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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돈에 허덕이는 대학들
일러스트 최효정 기자

현재 국내 대학들의 가장 큰 근심 중 하나는 재정난 문제다. 국내 대부분의 대학은 학령인구의 감소 등으로 인해 재정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4년 기준 4년제 사립대학의 운영수입 대비 등록금 의존율은 평균 63.2%로 전체 운영수입의 3분의 2가량을 등록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사립대학 등록금 인상률은 2012년에서 2015년까지 각각 –3.9%, -0.45%, -0.31%, 0.05%를 기록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립대학이 등록금을 인하했거나 동결했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운영수입의 대부분을 등록금에 의지하는 많은 대학들은 재정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대학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를 둘러싼 많은 논란들로 인해 대학 재정 문제는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정부는 대학구조개혁평가와 대학재정지원사업을 실시하며 대학들의 재정 문제를 타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대학구조개혁평가

 

학령인구가 급감함에 따라 정부는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책으로 대학구조개혁평가 제도를 도입했다. 이 평가는 교육부가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모든 대학을 A등급부터 E등급까지의 다섯 단계로 평가해 이에 맞는 조치를 행하는 제도다. 평가는 두 단계를 거쳐 이뤄진다. 1단계 평가에서 그룹 1과 그룹 2를 구분한 뒤 2단계 평가에서 그룹 1 대학들은 A, B, C 등급으로, 그룹 2 대학들은 D, E로 구분한다. 이러한 평가를 통해 정부는 등급별 재정 지원을 차등적으로 시행한다. 또한 하위 등급의 대학들에 대해선 정원 감축조치를 취하고 있다.

D등급 대학에게는 기존 정부 재정 지원 사업은 지속되지만 신규 사업이 제한되고 국가장학금 II유형 또한 미지급된다. 또한 학자금 최소 대출 대학 지정과 정원의 10% 감축 권고를 받게 된다. E등급 대학으로 지정될 경우 정부 재정 지원 사업이 제한되고 국가장학금 II유형과 더불어 I유형도 미지급된다. 또한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이 전면 제한되고 정원의 15%감축 조치를 받게 된다.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D등급 대학은 16개교로 △경주대 △금강대 △상지대 △세한대 △수원대 △청주대 △KC대 △한영신학대 △호원대 △경북과학대 △고구려대 △상지영서대 △성덕대 △송곡대 △송호대 △한영대 등이다. E등급 대학은 △대구외국어대 △루터대 △서남대 △서울기독대 △신경대 △한중대 △강원도립대 △광양보건대 △대구미리대 △영남외국어대 △웅지세무대 등 11개교로 발표됐다. 위의 대학들은 정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이 제한되고, 인원 감축문제를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재정 위기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됐다. 대학구조개혁평가는 일부에서 ‘지방대 죽이기’ 등의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현재로선 정부의 재정지원 가능 대학을 선별하는 유일한 방안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대학구조개혁을 통해 선별된 대학이 참여할 수 있는 주요 대학재정지원사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에이스사업

 

에이스사업은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dvancement of College Education)의 줄임말로 2010년부터 시행된 사업이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이 사업은 ‘대학의 자발적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 혁신 노력 지원’을 사업 목적으로 삼고 있다. 2016년 사업비는 총 594억 원으로 지원 대상은 32개교 내외다. 매년 29개교의 계속지원 대학과 3~4개교의 신규 대학을 선정해 사업을 진행하며, 대학 당 평균 20억 원 내외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올해는 △숭실대 △배재대 △선문대 등이 신규대학으로 선정돼 29개의 계속지원 대학을 포함한 32개 대학에 588억 원의 지원금이 배정됐다.

 

코어사업

 

코어사업은 대학 인문역량강화사업(initiative for COllege of humanities’ Research and Education)의 줄임말로 국내 대학의 인문학 진흥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다. ‘대학의 인문학교육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사회적 여론을 반영해 교육부가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낮은 취업률 등을 이유로 인문학을 외면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업 선정 대학으로는 △가톨릭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한양대 △카톨릭관동대 △경북대 △계명대 △동아대 △부경대 △부산외국어대 △전남대 △전북대 △충북대 등 16개 대학이다. 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은 학교별로 인문기반 융합 모델, 기초학문 심화모델 등 특화된 인문학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한편 코어사업은 인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시도라는 의견과 실속 없는 돈 낭비라는 의견이 대립해 찬반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프라임사업

 

프라임사업은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Program fro Industrial needs-Matched Education)의 줄임말이다. 이 사업은 인문·예체능계 규모를 줄이고 이공계를 늘려 산업의 수요에 맞게 정원을 조정하는 대학을 선정해 2016년부터 3년간 총 6000억 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업은 학교 당 연간 약 150억 원을 지원하는 대형 사업과 약 50억 원을 지원하는 소형 사업으로 나뉘어있다. 프라임 사업에는 △숙명여대 △동의대 △이화여대 등을 포함한 21개 대학이 선정됐다. 이번에 선정된 21개 대학의 정원 이동 규모는 총 5300여 명으로 인문사회계열의 정원이 2500여 명이 감소하고 공학계열은 4400여 명이 늘었다. 한편 본교도 프라임 대형사업에 지원을 했으나 학내 구성원의 반발 등의 이유로 사업에 떨어져 논란을 불러일으킨바 있다.

