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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 분야의 거장, 박영신 교수를 만나다

2016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교육학 분야 1위로 선정되신 박영신 교수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1. 2016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교육학 분야 1위로 거장에 선정되셨는데 이에 대한 소감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내가 많은데 비해 대단히 과분한 평가를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연구에 몰입해온 30년 동안의 삶의 과정들을 회고해볼 때, 여러 분들에게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가슴에 뭉클한 감동을 느낍니다.

 

2. 논문 수 (88편), 인용 횟수(1257번), 논문 인용 지수(22)로 모두 1위를 기록하셨는데 이렇게 열정적으로 연구하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부모님께서 교육적 관심을 두시고 기대를 하시면서 굉장히 긍정적 피드백을 성장 과정에서 많이 해주셨어요. 그것이 참 마음에 힘이 됐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사람이 돼야겠다’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주위에서의 정서적 지원과 긍정적 피드백이 이를 도와 어떤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 올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성취의 가장 큰 원동력은 어렸을 때 부모님의 교육적 관심과 기대 덕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성취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현재 교육 심리학에서도 부모 자녀관계 이런 것을 연구하게 된 것도 성장과정 속에서 그러한 현상들에 많은 관심을 두고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부모님이 큰 영향을 주셨다 볼 수 있죠.

 

3. 대학원 석사 시절부터 30년 이상 청소년에 관한 연구를 하실 정도로 청소년에 관한 연구가 지속해서 이뤄진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처음에는 청소년의 여러 가지 심리 행동 특성에 관해서만 관심을 가졌습니다. 왜냐면 결국 수 십년 뒤에는 현재 우리 사회의 청소년들이 국가의 미래가 되잖아요. 그러니까 ‘우리 청소년 심리와 행동에 관한 연구가 되게 중요하다’라는 생각을 했던 거죠. 그러다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교수가 됐습니다. 제가 청소년에 관한 연구를 심도 있게 해서 우리 제자들에게 이것을 잘 전달하면 이분들이 여기 4년 다니는 동안 뭔가 교육에 대한 깨달음을 가질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것을 나중에 이 학생들이 중고등학교 선생님이 됐을 때 제자를 교육할 때 의미 있는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길 바랐어요. 이렇게 된다면 ‘제가 하는 연구가 단순히 이론적 연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삶에 현장에 의미 있게 이바지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청소년에 대한 연구를 하다 보니까 청소년들이 상대하는 대상은 성인이잖아요. 부모와 선생님 모두 성인이니까 그래서 ‘청소년을 제대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청소년만 연구하지 말고 성인에 대한 연구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는 서양의 이론에 따라 연구가 진행됐습니다. 근데 국내 모습과 서양 이론이 상당 부분은 일치하는데 안 맞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안 맞는 부분을 처음에는 내 잘못이라 생각하고 계속 서양에서 검증된 이론에 국내 모습을 맞춰 보려고 계속 연구했습니다. 그런데 한참 아무리 여러 번 반복해서 봐도 서양의 이론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 다른 부분들이 계속해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청소년, 성인들이 서양 사람들과는 확실히 무언가 다른 면이 있다’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서양의 이론을 그대로 검증하는 연구가 아니라 우리나라 청소년 우리나라 성인들의 심리와 행동 그 자체를 정확하게 찾아보려는 노력을 좀 장기간 해오게 됐습니다.

 

5. 한국 사회문제 심리학회 부회장, 한국 여성 심리학 학회장 등을 역임하시면서 교내뿐만 아니라 교외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시는데 힘드시지는 않으신가요?

 

제가 한국여성심리학회 회장, 한국 인간 발달학회 회장 그렇게 두 군데에서 회장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시간 관리 측면에서 연구에 몰입하는 그런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다른 부분은 최소화하려 합니다. 그런데 학회장은 사실 시간이 많이 드니까 안 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지만 어쩔 수 없이 하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연구를 하면 학회활동을 하게 되니까 학계에서 계속 활동을 하게 됩니다. 학회는 연구한 것이 학회지에 출판하고 발표하고 연구 성과를 같이 논의하고 토론하는 장입니다. 그래서 몇 십년 동안 학회에서 쭉 활동하다 보니까 어느 정도 나이가 됐을 때 학회에서 봉사해 달라 요청 하더라고요. 그런데, ‘바빠서 못 한다’ 이럴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두 학회의 학회장을 맡아서 봉사했었는데 그 굉장히 일이 많았지만, 그것을 하늘이 준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그 기간에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후학들이 학문 활동을 할 수 있는 그런 기반을 만드는데 내가 조금이라도 이바지할 수 있다면 해야지’ 하면서 학문 활동의 일환이었기에 이를 사명으로 생각해서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6. ‘아버지가 딸에게 들려준 이야기들’ 책을 저술하신 것처럼 교수님께 부모님의 영향이 크셨던 것 같습니다.

 

제 아버님은 고생을 많이 하시고 자녀 교육을 위해서는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또 여력이 남으시면 많은 장학금 기부와 어려운 노인들을 위한 일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일종의 사회 환원이셨죠. 무명의 농부로서 그래서 제가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제가 아버지의 삶에 감동을 하여 의미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세계적 심리학회인 아시아사회심리학회에 처음으로 제가 아버님 성함을 따서 ‘박정헌 소장학자상‘을 제안 했고, 학회에서 받아들였습니다. 그 후 생각해보니 경제적 여건이 열악한 나라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곳은 훌륭한 학자가 있어도 경제적 여건이 안돼 국제 학술대회에 참가 못 하는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학자들을 위해 어머니의 이름을 따 ’정태곤 소장학자상’도 만들었습니다. ‘정태곤 소장학자상’은 좋은 논문을 쓴 학자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몹시 어려운 나라에서 이 국제 학술대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상과 함께 여행 값을 수여하는 것입니다.

