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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_책] 혐오의 미러링

‘혐오의 미러링’은 ‘메갈리아’의 등장으로 인해 쓰인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메갈리아만이 아니라 인터넷 공간에서 발생하는 혐오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와 메갈리아를 비교하면서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책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는데, 1부에서는 메갈리아의 신화를 깨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2부에서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혐오에 대한 분석을 담고있다.

저자는 많은 진보 언론과 단체들이 메갈리아를 두고 ‘여성혐오를 깨닫게 해 주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꼬집고있다. 저자는 메갈리아의 전신인 디시인사이드 남자 연예인 갤러리(이하 남연갤)에서 2014년부터 일베 내 은어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겉으로 드러난 ‘미러링’이라는 명분의 등장은 아무리 일러도 2015년 6월부터라고 언급하고있다. 이것이 ‘인터넷 커뮤니티 문화에 평소 무지했던 외부의 평론가와 언론인들이 이러한 의미 부여에 동조하기 시작하면서 메갈리아의 건국신화는 공고해졌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남연갤 유저들이 오로지 재미만을 위해 사용하던 일베 내 은어를 ‘여초 커뮤니티(여성 회원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커뮤니티 사이트)’ 회원들이 처음에는 신기해 하다가 그럴싸한 명분이 부여되자 자기합리화를 하며 동조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이내 온갖 종류의 혐오 발언이 여성혐오에 대한 패러디로 옹호됐다. 이 점에서 저자는 메갈리아의 위험성에 대해 역설한다. 저자는 일베의 혐오 발언을 ‘묻지마 폭력’인 백색테러로, 메갈리아의 혐오 발언을 ‘이유를 갖다붙인 폭력’인 적색테러로 규정하고 있다. 즉, 메갈리아의 경우 폭력에 대한 정당성을 과시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메갈리아와 그 파생 커뮤니티 사이트 ‘워마드’로 인해 불거진 수많은 사건사고와 혐오, 약자에 대한 비하발언들을 소개하는 내용을 무려 40페이지가 넘게 서술하고 있다.

메갈리아가 일베에 대항한 유일한 단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저자는 부정한다. 메갈리아 등장 이전부터 많은 네티즌들이 일베에 대해 문제제기를 강하게 표출하고 있었음이 이를 뒷받침한다. 심지어 많은 여성들도 메갈리아의 극단적인 혐오발언에 거부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일례로 160명이 넘는 여성 네티즌이 주민등록증을 인증하며 ‘나는 여성으로서 메갈리아/워마드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고 책에서 밝히고 있다.

저자는 혐오로 더럽혀진 사회의 원인 분석과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특히 젊은 계층 내의 양성 갈등, 진보진영 일부의 진영논리에 의한 메갈리아 옹호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혐오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충격요법과 또다른 혐오는 문제해결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이어 저자는 온라인 상의 혐오발언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지극히 원론적이지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하며 현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고민과 논의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최창영 기자  12163094@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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