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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천의 안전을 책임지는 영웅들인천소방본부 소속 구조·구급·소방대원의 이야기
인천소방본부 종합상황실의 모습

구조대원

Q. 구조 활동을 할 때 어려운 점이 있습니까?

A.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은 차들이 빨리 달리기 때문에 2차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어요. 그래서 두렵기도 해요. 특히 야간에는 더 심해요. 가로등도 없는 곳이었는데 도로는 차들이 달려서 사용할 수 없었고, 난간으로 올라가서 사고 현장으로 갔었는데 나중에 보니 그곳이 고가도로여서 바로 밑이 낭떠러지였어요. 사고 당시에는 바빠서 신경을 못 썼는데 낭떠러지라는 걸 알고 나서는 등골이 오싹해지더라고요.

화재 현장에서는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고 열기로 인해 뜨거운 곳에 들어가서 구조 활동을 하는데, 저희도 사람이기 때문에 항상 두려움을 느껴요. 그럴 땐 함께 가는 동료와 장비, 그리고 저 자신을 믿고 구조 활동을 합니다.

Q. 정부 및 지자체가 소방공무원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할 분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장비를 구입할 때 고가의 장비는 어렵지 않게 예산 책정이 되는데 장갑이나 신발 같은 사소한 장비들은 오히려 예산을 쓰는데 애로사항이 많아요. 그래서 개인 장비나 공구 같은 소소한 장비들에 대한 지원이 원활하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소방차 같은 경우는 출동이 많고 험한 곳으로도 다니기 때문에 다른 차들에 비해서 노후화가 진행되는 속도가 빨라요. 그런 만큼 교체가 잘 됐으면 하는 점도 있어요.

Q. 일을 하면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요소는 무엇입니까?

A. 도로에 불법 주차된 차들로 출동이 더딜 때가 가장 안타깝습니다. 1분 1초라도 빨리 도착해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는데, 불법 주차된 차들 때문에 사고 현장에 신속하게 도착하기 힘들 때가 많아요. 그리고 현장에 도착하더라도 활동할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서 힘든 경우가 많죠. 예를 들면 창가에서 자살을 시도하려고 한다는 신고가 들어와서 현장에 가보면 창가 아래에 에어매트를 설치해서 만약 떨어지더라도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에어 매트를 펼쳐야 할 자리가 대부분 주차장이나 화단이기 때문에 사실상 에어 매트를 펼칠 수가 없어요. 그런데 언론에는 저희가 구조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보도되니까 정말 답답하고 마음이 아프죠. 저희가 활동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놓고 적극적으로 구조하지 않았다고 얘기하니까 답답하죠.

위험하다는 신고를 받고 구조를 위해 문을 파손하고 현장에 들어가는데 나중에 저희에게 파손된 문을 보상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요. 구조 활동으로 인해 저희가 책임을 물어야 할 수도 있으니까 구조 활동을 할 때 애로사항이 많죠. 위급하다는 신고를 받고 갔는데 막상 보니까 위급하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고, 생활구조대가 출범하면서 전체 출동의 반 이상이 단순히 불편한 상황임에도 소방관이 해결해준다는 생각으로 저희를 부르는 경우에요.

Q. 현재의 제도에 대해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A. 저희가 출동을 할 때는 현장에 빨리 도착하기 위해서 교통질서를 무시하면서까지 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시스템 상 출동 중에 사고가 발생하면 그 책임을 저희가 지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고 ‘내가 왜 이 일을 하겠다고 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외국의 좋은 사례나 제도들을 보면 우리나라에도 도입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아쉬움을 많이 느끼죠.

Q. 사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과 절대 하지 말아야할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A. 일단 안전교육이 일상생활에 많이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반 사람들이 사고 현장에 맞닥뜨리게 되면 당황해서 대처를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상황에서 대처를 잘 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교육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고 현장에서 주변 사람이 크게 다치거나 큰 화재가 발생한다고 하면 저희가 당황하지 마시라고 말씀을 드리기는 하는데 전달이 잘 안 돼요.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어떤 조언을 드리는 것보다는 일상생활에서의 교육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구급차 내부

구급대원

Q. ‘모세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소방차 길 터주기를 직접 경험해보신 적 있습니까?

A. 교통체증이 심한 경우에 차들이 많이 옆으로 비켜주려고 하죠. 그런데 소통이 원활한 상태에서는 비켜주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예전에 비해 크게 좋아졌다는 느낌은 많이 안 들어요. ‘조금씩 달라지고 있구나’라는 느낌은 있는데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Q. 정부 및 지자체가 소방공무원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할 분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가장 우선은 인력이죠. 구급대원은 다른 대원보다 출동이 더 많아요. 그런데 인력이 부족하니까 본인의 원래 근무 시간보다 더 오래해야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많이 근무할 때는 24시간 내내 근무를 할 때도 있어요. 근무를 하면서 계속 출동 대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쉬는 것도 편하지 않아요. 그래서 피로가 많이 쌓이게 됩니다. 인력이 조금씩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Q. 현장에 출동하면서 정신적으로 힘들거나 충격을 받는 부분이 있습니까?

A.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 때는 사고 현장에서 어린이들을 볼 때죠. 영아사망이나 어린이 교통사고 현장을 보면 마음이 굉장히 아파요.

Q. 현재 수십 년째 소방병원 건립이 지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소방관만을 위한 소방병원이 건립된다면 저희 입장에서는 당연히 최고죠. 지금은 경찰병원에서 경찰공무원과 같이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소방관에 특화된 병원이 아니다보니 소방병원이 생긴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Q. 일을 하면서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십니까?

