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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팔이] MP3 플레이어

 

 

 

 

 

 

 

 

 

 

 

 

최초의 상용 MP3 플레이어는 현재는 사라진 새한전자라는 국내 기업에서 출시됐다. 당시 최신 기술이었던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해 용량에 비해 가격이 매우 비쌌다. 따라서 2000년대 초반까지는 휴대용 CD플레이어, 워크맨 등 기존의 휴대용 오디오 재생기기 내지는 하드디스크를 사용한 MP3 플레이어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몇 년 지나지 않아 플래시 메모리의 가격이 폭락하고 본격적인 MP3 플레이어 시장이 열렸다.

MP3 플레이어가 전성기를 맞으면서 본격적으로 디지털 음원에 대한 저작권 논쟁이 시작됐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불법 음원 공유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보편적이었다. 대다수 사람들의 저작권 의식이 부재했던 것도 하나의 문제점이지만 더 큰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DRM이다. 당시 합법적인 음원은 대부분 자유로운 이동과 복제가 불가능했다. 때문에 당시에 양심적으로 정품 음원을 구매한 친구가 돈이 아깝다며 오래된 MP3 플레이어를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있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도입된 프로그램이 되려 정품 사용자에게 제약을 걸게 된 것이다. 당시 애플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는 아이튠즈를 선보이면서 DRM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MP3 플레이어 시장은 애플과 한국 기업간의 경쟁체제를 이어갔다. 아이튠즈라는 강력한 매력이 있는 아이팟은 기존에 한국 업체가 독주하고 있던 시장을 단숨에 양강체제로 바꿨다. 한동안 MP3 플레이어 시장은 애플, 아이리버,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을 엎치락뒤치락하며 경쟁했다.

2000년대는 MP3 플레이어 시장의 황금기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 제품이 출시됐다. 이 시기 MP3 플레이어는 두 종류의 모습을 보였다. 동영상 재생을 강조하며 나름 큼직한 액정을 지닌 제품이 선을 보였고 한편으로는 더 작고 가볍게 만들어져, 휴대 편의성을 극대화한 제품도 한 축을 차지하고 있었다.

기기의 용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을 MP3 플레이어를 통해 체감했다. 처음 MP3를 접했을 때는 빠듯한 용량 탓에 어떤 곡을 넣고 어떤 곡을 삭제할 지 고심하기도 했다. 사용 편의성도 갈수록 개선됐다. 분명 MP3 플레이어는 한국에서 처음 개발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초기에는 한글로 된 파일명은 깨져서 알아보기 어려울 때가 많았고 영어가 아닌 일본어, 중국어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러나 파일 태그도 상용화되고 기기 자체도 더 다양한 확장자를 지원하면서 이런 문제는 점점 해결됐다.

그러나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년 전부터 IT 업계에서 일대 혁명이 일어났다. 바로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이 등장한 것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휴대전화와 MP3 플레이어 두 개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고 굳이 음악을 다운받거나 듣기 위해 컴퓨터에 연결할 필요도 없어졌다. MP3 플레이어 시장은 날이 갈수록 축소됐고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일반 보급형 MP3 플레이어는 하나 둘 단종되기 시작했다. 현재 MP3 플레이어는 사양산업으로 접어들었고 소기업이나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의 회사에서나 초저가 제품들을 위주로 간간히 선보이는 제품이 됐다. 계속된 시장 축소로 아이리버는 SK에 인수됐고 코원은 중국계 글로벌 기업인 신스타임즈에 인수됐다. 애플과 삼성전자도 순수한 MP3 플레이어는 모두 단종시켰다.

과거 휴대용 음악 플레이어 시장을 이끌어가던 아이리버, 코원 등 기업들은 초고음질 음악 플레이어(DAP, Digital Audio Player) 시장 개척에 나섰다. 아이리버는 아스텔&컨이라는 브랜드를, 코원은 플레뉴 브랜드를 런칭해 음향기기 매니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순수하게 음악만을 재생하는 DAP의 미래가 밝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고음질을 강조한 일부 스마트폰의 경우 일부 스펙에서 DAP에 버금가는 성능을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전체적인 음질은 아직 스마트폰이 DAP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극히 일부만이 체감하는 차이를 위해 스마트폰이 주는 편의성과 범용성을 포기할 소비자가 절대 많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최창영 기자  12163094@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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