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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나라에 도둑이 너무 많다

‘예산이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국가에 도둑놈들이 너무 많은 것입니다’, 위 말은 허경영이 대선에 나왔을 때 했던 말이다. 그 당시 이 말은 허경영이 한 말 중의 하나일 뿐으로 치부됐다. 그때는 조금 더 자극적인 허경영의 공약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가 한 이 말은 재평가를 받는다. 몇몇 사람들은 허경영을 보고 미래를 예측한 선구자라고 칭하기도 한다.

최근에 한 기부단체의 회장과 간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저지른 범죄는 상습사기·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이다. 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현재까지 기부단체를 운영하며 4만 9천여 명으로부터 기부금 128억 원을 모금 받았다. 하지만 모인 기부금은 기부자들의 생각과는 다른 곳에 쓰였다.

회장 및 간부들은 기부금으로 외제 차를 사거나 해외여행을 하는 등 호화생활을 하고, 직원들끼리 요트 파티까지 했다. 이렇듯 돈을 흥청망청 쓴 그들이 실제로 기부한 비율은 전체 기부금의 1.7%에 불과한 2억 원가량이었다. 이마저도 현금을 지원한 것이 아닌 인터넷 영어 강의 등을 볼 수 있는 회원 ID나 강의가 담긴 태블릿 PC를 싼값에 구매해 전달했다고 한다.

이러한 도둑질은 민간차원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군 간부들이 장병 헌혈을 대가로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로비 명목의 특혜성 금품 수억 원어치를 별도로 받은 것이 논란된 적이 있다. 조사에 따르면 군 간부들은 외식 상품권이나 영화관람권, 카드지갑 등 장병들에게 돌아가야 할 헌혈 기념품들을 별도로 챙겼다고 한다.

이제는 나라를 위해 자신의 젊음을 희생하는 장병들마저 도둑질의 대상이 된 것이다. 더욱 무서운 것은 도둑질하는 사람은 그들을 지휘하는 간부이다. 누구를 믿고 누구를 믿지 말아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이는 ‘전쟁이 나면 간부부터 쏜다’는 우스갯소리가 농담처럼만 들리지 않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 것이라고 기대받는 기부단체의 회원, 혹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군인에게조차 도둑들이 넘쳐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반인들이 도둑이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순서라고 생각할 수 있다.

피서에서 도둑들에 의해 불행했던 경험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부분 겪어본 일일 것이다. 계곡을 가면 백숙 한 마리에 7~8만 원을 받고 파는 장사꾼들을 만난다. 반대로 바닷가로 가면 마주하는 건 돗자리와 파라솔을 강매하는 장사꾼이다. 그들을 어찌어찌 피해 회를 사 먹으러 시장으로 가면 바가지를 씌우려는 장사꾼을 만난다. 잠은 편히 잘 수 있느냐 그것도 아니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의 일명 '극성수기'에 최대 5배 이상의 숙박 요금을 받는다는 건 이젠 놀랍지도 않다. 사회 모든 곳에 장사꾼이, 아니 도둑이 숨어서 우리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다. 그들에게는 손님이 아닌 ‘호갱’님만이 있을 뿐이다.

이처럼 서로를 잡아먹으려는 모습이 어디서나 보인다. 이는 서로에 대한 신뢰감을 떨어트리기도 했다. 최근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이를 지켜본 몇몇 네티즌들은 피해 상인들을 위로하기보다 소래포구의 불법 좌판 영업과 바가지 상술을 지적하며 조롱하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서로에 대한 불신이 쌓인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업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전 세계에서 유가 파동이 일어나 휘발윳값이 오르면 기업은 누구보다 빠르게 휘발윳값을 올렸다. 밀가룻값이 오르면 과자 및 빵의 가격을 올렸다. 닭고깃값이 오르면 치킨의 가격은 상승한다. 그러나 원료들의 가격이 하락했다고 해서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다.

자국민만이 도둑질의 대상은 아니다. 많은 뉴스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택시 바가지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서울시는 외국인에게 과도한 요금을 받거나 미터기를 쓰지 않는 택시를 찾아내기 위한 전담팀을 꾸리기도 했다. 전담팀이 단속을 시작한 2015년에 불법 행위 적발 건수는 420건이나 됐다.

이렇듯 대한민국에는 도둑놈이 너무 많다. 가해자는 일반인부터 공무원까지, 피해자는 자국민뿐만이 아니라 외국인까지이다. 이러한 도둑놈 심보는 단순히 생각하면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멀리 바라본다면 이는 아니다. 서로서로 믿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는 돌고 돌아 자신에게 나아가 국민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당신은 도둑놈이 될 것인가 묻고 싶다.

강성대  12133155@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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