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김형민 매니저가 밝게 웃으며 답변을 하고 있다.

대학내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팀에서 근무 중인 김형민 매니저를 만나 취업 시장의 현황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김형민 매니저는 대기업 인사담당자들과 협업해 캠퍼스 리크루팅이나 잡페어 등 행사 기획과 운영을 맡고 있다.

Q. 대학내일에서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A. 대학내일을 떠올리면 보통 캠퍼스 잡지를 발행하는 출판사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대학내일은 출판뿐 아니라 프로모션부터 리서치, 디지털마케팅, 채용대행까지 온오프라인 통합 광고대행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팀에서 기업 채용대행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많은 기업이 진행하는 캠퍼스 리크루팅부터 사옥초청 잡페어, 인적성시험, 면접까지 기업 인사팀과 협업해 각종 행사의 기획부터 실행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모교인 인하대도 많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Q. 직무별로 현재의 채용 트렌드는 어떻습니까?

A. 최근 주요 대기업은 좋은 인재를 먼저 확보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우수 인재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단계별 채용전형을 간소화해서 채용을 확정 짓는 ‘산학장학생 제도’가 대표적이죠. 예전에는 3월, 9월 상·하반기에 대다수의 기업들이 채용을 했지만, 요즘은 직무별로 상시 채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어요. 상·하반기 채용 시즌에는 기업들 간에 경쟁이 심해서 우수 인재 확보가 어렵다는 인사팀의 고민으로부터 시작한 채용전형이죠.

관심 있는 기업과 직무가 확실하다면, 그 기업의 채용전형을 먼저 확인하고, 상시 채용에 도전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스펙타파, 직무중심 채용이 트렌드라고 이야기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해당 기업이 진행하고 있는 채용 전형부터 잘 살펴보고, 그 전형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일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Q. 대학내일에서는 어떤 능력을 가진 인재를 필요로 합니까?

A. 대학내일은 대학생의, 대학생에 의한, 대학생을 위한 기업이라고 생각해요. 대학내일에서 진행하는 대부분의 마케팅 영역이 대학생의 문화와 관심사를 관통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대학생을 이해하고 그들과 공감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대학내일에 입사를 원한다면 최신 유행어나 유행하는 문화를 즐기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 이러한 현상이 트렌드가 됐고, 그 현상이 가져올 영향력을 분석할 수 있는 시각이 있다면, 지금 모시러 가겠습니다.

Q. ‘요즘은 스펙이 아닌 실무 경험이 대세’라는 인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상향 ‘평준화’된 스펙은 어느 지점까지는 합격을 이끌어 주겠지만,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실무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채용에 있어서 인사담당자들의 고민은 비슷한 것 같아요. ‘우리 회사, 해당 직무에서 가장 일을 잘 할 수 있는 인재를 찾자’란 질문을 시작으로, 지원자의 스펙과 경험이 우리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을 때 얼마만큼의 시너지 효과가 있을까를 확인하고, 확신하고 싶을 것 같아요.

그러한 면에서 토익이나 학벌은 마지노선을 긋는 역할을, 그 이후부터는 비슷한 인재들 사이에서 우리 회사 해당 직무에 더 적합한 인재를 찾는 과정이겠죠. 결국 합격이라는 최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자신이 해당 직무에 더 적합한 인재라는 확신을 줘야하는데, 그 부분에서 실무경험은 객관적이고 설득력 있는 무기가 된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스펙을 포기하라는 말은 아니지만, 너무 스펙에 메어있을 이유가 없다는 말이에요.

Q. 채용 과정에 있어서 어떤 스펙이 좋은 스펙이고, 어떤 경험이 좋은 경험입니까?

A. 채용에서 좋은 스펙이란 건 없어요. 다만 준비한 스펙이 얼마나 지원하는 직무와 연결되고 맞닿아 있는지가 관건이에요. 인사담당자는 지원자의 경험이나 스펙을 통해 설득 당하고 싶어하거든요. 단순히 나열식으로 보여주는 스펙은 인사담당자가 공감이나 매력을 느끼기 힘들 것 같아요. 내가 준비한 이러한 스펙이 해당 직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든지, 해당 직무를 잘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득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게 중요해요.

저도 채용을 준비하면서 고민했던 부분인데, 내 경험과 스펙이 사실 이 회사만을 위한, 이 직무만을 위해 준비한 게 아니었거든요. 그렇다 해도, 당장 해당 직무에 선발되기 위해서는 ‘뽑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인사담당자의 ‘설득’과 ‘공감’을 얻을 수 없다면, 좋은 스펙과 경험은 자신만의 좋은 경험으로 간직될 뿐이에요.

