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보름여가 지났다. 취임 이후 언론에서는 매일 대통령의 행보에 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대통령의 탈권위와 소통에 대한 노력이며, 지난 정권과의 대비를 통해서 이는 더욱 강조되고 있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으며, 여러모로 국민들은 그의 리더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되 이것이 임기를 마치는 그 날까지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렇다면 훌륭한 리더는 누구일까? 특정한 자질을 필요로 하는 것일까? 워렌 베니스와 버트 나누스는 미국 내 90명의 리더를 인터뷰한 결과, 리더들은 어떤 공통적인 특질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며, 신체 조건, 성격, 스타일 측면에서 리더와 리더가 아닌 사람들을 구분할 만한 뚜렷한 특징은 없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사회과학자들은 리더가 사회성원을 대함에 있어서 사용하는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즉 소통 방식에 주목하였다. 리더의 소통 방식에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을 수 있다. 권위적 방식, 민주적 방식, 그리고 자유방임식 방식이 그것이다. 연구 초창기에는 이 중 민주적 소통 방식이 언제나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소통 방식의 영향력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연구결과들이 축적되었다. 예를 들면, 리더의 민주적 소통 방식은 사회 전반의 스트레스 정도가 높지 않고 평온한 상황에서 효과적인 반면, 사회에 위기가 닥치고 스트레스 정도가 높아지면 리더가 권위적 소통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 때로는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현 대통령이 국민·국회·언론·내각 등과 열린 소통을 하는 동시에,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업무지시를 통해서 해결하려는 것을 두고 모순이다 혹은 일방향 소통이라고 마냥 비판할 일은 아니다. 상황과 조건에 따라서 소통 방식을 유연하게 선택하는 것이야 말로 훌륭한 리더쉽을 발휘하기 위해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상황에 따라서’라는 조건은 아주 신중하게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국민들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소통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 많은 지도자들이 상황이 이러이러하기 때문에 독단적인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국민들에게 자신의 정책결정을 합리화하였다. 그러나 사회의 위기와 스트레스 정도는 리더 혼자서 독단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국민적 합의와 이해가 필요하다. 어떤 상황에 어떤 리더쉽을 발휘하는 것이 효과적인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공동체 성원들과의 관계에 더 중점을 둘 것인가 아니면 일의 성과에 더 중점을 둘 것인가로 구분해서 볼 수 있다. 사회적 여건이 아주 좋거나 아주 나쁠 때는 성과 중심의 리더쉽을 발휘할 필요가 있는 반면, 그 외의 상황에서는 관계 중심의 리더쉽이 유용하다고 한다. 더욱이, 성과 중심 혹은 관계 중심의 리더쉽을 선택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은 공동체 성원들이 얼마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동기부여가 되어 있으며, 지식이나 경험이 있는지 여부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훌륭한 리더쉽은 공동체 성원들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그들과 호흡을 맞추려는가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새 정권이 현재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서 국민들이 방심하지는 말자. 우리는 책임감과 관심을 가지고 공동체 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훌륭한 리더를 선출하는 것도, 훌륭한 리더쉽을 지속시키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리더쉽은 비단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내가 시끄러운 지도 벌써 여러 날이다. 우리가 원하는 바는 진정한 소통의 공동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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