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퍼’란, 붓 등을 이용해 글씨를 써서 작품화하는 사람이다.

1.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원래 캘리그라피에 관심이 있어서 취미로 계속 연습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다니던 교회에서 노량진 공무원 준비생, 재수생들에게 무료로 캘리그라피 재능기부를 하자는 말이 나와 노량진 길거리에서 손글씨를 쓰게 됐습니다. 1년 정도 지날 즈음 홍대로 범위를 확장했는데요. 몇 달 정도 홍대 길거리에서 토요일마다 사람들에게 글씨를 써드렸는데 회사 대표님께서 같이 일을 해보고 싶으시다며 연락처를 주고 가셨어요. 사업 배경에 사회적 기업에 대한 마음이 있으셨던 대표님과 뜻이 맞아 함께 손글씨를 통해 손편지를 보내는 일을 시작했어요.

2. 다른 아르바이트와 비교했을 때 장점과 단점은?

영화 ‘레터스투줄리엣’에서 줄리엣에게 보낸 편지를 답장해주는 아주머니들이 나와요. 제가 하는 일이 여기에 나오는 일과 비슷해요. 뿌듯한 마음도 들고, 편지에 고객과 제 마음이 더해져서 더욱 정성이 들어가게 되는 것 같아요. 궁극적으로 범위를 확대해 명필을 가지신 할머니, 할아버지분들께 일자리를 드리기 위해 만든 사업이라 사명감도 남다르다는 것이 장점이라 할 수 있어요. 또 제가 좋아하는 캘리그라피로 용돈도 마련할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어요. 단점은 출퇴근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린다는 거예요.

3. 캘리그라퍼 편지 제작 과정은?

고객들이 받는 분, 주소, 문구를 보내주시면 제가 확인을 하고 문구에 맞는 글씨를 디자인해서 규격화된 종이에 글씨를 씁니다. 주문 양식에서 글씨체를 어느 정도 선택하실 수 있기 때문에 디자인 또한 거기서 단서를 잡고 글씨를 써요. 필요에 따라 색연필 일러스트로 작은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완성된 편지는 클래식한 편지봉투에 왁스를 녹여 붙이고 인장을 찍고 포장을 해서 보내 드립니다.

4. 기억에 남는 편지가 있다면?

요즘 릴레이 손편지를 쓰고 있어요. 최근에는 독도경비대 대원분들께 손편지를 써드렸는데요. 주문을 받은 게 아니라 연말에 좋은 선물을 하고자 편지를 보냈어요. 잘 받으셨다며 SNS로 연락도 주시고, 사진을 올려 주셔서 너무 뿌듯했어요. 평소에 독도에 관심은 있었지만 실제로 무언가 연결되고 교류를 할 만한 일이 없었는데 아르바이트를 통해 독도에 계신 분들께 편지를 쓰며 마음을 나눈 것 같아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5. ‘캘리그라피 열풍’에 대한 생각은?

캘리그라피는 이제 열풍을 넘어 수요와 공급이 절정에 이르렀다고 생각해요. 너무 흔하다면 흔해졌고 상업적인 부분이나 취미로도 많이 접하는 분야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취미로 캘리그라피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한 재료로 짧은 시간 내에 예쁜 예술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예요. 펜, 사인펜, 유성매직, 무엇이든 필기구와 쓰는 곳만 있다면 예쁘고 실용적이기까지 한 작품을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 열풍을 이끌어 낸 요인 같아요. 마음과 감정을 담아 한 획, 한 획 그어 내린 글씨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는데 이 부분에서 매력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저렴한 비용으로도 충분히 멋진 글씨를 연습할 수 있습니다.

모다영 기자  dayoungese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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