 

평단사업

 

평단사업은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의 줄임말로 산업수요에 맞춘 인력 양성과 선취업 후진학자 지원을 위해 교육부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성인학습자들에게 추가 학습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진행된 이 사업에는 본교를 포함한 △대구대 △명지대 △창원대 △부경대 △서울과기대 △제주대 △동국대 △한밭대 등 9개의 대학이 선정됐다. 한편 이화여자대학교도 사업대상으로 선정됐으나 평단사업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거센 반발로 철회됐다. 학생들은 학교가 등록금 수익을 늘리기 위해 학위장사를 한다며 사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고, 결국 학교는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보완이 필요한 재정지원사업

 

정부는 위에서 소개한 4개의 재정지원사업과 더불어 △고교정상화사업 △대학특성화사업 △산학협력선도대학사업 △여성공학인재양성사업 △BK21플러스사업 등 9개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들에는 전국 127개의 대학이 선정돼 다양한 규모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사업 선정에도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나타났다. 이화여대는 교육부가 진행하는 9개 사업 중 8개 사업에 선정됐고 성균관대는 7개 사업에 선정됐다. 5개 이상 사업에 선정된 대학은 총 25개교인 반면 1개의 사업도 선정되지 못한 대학이 76개교에 달했다.

올해 교육부 재정지원 사업에서 100억 원 이상을 지원받는 사립대는 10여 개에 달한다. 특히 성균관대는 340억 원을 지원받아 재정지원액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이와 같이 국립대보다 많은 지원을 받는 사립대가 늘어남에 따라 일부에선 국립대 재정지원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열린 국공립대 프레지던트 컨퍼런스에 따르면 2000년에 비해 2015년 국립대의 고등교육 예산 비중이 30% 넘게 줄어든 반면 사립대의 예산 비중은 40% 가까이 증가했다. 국립대도 재정난의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 현실이다.

 

학령인구의 감소

 

이와 같이 정부가 대학구조개혁평가와 다양한 대학재정지원 사업을 실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대표적으로 꼽히는 원인은 학령인구의 감소다. 2016년 현재 대입정원은 57만여 명이지만 2020년 수능 지원자 수는 48만 3천 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이에 정부는 2023학년도까지 대입정원의 16만 명을 감축한다는 방침을 제시했고, 그 수단으로 대학구조개혁평가를 활용하고 있다. 학령인구의 감소는 비단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초·중·고등 학생의 수는 663만 5천여 명으로 전년보다 18만 4천여 명 감소했다. 인구절벽에 따른 학령인구감소는 사회전반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다.

학령인구 감소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저출산 문제가 꼽힌다. 유럽연합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2명으로 G20국가 중 가장 낮았다. 이는 대표적인 저출산 국가인 일본(1.4명)보다 낮은 수치로 가히 세계 최저수준이다. 한 해 출생아 수 또한 1970년 101만 명에서 2013년 44만 명으로 40년간 50%가 넘는 감소를 보이고 있다. 저출산 문제는 학령인구와 노동 가능인구를 줄이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다.

현재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대학구조개혁과 재정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저출산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 저출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경제적인 부담을 꼽을 수 있다. 아기를 임신한 산모는 각종 검사를 받아야하고 출산 후에는 아기의 예방접종도 해야 한다. 또한 산모들은 출산 후 일정기간 산후조리원도 이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의 대부분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부부가 부담해야 하는 것이 국내 실정이다. 만약 아이가 장애인이라면 부모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정부는 사교육비 절감정책 등을 통해 출산율의 증가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당장 출산율의 증가에 많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당장 아기를 키워야하는 젊은 부모를 위한 정책을 내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맞벌이부부가 보편화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고려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유아보육시설의 확충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현재 교육부가 2017학년도 재정지원제한 대학을 발표하면서 많은 대학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재정지원제한에서 제외된 대학들은 일단 대학 재정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반면 제한대학으로 선정된 대학들은 학교 경영과 신입생 충원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퇴출 위기를 겪고 있다. 실제 일부 대학은 총장과 교무위원이 일괄 사퇴하기도 했다. 많은 대학들이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서동령 기자  seodongry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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