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에 가방만이 놓여있다.

그동안 꾸준하게 제기돼 왔던 열람실 사석화 문제가 중간고사 시험 기간을 맞아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본교 건물 곳곳에 마련된 단과대 열람실의 경우, 빈자리에 책이나 필기구만 오랫동안 놓여있는 사석화 문제가 만연해 있다.

이러한 열람실 사석화 문제는 정석학술정보관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났다. 본교 정석학술정보관 지하 열람실은 시험 기간에 평일 기준 일반 열람실 1,300여 석이 만석이 될 정도로 많은 학우들이 이용하는 열람실이다. 그러나 친구의 학생증을 빌려 본인의 옆자리로 발권해 옆자리에 짐을 올려두는 ‘1인 2석’ 사용이나 대리 발권으로 인해 열람실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못하다는 문제가 고쳐지지 않고 있다. 또한, 밤에 짐을 놓고 귀가해 아침에 발권하는 등 자리를 비정상적으로 점유하는 문제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꾸준히 지적되는 문제임에도 시험 기간이 되면 매번 같은 문제가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정석학술정보관 자치위원회에서는 “열람실 사석화 방지를 위해 순찰근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석화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며 “발권 및 갱신에 제한을 둬 효율적인 열람실 사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규정을 위반하는 학우들에게 벌점을 부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석학술정보관 열람실을 이용하는 한 학우는 “이용자들의 의식 개선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현행 벌점체계가 크게 작용하지 않는 것 같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다른 학우는 “규칙이 있기는 하지만 교묘하게 빠져나가 욕심을 부리는 학우들이 많은 것 같다”며 “모두 같이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양심 있는 태도가 필요하고, 더욱 확실한 관리 체제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이러한 사석화 문제가 강의실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이는 신소재공학과의 반도체 공정 수업 시간 강의실 사석화가 문제가 되면서 논란이 거세졌다. 일찍 온 소수의 학생이 다른 상당수 학생들의 자리를 대신 맡아준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신소재공학과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다른 단과대학 전공 수업의 경우에도 다음날 오전 수업을 위해 전날 밤에 자리를 미리 맡아두는 등의 자리 경쟁이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학우는 이에 “좋은 자리에서 수업을 듣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날이 갈수록 자리경쟁이 잘못된 방향으로 심화되고 있는 것 같다”며 “함께 수업을 듣는 만큼 상호 간의 배려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현지 기자  ㅣ.hyeong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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