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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모저모] 서울대 ‘대학신문’ 65년만에 백지 발행

서울대학교 학보, ‘대학신문’ 1면이 백지로 발간됐다. 이는 창간 후 처음으로 이뤄진 백지 발행이다.

지난 3월 13일 서울대학교 학보사는 16면으로 구성된 호외를 발행했다. 호외 1면에는 ‘서울대학교 공식 언론인 대학신문은 전 주간 교수와 학교 당국의 편집권 침해에 항의해 1면을 백지로 발행합니다’라는 문구만이 있었다.

2면에는 ‘전 주간인 정치외교학부 임경훈 교수(이하 임 교수)가 지난해 1월부터 지속해서 편집권을 침해해왔다”며 백지 발행의 이유를 밝혔다. 임 교수는 12월 말 한 기자가 작성한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집회 현장 르포 기사’의 게재를 거부했다. ‘노동자의 입장만 담은 기사’라는 것이 이유였다. 삼성전자 측의 입장을 추가해 수정하겠다는 기자단의 제안까지도 거부됐고, 기사 자체는 폐기됐다. 대학신문 측은 ‘당시 대학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삼성 배너 광고가 있었는데, 이를 주간이 의식해서 반대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대학신문 측은 기사 보도 종용도 문제로 삼았다. 지난해 1학기 임 교수는 개교 70주년 기념 기획 기사를 요구했다. 대학신문은 이에 동의, 1학기 학사 기간 14주 가운데 5주에 걸쳐 이를 내보냈다. 이러한 요구는 2학기에도 계속됐다. 대학신문 측은 ‘충분히 다뤘다’며 거절했으나, 임 교수는 5회 더 보도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임 교수가 개교 70주년 광고성 기획 기사를 10회 보도하는 조건으로 사업비를 받은 탓으로 알려졌다. 대학신문 측은 ‘학교 홍보 기사를 써주고 사업비를 받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주간이 대학신문과 협의 없이 진행한 것이 문제’라고 했다.

임 교수와 대학신문 간의 갈등은 지난해 10월 10일 최고조에 달했다. 당시 서울대 내에서는 시흥캠퍼스 관련해 학생과 학교간의 대립이 있었다. 본부는 학우들에 의해 점거됐으며,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주장하는 학생총회도 성사됐었다. 이에 대학신문은 본부점거를 1면 탑으로 정하고자 했다. 그러나 임 교수는 본부점거 이슈의 비중을 축소하고 개교 70주년 이슈의 비중을 늘릴 것을 주장하며, 1면 사진과 타이틀을 마음대로 손보려 했다.

대학신문 기자단은 이 같은 편집권 침해에 대해 지난해 10월 '주간사임'과 '편집권 보장을 위한 사칙 개정'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학교 본부에 보냈으나, 학교 측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교수들의 입장을 담은 서면만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0일엔 학교 측으로부터 ‘편집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성립될 수 없다며 타인을 오도하는 부당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이야기를 운영위원회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현재 대학신문은 공식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도 백지 호에 실린 기사들을 삭제한 상황이다. 이들은 ‘기자단만이 참여해 만든 비공식적 신문이라는 이유로 백지 호에 실린 기사들을 게재하지 말라는 주간 단의 요청이 있었다’며 삭제의 이유를 밝혔다.

강성대 기자  12133155@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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