 

7. 1993년도부터 인하대 교수로 재직하셨는데 교육학을 연구하시면서 본교 학생들의 모습 또한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으셨던 것 있으신가요?

 

인간의 발달 단계를 태어나서부터 노년까지 전 생애 발달의 측면에서 보면 청소년기라는 시기가 갖는 발달 과업 독특성은 과거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그러나 사회 변화 시대 변화에 따라서 드러나는 현상들은 많이 차이가 있긴 합니다. 이제 쭉 연구를 해보면 한국 사람들이 가진 토착적인 심리는 변하지 않는 면들이 있습니다. 외면적인 현상은 차이가 커 보이지만 실제 연구를 해봤을 때 우리 문화에서 변하지 않는 일관된 의식들에 대해 참 놀랍게 생각이 됩니다. 예를 들어서 20년 전에 제가 한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를 했고 또 최근에도 한 20년이 지나서 한국 청소년의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를 했습니다. 공통으로 청소년들에게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이 뭐냐 했을 때 학업 스트레스라 답했고, 또 그랬을 때 가장 도움을 받는 사회적 지원을 주는 사람이 누구냐 했을 때 친구로부터 가장 도움을 받는다고 대답했습니다. 어떤 도움이냐 물어봤을 때는 정서적 도움이라 대답했습니다. 이런 결과들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습니다. 또 성취와 같은 주제를 물었을 때 너희들이 생활하면서 가장 자랑스러운 성공 경험이 뭐냐 물으면 공부를 잘했을 때 학업 성취를 대단히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네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그러한 학업 성취를 이루는 데 가장 도움이 된 사람이 누구냐 물어보면 대부분 부모라고 응답합니다. 그럼 부모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았냐고 물으면 정서적 도움을 받았다고 대답합니다. 청소년들이 힘들 때 위로, 격려, 칭찬 이런 정서적 도움을 받은 것이 자신이 성취해 나가는데 굉장히 도움을 받았다. 이런 반응들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일관되게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한국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결과들이라 볼 수 있습니다.

 

8. 앞으로의 연구 방향

 

지금 제가 그동안 쭉 연구한 것들을 주제별로 모아서 현재 그 문화심리학 총서라고 해서 책으로 계속 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주제별로 묶어서 책을 내면 해당 주제에 관심 있는 분들이 한 권에서 같은 주제로 쭉 볼 수가 있잖아요. 그동안 나온 책은 한국인의 성취, 한국 청소년의 일탈 행동과 학교폭력, 한국인의 스트레스라는 주제로 썼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한국인의 효도와 노부모 부양이라든지 한국인의 신뢰라든가 이런 여러 한국인의 토착 심리를 쓰고 싶습니다. 즉, 청소년과 성인들의 심리를 정리하는 작업을 앞으로 하고 싶습니다. 지금도 하고 있고 그동안 몇십 년 동안 했던 연구들을 기초로 해서 주제별로 계속 이러한 문화심리학 총서 저서를 집필하면서 이 학문을 저 나름대로 그동안 공부한 것을 정리하고자 하는 그런 노력을 앞으로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학문적인 것이 아니라 ‘아버지가 딸에게 들려준 이야기들’과 같이 제가 그동안 연구를 하면서 얻은 여러 가지 깨달음을 비전공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책을 쓰는 것입니다. 쉽게 써도 제 깨달음이 다 녹아 들어갈 수 있습니다. 교육 심리학은 일반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우리의 일반적인 삶 속에 다 응용 할 수 있어서 이런 책들을 계속 쓰고 싶습니다.

연구를 통해 우리 고유의 소중한 정신을 많이 알게 됩니다. 서양을 자꾸 따라가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선조들의 삶 속에도 대단히 지혜가 많습니다. 물론, 우리가 서양에서 배워야 할 것도 많지만 우리의 정신 속에서도 소중하게 지켜야 할 귀한 정신적 가치들이 있습니다. 이를 잘 발굴한다면 앞으로 인류의 평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그런 자랑스러운 우리의 소중한 정신들을 세계 속에 밝혀 우리의 정신을 세계에 좀 알리는 그런 일을 하고 싶습니다.

 

9.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말씀

자연은 삶의 스승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의 법칙은 대단히 정직합니다. 우리 인하대 여러분들은 인생의 봄에 있습니다. 그래서 가을에 결실을 이루기 위해서는 봄의 시기에서 목표를 분명하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목표를 향해서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최선의 노력을 해나가는 삶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즉, 자연의 법칙은 정직하기 때문에 그대로 거두는 것이니까 장기적인 안목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여름에 홍수가 오고 가뭄이 든다 해도 실망하지 말고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어려움이 있어도 장기적인 목표를 확실하게 세우고 그것을 향해서 꾸준히 정진해 나가면 반드시 어떤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봅니다. 그게 나는 이 자연이 주는 교훈이라고 보는 것이죠. 근시안적 삶의 태도를 지양하해야 합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인생의 봄에 있으니까 가을이 눈에 보이진 않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그런 비전과 꿈과 목표를 분명히 하고 정진하면 분명히 가을에 멋진 결실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도 그동안 살아오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좌절하고 포기했다면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히 이 목표를 분명히 하고 흔들림 없이 노력해왔기 때문에 지금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나영현  13ny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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