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안암-세종 이원화 캠퍼스’ 추진이 진행됨에 따라 양 캠퍼스 학생들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사건은 고려대학교 분교(이하 세종캠퍼스) 측이 독자적으로 분교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본•분교의 통합을 추진하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발생했다. 필자는 이와 같은 일방적인 본•분교 통합에 대해서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 대한민국의 입시는 줄세우기다. 즉, 모두가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 점수에 따라 진학 학교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본•분교는 명백하게 입학 점수부터 다르고 이 차이는 운의 여부에 따라 결정될 수준의 차이도 아니다. 또한 고려대학교가 지니고 있는 소위 ‘이름값’은 대부분 본교 학생들이 이뤄낸 결과물이다. 고려대학교 본교 학생들이 분교 학생들을 동문으로 여길지 또한 의문이다. 지금 세종캠퍼스가 하고 있는 행동은 재단이 같은 학교라는 이유만으로 고려대학교 본교가 쌓아 올린 명성에 편승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필자의 견해가 학벌주의에 찌든 발언이라고 비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세종캠퍼스 학생들이 학벌주의를 타파하고 진정한 독립된 학교로 나가고 싶었다면, 다른 이름을 가진 학교로의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고려대학교 분교에 들어온 그들 또한 고려대학교라는 학벌을 보고 들어온 것일텐데 왜 그들이 학벌주의 타파를 외치는 것일까. 분교 학생들이 학과 커리큘럼과 교수진 그리고 캠퍼스 모두를 현행 그대로 유지시키고 학교 이름을 고려대학교와 아무런 연관이 없게 바꾼다면 그들 중 몇이나 그 학교에 있고 싶어 할까.

지금 세종캠퍼스의 본•분교 통합 언급은 안암캠퍼스와의 어떠한 상의도 없이 이뤄진 독자적인 결정이다. 또한 이것이 논란의 핵심 쟁점이다. 진정한 의미의 통합을 추진하고 싶었다면 교육부에 신청절차를 거치기 전에, 안암캠퍼스 소속 학생들과 함께 소통을 했어야 한다.

결국 이러한 논란 발생의 원인은 소통의 부재라고 볼 수 있다. 소통의 부재로 인한 문제는 비단 고려대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통의 부재는 본교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학생과 총학생회간의 불통, 총학생회와 대의원회 사이의 불통, 재단과 총동창회간의 불통 등 현재 많은 문제가 소통의 부재로 인해 나타나고 있다. 소통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많은 것들이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이끌 수는 있다.

독자적인 결정과 일방적인 통보는 결국 갈등만 초래할 뿐이다. 고려대학교의 본•분교 통합 논란이 현명하게 잘 마무리되길 바라며, 본교 또한 소통의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

나영현 기자  13ny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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