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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낭만과 예술의 도시, 프라하를 가다

 

프라하를 가로지르는 블타바 강 너머로 세워져 있는 프라하성.

인천에서 비행기로 13시간, 유럽으로 통하는 관문이라 일컬어지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을 거쳐 체코 프라하 바츨라프 하벨 국제공항에 내렸다. 출국장에서부터 중국어도 일본어도 없는 가운데 한국어 안내가 우릴 반겨주는 것에 신선함을 느끼며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숙소에 도착한 때가 정오 무렵.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고 곳곳에서 물씬 풍기는 이국적인 향기를 맡으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숙소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동유럽의 파리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프라하는 많은 볼거리를 자랑한다. 이러한 프라하의 거리를 걸으며 처음으로 느낀 것은 신선함이었다. 동양과는 완전히 다른 문화권의 건축물이나 조형물, 트램 등을 보면서 확실히 먼 곳 까지 왔다는 실감도 들었다.

프라하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관광지역이 서로서로 가깝게 배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물론 프라하 전체가 하나의 관광지역으로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이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관광객용 책자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몇몇 관광지 들은 걸어서도 하루 안에 다 둘러 볼 수 있을 만큼 가깝게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관광지들에게 둘러싸여 체코의 명문대학중 하나인 프라하 카렐 대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중부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카렐 대학은 1349년 설립되었다. 오랜 역사 속에서 많은 변화와 부침을 겪었지만 지금은 재학생만 5만명이 넘는 명실상부한 체코 최고 대학 중 하나이다. 이 카렐 대학에 다니는 학생을 만나 체코 대학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프라하는 예전 한국의 드라마 촬영지로 사용된 이후 한국인 방문객이 급증 했다고 한다. 작년만 해도 32만 명 이상이 체코를 찾았다.

- 간단한 자기소개와 대학입학까지 과정

반가워요. 카렐대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테레사라고 해요. 어느 나라나 똑같겠지만 체코의 대학들도 입시부터 매우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해요. 다만 다른 나라들과 조금 다른 점은 예술 계열 학문이 강세를 보이죠. 제가 공부하고있는 미술학부만 해도 10:1의 지원율을 뚫어야 했어요.

그리고 한국은 수능이라는 시험이 있다고 들었는데 체코는 달라요. 고등학교마다 졸업시험이 있고, 이를 토대로 지원하려는 대학에서 해당 학과에 필요한 과목의 성적만으로 입시를 진행해요. 덕분에 저도 정말 못하는 수학 과목을 공부하지 않고도 대학에 올 수 있었죠.

 

- 체코대학생들은 금전적으로 어려움이 없는지

체코의 국립대학은 학비를 면제해 줘요. 사립대학은 당연히 돈을 받죠. 하지만 그렇다고 금전적으로 어려움이 없진 않아요.

체코는 성인이 되면 다들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려고 해요. 그런데 독립을 하게 되면 당연히 집값이나 생활비 등을 스스로 조달해야 하죠. 프라하 시내에서 자취생활을 할 경우 친구 1,2명과 쉐어하우스로 비용을 좀 줄인다고 해도 빠듯이 일해야 집세와 생활비를 충당 할 수 있어요. 당연히 학업까지 병행하긴 힘들죠. 저도 지금은 독립을 하기 위해 돈을 모으는 중인에요.

 

- 수업이나 강의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수업은 다른 나라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인원이 많은 학부와 적은 학부의 특징이 있는데, 사람이 많은 학부는 수업이 많아서 그만큼 시간표 등을 조절하기가 용이해요. 반대로 사람이 적은 곳은 학교에서 시간표를 주는 대로 받아야하죠. 이 격차가 다른 나라들 보다 좀 크다고 생각해요. 인원차이가 크거든요. 체코가 아무리 예술계열이 다른 나라들 보다 강세라고는 해도 인원이 적은 것은 똑같아요. 그래서 저도 시간표를 마음대로 조절 할 수 없는 것은 많이 아쉬워요. 그리고 팀프로젝트가 거의 없어요. 게으른 학생이 있으면 형평성을 헤친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아요.

그리고 큰 학과는 과제가 잘 없는 편이에요. 사람이 많다보니 교수님들이 일일이 살펴보기가 힘들기 때문이죠. 한 수업에 백 명 가까이 들어가는 수업도 많아요. 대신 시험의 비중이 크죠.

그리고 제 학부 같은 경우 과정은 3년인데 이 기간 안에 바로 졸업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보통 4,5년을 졸업하는데 투자하죠. 졸업하기도 힘들어요. 입학할 때 보다 힘들죠. 그런데 이렇게 힘들게 들어온 미술학부인데도 졸업하면 취직하기가 쉽지는 않아요.

 

- 최근 한국의 대학과 대학생들은 학문을 연구하기보다는 취업에 관심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은 학과마다 다른 것 같아요. 체코가 전체적으로 예술계열이 다른 나라들보다 강세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제일 인기 있는 학과들은 의학, 경제, IT 계열이에요. 역시 졸업 후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이러한 곳들은 졸업 전부터 취업에 관심이 많아요. 그렇다고 예술계열이 취업에 관심이 적다는 것은 아니에요. 어쨌든 학교를 졸업을 하면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니까요.

때문에 일부러 특이한 학과를 고르는 경우도 있어요. 제 언니는 안경학과에 진학을 했는데, 이 학과는 졸업하자마자 회사에서 스카웃을 해갈 정도로 취업하기가 용이해요

 

- 체코 대학생들의 주된 오락엔 어떤 것이 있나

체코의 법적 음주가능나이는 18세이지만 다들 15세부터 술을 많이 마셔요. 주변에서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좋지 않은 이야기긴 하지만 대마초도 많이 펴요. 사실 대마초는 체코만의 이야기는 아니라 유럽 전체적으로 이러한 경향이 있긴 하지만 체코가 다른 나라보다 대마초를 구하기가 쉬운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 마치며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한국에 꼭 한번 방문하고 싶어요. 요즘은 잘 듣진 않지만 예전엔 K-POP도 많이 들었거든요. 가능하면 교환학생이나 유학으로 대학생활을 하면서 한국인 친구도 만들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2시간 정도 이어진 테레사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다시 한 번 카렐 대학교를 방문했다. 같이 대학가를 거닐며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눴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졸업 후가 걱정이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대학의 주된 목적은 학문을 갈고 닦는 것이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인 프라하인 만큼 이러한 대학 본연의 색깔이 강하리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테레사의 얘기를 듣고 나니 약간의 정도차이가 있을 뿐 체코도 취업에 목을 매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진 않아보였다.

우리나라에서 고등학생들이 대학 진학할 때 가장 눈 여겨 보는 것 중 하나가 해당 학교의 취업률인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승진하기 위해 반드시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것이 사회적으로 올바른 것인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고등학교만 졸업하고도 대학졸업자보다 일을 잘하는 경우도 많으며, 무엇보다 직장에서 대학에서 배운 것들을 유용하게 사용하게 써먹는다는 이야기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 대학교가 필요 없고 대학생활이 쓸모없다는 이야기는 전혀 아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대학은 학문을 갈고 닦는 곳이다. 좀 더 공부를 하고 싶어 하고, 이들을 안정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사회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렐대학. 언뜻 보면 작아 보이지만 부지는 3군대에 나뉘어 있고,프라하 시내 한복판에 남아 있는 것은 본관뿐이다.

박태주 기자  baragi1216@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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