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에도, 새벽에도, 출근길에도..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트위터 알람, 상당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날리는 트위터이다.

워싱턴과의 시차를 고려하더라도, 트럼프는 자주 잠을 안자고 트윗을 하는 듯하다.

국제뉴스가 주요 업무인 저자는 전 세계 주요 대통령과 기업인, 유명인들을 팔로우 하는데, 그 중 단연 가장 자주 만나는 주인공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다. “이러다간 정 들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집권 이전부터 트럼프는 ‘트위터 왕’으로 불릴 만큼 트위터 열렬 애용자다. 오죽하면 미국 상원의 한 중진 의원이 의회 개원식 연설에서 취임을 코앞에 두고도 트위터에 매달려있다며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었겠는가. 백악관에 들어가서도 트위터 하느라 나라일은 뒷전일까 국민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에 트럼프는 트위터 사용을 자제하겠다고 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소신이나 감정, 심지어 모든 주요 정책 발표도 트위터로 한다. 어느 날 이른 아침, 트위터로 ‘성전환자의 군 복무 금지’라는 중대 방침을 발표해 나라를 발칵 뒤집어놓기도 했다. 국방부와 친정인 공화당조차도 알리지 않은 갑작스런 발표였다, 지난 7월에는 대선 승리의 1등 공신이었던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경질을 트위터로 알렸다.

트럼프의 이 모든 트위터 정치(?)가 주류 언론과 사이가 나쁜 그만의 소통 창구이자 치밀히 계획된 전략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정화되지 않은 극한의 감정까지 그대로 트위터에 올리는 데 심각성 있다. 자신의 앙숙 매체 소속 앵커들과 오바마 전임 대통령 등을 향해 막말로 분노를 표출하는가 하면 자신을 비판하는 CNN 방송을 때려눕히는 동영상들을 올려 전 세계로부터 “폭력을 조장한 대통령”이란 비판을 받았다.

분노에 찬, 폭력을 조장하는 대통령의 트위터 메시지에 국민들은 물론 측근들까지 등을 돌리고 있다.

이 와중에 최근 트럼프를 제치고 새로운 ‘트위터 대통령’이 탄생했다.

바로 오바마 전 대통령이다.

버지니아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백인 우월주의자의 유혈 폭력시위를 규탄하는 트위터 메시지가 트위터 역사상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트럼프 빰치는 트위터 애용자다. 그러나 아무 때나, 자신의 기분에 따라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날리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트위터를 아주 잘 활용했다. 대선 전에는 자신을 팔로우하는 지지자들의 성향을 정확히 분석했고 그들의 관심 주제를 트위터에 올려 함께 풀어나가자고 호소했다. 8년간의 대통령 재직 기간에도 트위터는 성공적인 국민과의 공감을 이루어준 일등 공신이었다.

문 안으로 보이는 여러 인종의 아기들과 눈을 맞추며 웃고 있는 오바마 사진과 함께 내보낸 메시지는 이랬다. “어느 누구도 태어날 때부터 피부색이나 배경, 종교 등을 이유로 남을 미워하는 사람은 없다" "미움은 배워서 아는 것이다. 미움을 배울 수 있다면 사랑도 배울 수 있다. 사랑이 그 반대보다 사람의 마음에 더 자연스럽게 들어오기 때문이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자서전에서 인용한 글이다.

설득의 대가, 명연설자인 오바마가 왜 자신이 직접 작성하지도 않은 인권 대스승의 글을 트위터에 날렸을까?

백인우월주의자들을 감싸면서 다시 인종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위태위태한 트럼프의 미국사회에 던지는 전임 대통령의 고뇌에 찬 경고다.

전 현직을 막론하고 미국에는 두 명의 ‘트위터 대통령’이 있다.

국민 갈라놓는 대통령과, 화합시키는 대통령.

대통령을 꿈꾸는 젊은이들은 어떤 쪽을 선택하려할까..

-김미애 (커뮤니케이션 & 저널리즘 박사/ OBS 월드뉴스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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