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자신의 학교에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된 것은 전국적인 추세다. 이는 비단 본교만이 가진 문제는 아니다. 그런데도 본교는 다른 유명 대학들과 비교했을 때 학생들이 모교에 관심을 가지는 정도가 많이 부족하다. 문과 계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문제에 대한 의식도가 낮은 이공계 학생들의 비율이 높은 본교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는 하나, 낮은 관심도가 심각한 문제인 것은 변함이 없다.

필자가 입학할 당시인 2016년은 개강 직후부터 프라임 사업과 관련해 소란스러운 분위기였다. 학우들은 입학정원 축소 등 자신과 직접 관련된 일이었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소수였다. 소속 학과에 직접적인 피해가 없는 학생들은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 총장은 프라임 사업에 지원했고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학우들의 의견수렴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도 개강 직후부터 최 총장이 날려버린 130억에 대해 학내는 뜨거웠다. 개강 직후 3월, 본교 곳곳에 현수막이 걸렸다. 본교 최순자 총장(이하 최 총장)의 한진해운 채권 매입과 130억 손실에 대한 비판이었다. 본교 비상대책위원회도 130억에 대한 의혹이 적힌 종이를 후문 앞에서 나눠주며 학우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일부 학우들은 ‘인하광장’과 ‘인하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 ‘인하대학교 대나무숲’ 등의 커뮤니티를 활용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한진해운 투자 관련 1차 설명회에는 급작스럽게 개최된 것을 고려하더라도, 20명 안팎이라는 매우 적은 수의 청중만이 참여했다.

 학교에 대한 낮은 관심은 대표자 선거에서도 드러났다. 학교 곳곳에서 후보자들의 유세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다. 쉬는 시간에도 그들의 유세와 투표에 대한 독려는 계속됐다. 교수 또한 학우들에게 투표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총학생회를 대신 하는 현 상황에서 단과대별 학생회 설립은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총학생회, 문과대학교, 사회과학대학교 학생회 대표는 후보조차 나오지 않았다. 학우들은 투표할 권리 자체를 잃었다.

  지난해 11월 총학생회 선거 투표율은 50% 이상이 되지 않아 개표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학우들을 대표할 총학생회가 설립되지 않은 것이다. 대표는 개인의 목소리를 모아 더 큰 힘을 만든다. 학우들이 투표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한 것일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가장 중요한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서 필자는 굉장히 안타깝다.

 필자도 부끄럽지만 신문사 활동을 하기 전까지 학교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 아니었다. ‘인하광장’의 존재 자체를 몰랐으니 어쩌면 무지했다고 할 수 있다. 교내에서는 대의정치가 행해지고 있다. 학우들은 표를 통해 자신들의 대표를 뽑고 그들에게 권한을 위임한다. ‘투표’는 민주주의에서 의견을 표출할 가장 쉬운 방법이다. 3월 단과대 및 학부 학생회 선거가 지나고, 5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지금, 우리는 ‘투표’에 대해 더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학우들이 자신의 권력을 위임한 대표들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도 필요하지만, 감시할 대표자를 만드는 게 더 큰 일이다. 취업에 몰두하게 만드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학우들이 학교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학교 변화의 결과는 결국 우리 몫이다.

모다영 기자  12163524@inha.edu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