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본교는 이렇다 할 학생 대표가 존재하지 않는다. 작년 투표율 저조로 총학생회장 선거가 무산된 이후 올해 두 번에 걸친 재선거를 공고했으나 아무도 출마하지 않아 무관심 속에 잊혀졌다.

현재 학칙에 따르면 총학생회장 후보가 단일일 경우 투표율 40%, 복수의 후보가 출마하면 50%를 넘겨야 한다. 2016학년도 총학생회장 선거 당시, 단일 후보가 나와 40%를 겨우 넘기는 투표율로 당선됐다. 작년에 복수의 후보가 출마, 진행된 총학생회장 선거 역시 40%를 겨우 넘기는 투표율이 나와 무산됐다. 후보가 몇 명이 나오던 상관없이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한정적이고 그들만 투표를 한다는 의심이 들게 된다. 즉, 단 40%만의 의견이 수렴된 선거가 되는 것이다.

작년 선거까지 합쳐 총 세번의 선거가 무산된 지금, 본교는 비상대책위원회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 비상대책위원회는 직접적인 투표로 선출된 임원들이 아니기 때문에 민주적으로 대표성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기에 이들의 행동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5월 셋째 주에 진행된 행사에서 학우들 사이에서 주류 판매에 관해 혼선이 빚어졌다. 학우들은 주류 판매에 관해 뜬 소문 만을 공유하며 혼선을 빚었다.

필자 역시 취재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학생 대부분의 의견을 수렴하거나 대표하는 목소리를 낼 기구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주변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이런 방법으로는 다수의 의견을 수렴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더욱, 학내 사안에 대해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학우들도 제한적이다 보니 여론에 반영되는 시각도 편향됐다고 느낀 적이 없잖아 있다.

여론 수렴과 대표성의 결여는 학내 사안과 관련된 일 처리에도 아쉬움을 남겼다. 여러 사안들에 대해서 알게 모르게 열심히 노력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임원들의 노고를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 총학생회가 존재하던 2016학년도 당시보다는 미숙함이 없잖아 느껴졌다. 현 비상대책위원회는 자신들의 위치 때문인지 예전보다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고 이는 학우들에게 확실한 의미로 다가오지 못했다. 현재 학우들 사이에선 ‘현재 학생사회가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들은 지지 여부를 떠나 정치인들이 ‘일을 하는 모습’에 오히려 놀라워하고 있다. 필자는 이것이 국민들의 높아진 정치참여도가 이뤄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투표율은 최근 몇 년간 가장 높은 수준인 58%를 자랑했고, 여당은 과반의석 획득에 실패했다. 이는 몇 달 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탄핵안이 가결되는 데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9일 시행된 조기 대선도 세계적으로 봐도 상당히 높은 투표율이 기록됐고 그 어떤 국내 선거보다 압도적인 표 차이로 대통령이 당선됐다. 이에 현재 국정 지지도는 약 80%에 육박하며 출신 당에 대한 지지도 역시 과반을 훌쩍 넘긴 것으로 조사된다. 이런 지지와 대표성을 바탕에 뒀기 때문에 정책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일의 진척이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국민들은 대표자가 없는 시기도 겪었다. 대통령 권한 정지 직후 몇 달간 총리의 권한대행으로 국정이 운영됐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정권이 ‘이미 죽은 정부와는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하는 등 짧은 시간이나마 대외적으로는 사실상 정부가 없는 국가 취급을 받았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일들이 진행됐지만 한국은 그 틈바구니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

현재 본교 학생사회도 이런 시기를 겪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학우들의 수렴된 의견이 외부에, 내부 구성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은 일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교직원들은 학우들이 요즘 학내 사안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이미 2017학년도 1학기가 저물어가고 있는 지금, 2학기에 있을 총학생회장 선거에 학우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희망하는 바이다.

최창영 기자  12163094@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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