A. 심장이 멎은 환자를 다시 두 발로 걸어 다닐 수 있게 도와드렸을 때 구급대원으로서 최고의 보람을 느낍니다. 어떤 때는 병원으로 이송하는 도중에도 다시 심장이 뛰는 분들도 있으시거든요. 그런 상황에서는 ‘우리가 살렸다’라는 안도감과 함께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Q. 지난 2013년에 SBS에서 ‘심장이 뛴다’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된 이후에 근무를 하면서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까?

A. 피부로 확 느껴지는 정도는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방송을 보시고 구급대원이 출동하는 과정이나 현장에서 어떻게 일을 하는지 좀 더 알게 되셔서 시민의식이 조금은 향상됐다고 느껴요. 예를 들면 저희가 정말 긴급한 상황이면 사이렌을 울리고 그렇지 않으면 사이렌을 울리지 않는데 방송을 통해 이런 부분이 알려지게 되고부터는 ‘모세의 기적’같은 상황이 종종 나타나기도 해요.

Q. 일반 시민들이 꼭 알아야 할 안전 상식이나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 있다면 알려주시겠습니까?

A. 주로 교통사고 현장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경추나 척추 쪽에 부상이 있는 환자에게 정확한 응급처치를 해주지 않으면 영구적인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그런데 주변 분들이 환자를 살려야겠다는 생각만으로 환자를 옮기는 경우가 있어요. 사고 난 차량이 폭발의 위험이 있거나 2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 사망의 위험이 있다면 일단 환자를 살리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영구적인 손상을 감안하고서라도 옮겨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면 구급차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가장 최선입니다. 물론 그동안 2차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주시는 것도 필요합니다. 

인천소방본부 전경

소방대원

Q. 현재 정부에서는 2017년까지 개인안전장비를 비롯한 소방 장비를 모두 교체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현장에 출동하시는 입장에서 지금까지 어느 정도 교체가 됐다고 생각하십니까?

A. 예전에 비해서는 지원이 많이 됐다고 느낍니다. 장비들이 순차적으로 교체되고는 있지만 현장에서 많이 쓰이는 장갑 같은 소모품이 부족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교체를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현장에 출동했을 때 화재를 진압함에 있어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요소는 무엇입니까?

A. 가장 힘든 건 현장에 출동하는 중에 다른 차량의 양보를 받지 못하거나 불법주차로 인해 현장에 빨리 도착하지 못하는 겁니다. 긴급한 상황일수록 빨리 현장에 도착해야 하는데 차량통행이나 불법주차로 인해 현장에 도착하는 시간이 지연된다면 그만큼 피해가 더 커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화재 현장 주변에 시민 분들이 모여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걸림돌이 아니라 정말 위험한 행동이기 때문에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심지어는 화재 진압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대원들에게 ‘무슨 일이냐’며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정말 이런 행동은 해주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Q. 소방대원이 되기로 결정한 계기가 있습니까?

A. TV에서 위험한 재난 현장을 뚫고 들어가는 소방대원을 보며 가슴이 뿌듯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들 대피하기 바쁜 와중에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그렇게 행동한다는 것을 보고 엄청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여러 직업들이 있지만 이 직업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정부 및 지자체가 소방공무원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할 분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다른 기관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인력 지원이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소방공무원은 국가직이 아니라 지방직이기 때문에 각 지자체의 상황에 따라 지원되는 규모도 지자체마다 다릅니다. 부족한 인력 안에서 교대근무로 인한 인원 부족에 현장활동을 위한 인원 보충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화재가 발생하고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까지의 시간 동안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해야 할 일 또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습니까?

A. 가장 중요한건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입니다. 우선 화재 현장을 발견하시면 가장 먼저 119에 신고를 하셔야 합니다. 그 후에 주변 사람들에게 화재 사실을 알리고 대피할 수 있도록 알려야 합니다. 화재가 크지 않은 경우에는 주변에 있는 소화기나 소화전을 사용해서 진압하면 되지만, 절대 무모하게 화재를 진압하거나 구조 활동을 하시면 안 됩니다. 안전장비 없이 화재를 진압하거나 구조 활동을 하게 되면 유독가스를 마시거나 화상을 입는 등 스스로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절대 무모한 행동은 하지 마시고 바로 대피하셔야 합니다. 

 

취재를 마치며

지난 1일, 이번 기획 기사를 위해 현직에 계신 분들의 도움을 받고자 학교 근처에 있는 인천남부소방서를 방문했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곳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은 매우 분주해 보였다. 도착한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출동을 알리는 방송이 들리기도 했다. 종합상황실에서 업무에 대한 설명을 듣는 십 여분 동안에도 계속해서 신고 접수가 들어왔다.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바쁘게 상황이 돌아가고 있었다. 1일 자정부터 오전 10시 사이에 이미 인천에서 일어난 화재·구조·구급 등으로 인한 출동이 150여 건 정도였고, 특히 구급 출동이 100건에 달한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애초에 소방공무원에 대한 기획 기사를 준비한 목적이 소방공무원의 열악한 근무 여건을 알리기 위함이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바쁘게 일을 하고 계시는 소방공무원에게 쉽게 말을 걸 수도, 사진 촬영을 요구할 수도 없었다. 오로지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해 구성된 기관과 그 구성원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왜 이렇게 부족한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았다.

매번 선거철이 다가오면 여러 정당의 후보들이 민심을 얻기 위한 카드 중 하나로 ‘소방공무원의 처우 개선’을 들지만, 실제로 입법에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다만 이번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표창원 국회의원이 적극적으로 소방공무원의 처우 개선을 위한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며 이번에는 제발 달라지는 점이 있기를 기원한다.

마지막으로, 오늘 이 시간에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계시는 모든 소방공무원께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하루빨리 그들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제도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이현지 기자  gvgusw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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