ‘착한 소비’를 하는 사람들이다. 착한 소비는 물건을 구매할 때 자신이 쓴 금액 일부가 사회적 약자, 환경, 동물 등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곳에 쓰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는 소비 행동을 말한다. 세계적 기업의 제품부터 크라우드 펀딩으로 탄생한 제품까지 우리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착한 소비를 해오고 있다. 어차피 물건을 사기로 마음먹었다면, 이왕이면 착한 소비를 통해 제품도 구매하고 기부도 하며 뿌듯한 마음까지 덤으로 얻어보는 건 어떨까.

 

착한 소비와 코즈 마케팅

코즈 마케팅(cause marketing)이란 빈곤, 환경 등의 사회적 이슈를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해 물건을 판매하고, 기업에서 얻은 수익금의 일부를 해당 분야에 기부하는 형태를 말한다.

신발, 안경, 가방 등을 판매하는 기업 TOMS는 코즈 마케팅을 이용한 ‘One for One'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TOMS는 하나의 제품이 판매될 때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신발 ▲시력 관련 제품 및 치료 ▲깨끗한 물 ▲안전한 출산 등을 지원하고 있다. TOMS의 제품을 구매한 모든 사람들은 미국의 학교폭력 피해 아동, 깨끗한 식수가 필요한 온두라스 국민, 출산이 임박한 인도의 임산부, 신발이 없어 맨발로 다니는 중국의 어린이까지 전 세계의 사람들을 돕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인터넷 언론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TOMS는 이제까지 6천만 켤레가 넘는 신발을 기부했다.

CJ푸드빌에서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뚜레쥬르(Tous Les Jours)에서는 ‘착한 빵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착한 빵으로 지정된 제품이 2개가 팔릴 때마다 빵 1개가 적립돼 복지시설에 있는 아동에게 전달된다. 뚜레쥬르의 이 캠페인은 2014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52만 개가 넘는 빵을 전국 아동복지시설에 기부했다. 또한 착한 빵에 사용되는 재료들은 이천, 해남 등의 농가에서 직거래로 수급해 지역과의 상생에까지 기여하고 있다.

그 밖의 여러 크고 작은 기업에서도 착한 소비와 관련된 제품 및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기업들이 착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사회 공헌 활동에 점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착한 소비

제3세계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아직까지 부당한 이유로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많다. 이들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 곳곳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조금씩 행해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노력으로는 공정무역을 통한 제품 생산과 소비가 있다. 한국은 지난 2002년부터 공정무역 거래를 시작했다. 수공예품·커피·주류·화장품 등 공정무역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한국 시장에 점점 퍼져나가고 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공정무역을 통해 수입한 원두를 사용하는 카페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기업도 있다. ‘마르코 로호’라는 사회적 기업은 할머니들이 직접 만든 팔찌와 반지 등의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다. 마르코 로호는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가 계신 곳에 직접 찾아가 재료를 전달하고, 완성된 제품을 가져와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액세서리의 수익금 5%가 ▲독거노인 후원 ▲유기동물 후원 ▲장애아동 후원 ▲결식아동 후원 ▲아프리카 아동 후원에 쓰이는데, 소비자는 제품을 결제하기 전 기부 분야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마르코 로호는 매년 기부 내역이 적힌 기부금 영수증을 첨부한 기부 현황을 홈페이지에 게재해 기부의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마르코 로호의 액세서리를 만드는 할머니들은 경제활동에 참여한다는 사실과 자신이 만든 제품의 수익금이 기부된다는 점에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사회적 약자를 고용하는 사회적 기업은 기업의 활동이 일시적인 기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정당한 대가를 지급해 노동자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나의 기업에서 기부, 일자리 창출, 수익 창출이라는 1석3조의 효과를 내고 있다.

 

 

제품의 제작까지 참여하는 착한 소비

몇 해 전, 일제강점기에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의 일생을 다룬 영화인 '귀향'이 많은 국민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완성돼 상영까지 성공한 일화가 전해져 전국을 뜨겁게 달궜다. 크라우드 펀딩은 제품의 소비자가 제작에 필요한 자금을 투자해 제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하는 투자 방식이다.

사람들이 착한 의도를 갖고 투자를 하는 것은 영화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텀블벅’은 펀딩에 성공하면 창작자가 만든 제품이나 콘텐츠를 받게 되는 보상형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다. 텀블벅에서는 일반 프로젝트 외에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펀딩 수익금의 일부 또는 전체를 기부하는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창작자는 제작을, 투자자는 소비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한다. 지금까지 펀딩에 성공한 프로젝트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유기동물 ▲학대 및 폭력 피해자 ▲아동과 청소년 ▲소방관 등으로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있다.

착한 소비를 위해 생산된 제품 중에서는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비싸다고 느껴지는 것들도 있다. 혹은 제품 금액에서 기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적은 것을 지적하는 시선도 있다.  기부가 사회 공헌이라는 목적에서 벗어나, 단지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만 이용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판매자는 더욱 투명하게 내역을 공개해야 할 것이고, 소비자는 착한 소비를 넘어 똑똑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현지 기자  gvgusw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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