Q. 자기소개서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A. 기업 대외비이기도 하고, 인사팀 고유의 권한이기 때문에 채용대행 업무를 하면서 자소서를 평가한 경험은 없어요.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 드리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상향평준화된 스펙, 누구나 하는 대외활동, 해외 봉사활동, 공모전도 더 이상 매력적인 자소서 항목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흔히 자소서에서 묻는 질문의 맥락과 관계없이 자신이 경험한 활동 중에서 가중 ‘있어’ 보이는 경험을 억지로 넣어서 나열식 자소서를 쓰는 경우가 많이 보여요. 그런 자소서는 글감의 소재로써는 눈에 띄겠지만, 질문의 목적과 관계없는 내용이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 한다고 생각해요.

자소서는 지원자의 성향이나 직무연관성 등을 파악해서 회사와 잘 융화되고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찾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전형이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그 경험들을 안 쓰기에는 대학생이 자소서 항목으로 넣을 소재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죠. 그래서 자기소개서에서 ‘자기다움’을 잘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기다움’은 자소서의 ‘구체성’으로 표현될 수 있고요. 거창한 해외 경험담이나 봉사경험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경험이라도 본인만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그 경험이 해당 직무와 연결된다고 느끼게 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해요 결국 인사담당자도 사람이기 때문에 읽는 사람이 공감하고 납득할만한 경험을 논리적으로 풀어내면 좋을 것 같아요.

Q. 면접을 준비할 때 가장 유의해야 할 부분은 무엇입니까?

A. 자신을 믿고, 당당했으면 좋겠어요. 기업 면접 운영을 하다 보면, 너무 긴장해서 준비한 답변도 잘 보여주지 못하고 울면서 나오거나, 긴장한 나머지 말만 더듬다가 나오는 면접자들을 보면 너무 안타까웠어요.

사실 요즘 채용전형은 서류부터 인적성, 1차 면접, 합숙면접까지 길고도 험하잖아요. 면접까지 왔다면 조금 자신에게 당당해도 좋다고 생각해요. 면접까지 왔다는 건 그만큼 해당 기업에게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말이거든요.

면접 때 너무 긴장해서 정장 본인의 장점이나 본연의 모습을 잘 보여주지 못한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아요. 그래서 면접을 준비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해야 할 부분은 마인드 컨트롤인 것 같아요. 면접 때 잘 모르는 질문이나 당황스런 상황이 오더라도, 여유있고 당당하게 답변할 수 있는 담력이 있다면 면접관에게도 좋은 인상을 준다고 생각해요.

Q. 취업준비생이 잡페어와 같은 행사에 참여할 때, 가장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은 어떤 것입니까?

A. 잡페어는 기업 실무 담당자와 인사 당담자를 모두 만날 수 있는 자리에요. 자신이 희망하는 직무가 정해졌다면, 해당 직무에 대한 질문을 미리 준비하는 걸 추천해요. 사실 많은 학생들과 상담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그 중에서 해당 직무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는 인재들을 미리 확인하는 자리기도 하거든요. 해당 기업과 직무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관심있는 인재라면 인사담당자가 놓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해당 직무나 기업에 대해 관심이 없더라도, 방문한다면 다양한 직무의 협업 담당자들을 통해 미리 그 기업에 대해 경험할 수 있어요.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직무를 판단하거나 해당 기업의 문화와 복지를 알 수 있기도 하고요.

Q.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구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이 어떤 분야에 즐거움을 느끼고, 또 계속해서 그 일을 할 수 있는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그 과정이 생략된 채로 연봉이나 불확실성 때문에 급하게 입사를 결정하고, 막상 적응이 어려워서 이직을 고민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거든요. 사실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찾는다는 게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공감하지만, 답을 찾지 못한다고 해도 고민하고 결정 시간을 갖는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후회가 없거든요.

불필요한 건 타인의 시선이나 조급함 때문에 본인의 적성과 상관없이 입사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우선 입사하고 적성에 안 맞으면 다시 준비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회사 입사 후에 다른 생각을 하기 힘들어요. 그러다 보면, 적성에 안 맞아도 연봉이나 안정적인 회사생활에 안주하게 되고 새로운 도전은 단순한 꿈으로 간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Q. 대학생(또는 20대)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자기다움’이란 분야에 관심 갖고 발전했으면 좋겠어요. ‘나’라는 브랜드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아요. ‘나’라는 브랜드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잘 파악해야겠죠. 그 과정이 여행일 수도 있고, 독서나 연애가 될 수도 있어요. 자신이 어떤 지점에서 행복하고, 분노하고, 슬프며, 미치는지 자신의 희로애락의 역치(易置)를 잘 파악한다면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결정하고 나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자기다움’이 확립되면 앞으로 진로를 결정하거나 어떤 상황에서도 주변에 휩쓸리지 않고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가장 어리석으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시절에만 할 수 있는 도전을 많이 하고 경험하길 응원합니다.

이현지 기자  gvgusw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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