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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0년간의 거북이 인상률 깬 2018 최저임금안, 우리 경제에 청신호로 작용할까

 

최저임금 논란은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특히 올해는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시간당 1만 원' 공약과 맞물려 노동계와 경제계의 입장 차가 더욱 뚜렷했다.

 

1. ‘최저임금 시간당 1만 원‘ 공약, 노동계와 경제계의 뚜렷한 온도차이

노동계는 1인 가구 남성 노동자의 표준 생계비(월 219만 원)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이 1만 원이어야 주 40시간 근로 기준으로 월 급여 209만 원이 돼 기본 생계가 겨우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노동계는 가구생계비를 기준으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해야 한다는 논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최저 임금을 받는 노동자 중 상당수가 가구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이야말로 문재인 정부가 주장하는 '소득주도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핵심 정책이라 피력한다. 더불어 대기업의 갑질 근절 방안을 모색하고 카드 수수료 인하와 같은 다양한 방안을 도입해 소상공인들을 지원한다면 그들이 우려하는 임금 상승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경제계는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인상되면 고용주와 기업 부담이 커져 결국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거나 임금 하락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다. 특히 영세 기업이나 소상공인이 부담하게 될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 지적한다. 내수 경기 침체로 소상공인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르면 소상공인은 시장에서 버틸 힘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정부가 시행했던 산업 정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련 정책, 또는 노동정책으로 분화돼 있었다. 때문에, 그 사이에 낀 소상공인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소상공인 간의 경쟁이 날로 심화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마저 2배 가까이 오르면, 소상공인이 당장 설 곳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위험성이 제기된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 주체의 60% 이상이 소상공인인 상황이지만, 이들은 대기업, 공기업, 중소기업처럼 다른 곳에 인건비를 전가할 수 있는 상황도 못 되기 때문이다.

 

2. 2018년도 최저임금인상안, 소득 주도 성장론의 청신호인가? 

2018년 최저임금인상안을 두고 노사 간 협상이 진행됐고,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6천 470원)보다 16.4% 오른 7천 530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2007년에 12.3%가 오른 이후 11년 만에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하며 10년간의 거북이 인상률을 깨버린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3대 노동현안 중, ‘최저임금 인상’이 정부 계획대로 이뤄지면서 나머지 두 가지 노동현안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근로시간 단축’에 집중할 여력이 높아졌다.

우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단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앞으로 2년간 이어질 상시-지속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제 근로자는 올해 안에 정규직화를 완료하고, 파견/용역 등 간접 고용 비정규직은 해당 용역업체와 계약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정규직화를 도모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사상 최대 폭으로 인상되는 2018년도 최저임금의 효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최대 0.2% 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저소득층과 중산층을 시작으로 사회 계층 전반의 소득을 늘리고 내수를 부양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의 이론적인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내수 경기는 좀처럼 호전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소비자 심리 지수는 6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소매 판매는 같은 달 0.9% 감소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소비 심리가 활성화되고 있긴 하지만 실질적인 소비로는 아직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가계 소득이 늘어나지 않고 정체되면서 소비를 늘릴 여력이 없기 때문으로 비춰진다. 국회 입법 조사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질 소득 증가율은 전년 대비 –0.4%를 기록했다. 즉, 물가가 오르는 속도를 소득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해 실질 가구 소비 지출은 –1.5%까지 추락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의 –1.1%보다 더욱 악화된 수치다.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1/4분기 우리나라 총 저축률은 36.9%를 나타냈다.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8년 3/4분기의 37.2% 기록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부는 최저임금을 올려 우리 경제의 최대 취약점인 고용과 내수를 활성화할 경우, 성장률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며 소득 주도 성장론에 입각한 경제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의 부정적인 영향을 간과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세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에게는 인건비 부담이라는 큰 숙제가 남겨지면서 부정적 영향 또한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3. 2018년 최저임금의 파격적 인상,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나

내년도 최저 임금 대폭 인상으로, 소득 주도의 경제 성장이라는 정부 구상이 첫발을 내디뎠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대폭 증가된 2018년 최저임금에 관해서도 경제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는 측이 있는 반면 늘어난 인건비로 큰 부담을 느끼며 불만을 토로하는 측도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천 60원 오르면 하루 8시간 기준으로는 8천480원, 월급으로는 22만 1천540원이 오르게 된다. 일부 아르바이트생들은 “다른 나라처럼 우리나라도 아르바이트로 사람들이 생활할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며 기대감을 많이 얻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이 증가할 것이고, 급격한 인상으로 인해 경제 충격이 클 것이라 지적한다.

국민들의 엇갈리는 의견 속에서 정부는 임금 상승의 일정 부분을 재정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지속 가능한 대책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재정 투입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일시적인 형태의 재정지원의 효과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가 늘어난 인건비를 감당해야 하게 된다. 더하여 정부는 납품단가에 최저임금을 반영시키고,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제시한 방안에 대한 공방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이익 목표를 사전에 정한 후에 이를 뛰어넘을 시 수익의 일부를 나누는 ‘이익 공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급격한 인상 폭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이 논의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최저임금의 파격적 인상이 인상된 임금을 받는 노동자에게도 위협적인 상황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 된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우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것이 가장 큰 숙제가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무인 결제 시스템의 도입이 증가함에 따라 일자리 양이 감소해 궁극적으로 일자리 시장이 냉각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제기된다. 업주는 ‘이러한 상황에서 어디까지나 모든 아르바이트생의 요구에 맞는 임금을 챙겨주는 것에 한계가 있다’며 무인 결제 시스템으로 눈길을 돌린다. 아르바이트생들도 ‘인건비 때문에 알바를 뽑지 못하는 상황이 오고, 일자리가 없어지는 상황이 올까 두렵다’며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못한 입장을 보인다. 또한, 인력을 극도로 줄여 인건비를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남은 근로자들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릴 수 있다는 위험성도 제기된다. 임금 상승에 따른 인력 축소 문제가 심화될 경우, 근로자 없는 직장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4. 최저임금 1만원 시대의 개막, 그 앞에 선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이 극심한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고 소득주도 경제성장을 견인해 사람 중심의 국민 성장 시대를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저곳에서 걱정 어린 말들이 나오고, 인터넷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현재 벌어지는 사회적 변화와 자신에게 주어질 이익의 관계를 어떻게 여기고 있는가에 따라 제각기 다른 판단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 그 막이 열렸고 우리는 그 길을 따라 걷게 된다. 일자리의 양과 질의 조화가 이루어지는 경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없애는 극단적인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도록 고용인과 피고용인,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간의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 시대 근로자들이 영위하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시장 냉각으로 막을 내리지 않도록 적절한 보호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최저임금 만원을 향해 첫발을 내디딘 최저임금, 빠른 인상 속도만큼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현지 기자  liiimhj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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