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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모저모] 청운관 계단의 문구, 그 칼날은 어디를 향하고 있나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청운관 계단에 붙어있는 문구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문구는 “덮어놓고 낳으면 너네가 책임지냐?” “내 자궁한테 일해라 절해라 하지마” “성별 임금 격차 100:64, 여성은 3시부터 무급이라던데 실화냐?” “경력단절 후... 그렇게 10년을 살아 어느 날, 날이 적당한 어느 날, 비정규직이었다” 등 여성 고용 실태와 일자리, 임신 중절을 비롯한 여성 인권 관련한 내용이었다.
위 문구들을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일부 학생들은 ‘공개적인 장소에 게시한 만큼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어야 하는데 왜 남성의 인권은 다루지 않고 여성의 인권만을 강조하냐’ ‘폭력적 어조로 남성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았다’며 캠페인에 대한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여성의 현실 개선과 평등한 사회구조를 위한 필수불가결의 단계’라는 말과 함께 캠페인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생들의 입장은 극명하게 나뉘었고, ‘경희대 대신 전해드립니다’라는 페이스북 익명 제보 페이지에 한 학생이 캠페인 관련 게시물을 제보하면서 갈등의 양상은 빠르게 심화됐다. 게시물을 제보한 익명의 사용자는 ‘페미니즘 좋다. 그런데 저건 얌전히 학교 다니는 남학생들에게 싸우자는 건가? 같은 말을 해도 예쁘게 할 수 있는 건데, 왜 학생들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성별을 떠나 어조부터가 시비를 거는 것이다. 정상인이 쓴 문구들이 아니다. 모든 교직원, 학생, 방문객들이 이용하는 계단을 저렇게 만든 학교 측도 창피하고 싫다’며 캠페인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 게시물은 논란의 중심이 되어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되었고 경희대 학생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댓글을 통해 캠페인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글들은 불편함보다는 불쾌함을 불러온다. 임금격차 문제는 단순히 성별 차이만이 이유가 아니다’ 등 캠페인에 이의를 제기하고 문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댓글도 많았지만, ‘문구 중에 틀린 말은 하나도 없고, 어투를 꼬집는 것은 본질을 보지 않고 형태에만 치우쳐 비난하는 것’이라며 캠페인을 지지하는 목소리 또한 상당했다.
캠페인에 논란이 일자 주최 측은 ‘사회와 기업 그리고 정부의 정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자 했고, 여성의 현실 개선을 위해 학우들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싶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정책이 문제면 왜 병원이나 행정부 같은 곳이 아닌 청운관에 붙인 것이냐’ ‘문구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철폐를 요구하는 학생들과 ‘고찰의 기회를 제공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며 캠페인을 응원하는 학생들로 나뉘며 공방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경희대 학생들과 수많은 대중들 사이에서 불거진 논란에 따라 주최 측은 이번 사안과 관련된 대자보를 게시했고, ‘학내 분위기와 학생들의 반응을 지켜본 뒤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결정할 것’이라며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여론의 포화 속에서 캠페인 주최 측의 추후 움직임으로 상당한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임현지 수습기자  12173938@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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