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가끔 신문이나 방송매체에서 거론되는 주제중의 하나는 대학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학생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산업체 맞춤형 교육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학이 산업체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 있는 인재의 양성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1970년대는 고등학교 졸업생의 15%만이 대학(초급, 전문대, 교육대와 4년제 대학 포함)에 진학하던 시기였다.
　그러니 대부분 실력 있고 대학을 꼭 갈 만한 인재들이 대학 교육을 받았으며, 대학 후 2-3개월의 수습 기간을 거쳐 그대로 현장에 투입되어 활용할 수 있는 인재의 풀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두 자리 수에 이르던 1985년에는 남여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각각 38과 34%에 이르렀고, 2000년에는 각각 70과 66%로 70년 초에 비하여 4-5배의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였다.
　이러한 수 적 팽창의 결과는 하향 평준화에 이르렀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의 질 적 저하를 가져왔다. 이것이 바로 옛날에 비해, 혹은 지난 몇 년 전에 비하여 입학생의 질이 떨어진다고 표현되는 뒤 배경 중의 하나이다.
　그렇다면 사회는 어떠한가? 70년대와 지금은 비교할 수 없이 많은 변화를 가져왔는데, 몇 백불에 지나지 않던 국민소득이 현재 만 오천 불에 다다랐으며, 계산기, 컴퓨터, 휴대전화 등의 communication 분야는 세계를 선도할 만한 눈부신 발전을 꾀하였으니 그 차이는 헤아릴 수 없다.
　그러니 지금 산업체나 사회는 지난날 고교 와 대학졸업생 사이의 차이보다 월등히 높은 전문 및 지적 수준의 학생을 대학에서 배출해 달라는 주문을 하고 있고, 특히 인문사회계 보다는 이공계에 요구되고 있다.
　이는 한 마디로 말해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현재 산업체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테크놀로지를 갖추고 있으므로, 입사하자마자 그 수준의 갭을 채워줄 학부 졸업생의 배출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또 교육적으로 결코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대학은 산업체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는 고등 교육기관인가? 그렇지 않다.
　그것은 바로 대학 기능을 대학과 대학원으로 이원화하는 프로그램을 통한 대학교육 시스템의 변신이다.
　즉 사회의 어떤 상황에도 잘 적응할 수 있는 기초를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하여 커리큘럼 등의 변화로 학부생들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교육 중심의 대학과, 전문지식의 up grade 및 산업체가 요구하는 맞춤형 교육을 담당하는 대학원 교육의 이원화이다.
　맞춤형 교육은 미국 같은 사회에서도 산업체가 대학에 요구하는 사항인데, 미국은 interdisciplinary education (학제간 연구 및 교육)을 통하여 사회가 요구하는 다방면의 지적수준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대학보다는 대학원에서 하고 있으며, 이 때에 대학과 대학원의 상호 보완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결국 우리도 전문지식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하여 석·박사를 위한 대학원 교육이 강화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전략과 홍보가 필요하다.
　특히 대학원생 유입을 위한 대학과 대학원의 상호 보완적 프로그램이나 국내 박사학위의 사회적 인식을 감안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학위 도중 해외에서의 연구 및 학점 교환 등의 프로그램은 대학원이 개발해야할 과제이다.
　이제 우리 대학도 산업체가 요구하는 인재 양성을 위하여 학부 중심의 교육뿐만이 아니라 대학원 중심의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과 전략을 펼칠 때이다.

최순자 교수 (화학생명공학부)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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