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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음악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몸짓, 2016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지난 8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올해로 11년차를 맞은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작년 10주기보다 더욱 탄탄한 라인업이라며 많은 기대를 모은 이번 페스티벌은 그 기대에 힘껏 보답했다.

쉴 틈 없는 공연의 연속

8월 13일, 10년간 단 한 해를 제외하고 언제나 비가 내렸던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답지 않게 햇빛이 내리쬐는 무더운 날이었다. 기자는 본격적으로 사람들이 많아지는 4시 무렵에 입장했다.

제일 처음 본 공연은 ‘제이레빗’이었다. 오전 공연부터 소위 ‘빡센’ 음악으로 가득했던 공연장은 제이레빗의 공연으로 조금 소강상태였다. 그러나 힐링 뮤직이라는 별명답게 좋은 공연을 보여줬다. 그 다음으로 ‘10cm’가 메인 스테이지인 펜타포트 스테이지’에서 공연을 했다. 메인 스테이지 첫 공연을 연 ‘데이브레이크’는 “10cm가 메인 스테이지에 서다니 말도 안된다”며 농담했고 이에 10cm의 보컬인 권정열은 “우리가 오늘 라인업 중 가장 락페(록 페스티벌)에 어울리는 팀”이라고 맞받아치며 공연을 시작했다. 10cm의 음악 특성상 ‘슬램’이 나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날 만큼은 관중들이 록 페스티벌다운 슬램을 보여줬다.

올해 재결합을 한 미국의 포스트 하드코어 록 밴드, ‘앳 더 드라이브-인(At the Drive-In)’은 이번이 첫 내한공연이다. 20년이 넘는 밴드 역사에도 불구하고 긴 공백으로 인해 국내 인지도는 높지 않다. 따라서 해외 아티스트임에도 낮 시간대의 서브스테이지에 배치됐다. 그러나 마이크 스탠드를 두 동강 내며 시작된 공연은 전 시간대 10cm와는 전혀 다른 무대를 연출했다. 당시 공연장 안에서는 슬램은 물론이고 모슁과 서핑을 볼 수 있었으며, 특히 보컬인 세드릭 빅슬러도 공연 막바지에 이르러서 관객들과 함께 서핑을 선보였다.

2010년 데뷔한 이후 애플 아이팟 광고 음악으로 큰 유명세를 탄 혼성 인디 록 밴드 ‘그룹러브(Grouplove)’ 역시 비교적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메인 스테이지에 섰고, 기대 이상으로 보답했다. 특히 홍일점인 해나 후퍼의 분홍색 쫄쫄이 복장과 역동적인 춤사위에 관객들은 열광했다.

한국의 3인조 일렉트로닉 록 밴드 ‘이디오테잎(IDIOTAPE)’은 말 한마디 없이 연속되는 공연으로 유명하다. 이번 공연에서도 서브 스테이지임에도 불구하고 그 명성에 걸맞게 관중들을 휘어잡았다. 한국의 민주화 시위 장면을 편집해 놓은 영상을 무대영상으로 사용했는데, 이 역시도 큰 호응을 얻었다. 이디오테잎은 경력이 오래된 아티스트고 웬만한 페스티벌에서 헤드라이너로 섭외 돼도 이상하지 않은 거물 밴드임에도 서브 스테이지의 서브 헤드라이너로 공연을 한다는 점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재작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서브 스테이지로 첫 내한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일본의 메탈코어 밴드 ‘크로스페이스(Crossfaith)’는 올해 메인 스테이지의 서브 헤드라이너로 섰다. 보컬인 코이에 켄타는 “2년 전에는 서브 스테이지에서 공연을 했지만 오늘은 메인 스테이지에 올랐다”며 기뻐했다. 소위 ‘달리는 음악’을 하는 밴드답게 관중들은 슬램과 모슁, 서핑은 물론이고 월 오브 데스까지 하며 신나게 즐겼다.

명불허전 헤드라이너

평균연령 21세의 영국의 신인 밴드 ‘낫싱 벗 티브스(Nothing But Thieves)’는 서브 스테이지의 헤드라이너에 올라 경력에 비해 큰 무대에 서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지만 이 날 공연으로 그 모든 논란을 잠재웠다. 밴드는 공연 직전에 트위터로 ‘오늘이 우리의 첫 헤드라이너 공연이다’라며 좋아했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밴드답게 여성 관객들의 반응이 특히 뜨거웠다. 초반에 음향 문제가 있었지만 금방 제자리를 찾았고 데뷔 2년 차 밴드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연을 보여줬다. 관객들 역시 뜨거운 반응으로 대답했고 밴드 멤버들이 후에 트위터로 감사를 표했다.

이날의 진정한 주인공, ‘위저(Weezer)’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의 무대를 선보였다. 위저는 이미 두 차례 지산 록 페스티벌을 통해 내한한 경력이 있고 국내 인기도 높아 관객들과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줬다. 대표적인 친한파 음악가답게 앵콜곡으로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를 불렀다. 이 곡은 지난 내한공연 때 불렀던 바 있다,

망설였던 당신, 망설이지 마세요

한국의 대중음악 시장에서 록 장르는 주류라고 불리기 힘들어졌다. 각종 록 페스티벌의 라인업 중 알고 있는 아티스트가 몇 되지도 않는데 재미있게 놀 수 있을지 걱정부터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청춘이라면 한번쯤 록 페스티벌에 가보는 것도 좋다. 잘 모르는 노래일지라도 베이스 드럼이 쿵 하고 울리는 순간, 당신의 몸은 저절로 움직일 것이다.

록 페스티벌은 주로 여름에 개최되기 때문에 쉽게 지치지 않는 체력이 필요하다. 공연장에 가면 물을 파는 ‘워터바’가 곳곳에 있으므로 수시로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관중들이 밀착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은 짐은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최창영 기자  sunmoon10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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