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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인터뷰
  • 인하교지편집위원회 안하경
  • 승인 2017.04.2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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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의 취업준비생 중에 공무원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많은 이들의 목표가 되는 공무원의 현실은 어떠할까. 본지는 공무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무원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인하교지편집위원회(이하 교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9급 공무원 정 씨(이하 정 씨): 안녕하세요. 저는 지방직 행정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나이는 25살이고 대학교 졸업한 지는 한 달 되었습니다.

교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정 씨: 취직을 할 때가 되었을 때 여러 가지 생각을 해봤어요. 사기업, 공기업, 공무원 크게는 이렇게. 일단 사기업은 취직하기가 힘들고 안정적으로 생활하면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곳이 없는 것 같았어요.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해도 여자가 높게 올라가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고 노동 현실이 너무 열악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선을 지켜주는 곳으로 눈을 돌렸어요.

공기업과 공무원이 있는데 공기업은 취업할 할 때 준비할 것도 많고 저는 일단 시간이 많이 없었어요. 부모님께 신세 지기 싫어서 대학교 졸업하고 바로 돈을 벌고자 공무원 시험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가족들도 공무원 어떻겠냐고 물어보기도 했고요. 제일 중요한 것은 제가 문과여서 한국사랑 사회 같은 시험 과목에 대한 선행지식이 있으므로 공부하기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험공부를 하게 되었죠.

교지: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직렬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정 씨: 저는 일반 행정직을 선택했어요. 일단 주된 이유는 비율이 같은 10%라도 10명 중에 1등 하는 것보다 100명 중에 10등 안에 드는 것이 훨씬 쉽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수학적으로는 맞지 않는 얘기겠지만 실제로 1등 하는 것보다 10등 안에 드는 게 쉬워요. 그래서 많이 뽑는 직군에 들어가자고 생각했죠. 많이 뽑는 직군 중에 개인적인 성향에 맞춰서 일반 행정을 고르게 되었고 계속 일반 행정만 공부했어요.

교지: 공무원 시험 준비 과정을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정 씨: 4학년 2학기를 남겨두고 휴학을 하고 공부를 했어요. 제일 메이저라고 생각되는 방법은 노량진에 올라가서 학원에 다니면서 고시원에 살면서 공부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저는 노량진에 올라가기에 돈이 아깝고 실강(강의실에서 실제로 수업을 듣는 것)도 내가 의지가 있어야 듣는 건데 그럴 의지가 있다면 집에서 인터넷 강의를 들어도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낮에 공부하면 쓸쓸해서 낮에 자고 11시쯤 일어나서 새벽 3시에 잤어요. 실 공부시간은 10시간 정도. 6개월 정도 공부를 해서 합격을 했습니다.

교지: 공부하는 동안 마음가짐은 어떠했나요.

정 씨: 공무원 월급도 얼마 안 되는데 빨리 합격해서 5만 원이라도 더 받아야지. 떨어지면 다음번에 어떡하지. 떨어지면 한 번 또 해야 하는데 집에 부담이 크겠지. 그런 생각을 했어요.

교지: 공무원으로서 생활은 어떠한가요.

정 씨: 선 교육 후 업무 배정이 원칙인데 지방직은 사정이 안 좋아서 아직도 신규자 교육을 못 받았어요. 승진할 때가 되었는데 규정된 신규자 교육시간을 다 못 채우는 경우도 있어요. 출퇴근은 공무원법에 맞게 해요. 지방공무원법상 공무원은 9시 출근, 6시 퇴근이에요. 그래도 모든 직원이 8시 30분이면 와요. 초과근무를 하긴 하는데 늦어도 10시에는 집에 가요.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지 못한 건 싫은데 강제로 야근을 시키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조직문화 같은 것은 과별로 조금씩 달라요. 저희 과는 그렇지 않은데 실제로 신규가 일찍 가서 커피포트에 물 채우고 커피도 타고 그러는 곳이 있기는 한 것 같더라고요. 경조사가 많아서 같은 과 사람들은 가서 자리를 채워줘야 하고 그런 문화가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어요.

교지: 삶에 만족하고 계신가요?

정 씨: 괜찮아요. 좋아요. 인터넷에 보면 ‘무슨 방에 한 달 동안 들어가 있고 얼마 받기’ vs ‘그냥 살기’ 같은 거 있잖아요. 저는 그냥 살기를 선택해요. 그냥 살기 괜찮아요. 사람들도 괜찮고 제 연고지고, 저는 좋아요.

교지: 공무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칼퇴’, ‘철밥통’ 이런 건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 씨: 업무량이 많아서 칼퇴는 힘들어요. 철밥통은 맞긴 하죠. 업무 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지면 그 급수나 직렬에서 할 일이 아닌데 단순한 업무를 맡기도 해요. 그런데도 호봉에 따른 월급은 다 받죠. 그런데 그렇다고 사람을 자르면 안 되죠. 일반 기업이라도 그 기업에 해를 입히는 게 아니라면 사람을 함부로 자르면 안 되잖아요.

교지: 공무원 사회에 대해서 공무원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묻고 싶어요.

정 씨: 일단 자기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진짜 없는 것 같아요. 모든 사람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죠. 하지만 특히 우리나라는 화이트칼라가 아니면 무시하는 분위기가 있어요. 사실은 화이트칼라를 해야 맞는 사람이 있고 생산, 기술, 기능이 맞는 사람이 있는데요. 그런데 모든 사람이 공부를 해야 하는 공무원 시험으로 몰리게 되는 이유가 이 사회는 블루칼라 직종으로 살아남기가 너무 어려운 사회고 사회구조가 노동자 계층에 대해서 인식이 안 좋다는 것을 넘어 생활 자체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죠.

물론 무조건 공무원 시험 몇 년씩 못 붙는 사람들이 전부 한심하다거나 전부 사회의 희생양이거나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정말 노력하기 싫고 의지 없는 사람 분명히 있어요. 그리고 다른 일을 할 능력이 있음에도 먹고 살기 힘드니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있고, 화이트칼라가 적성에 맞고 공부도 괜찮게 하는 사람이 있어요. 문제가 되는 집단은 중간의 다른 능력이 있음에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국가 경제가 엄청 호황이라서 일자리가 많으면 공무원 시험으로 몰리지 않았을 사람들이죠. 공무원이 이렇게 말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회보장시스템이 허술하게 되어있는데 기업도 사람들의 생활을 보장해주지 않는 상태에서 불황이 오니까 그대로 무너진 거죠.

또, 공공 부분에서 취업채용을 늘린다고 하는데 현실은 좋지 못해요. 저희 시가 재정이 안 좋은 편이 아닌데도 신규를 몇 명 뽑아달라고 하면 절반 정도만 뽑고 나머지 자리는 계약직으로 채워요. 공공기관에서도 그렇게 다 기간제를 쓰는데 어떻게 기업에다가 안정적으로 정규직을 채용하라고 말할 입장이 되겠어요.

교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정 씨: 일단 공무원 시험공부가 안 맞는 것 같으면 하지 마세요. 적성이 아닌데 노력으로 하겠다는 마음이 있어도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까지 흐트러지지 않아야지 합격할 수 있어요. 정신력이 안 좋으면 못한다는 거는 말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있을 때 도전을 할 수 있는 환경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니까 어떻게 하라고는 말 못 하겠어요. 그리고 공무원 들어와서 적성 안 맞아서 그만두는 사람도 진짜 많아요. 환상을 가지고 시작하면 어떤 직업이든 안 되는 것 같아요.

인하교지편집위원회 안하경  omega.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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