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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입시부정

 지난 수능에서의 휴대전화를 통한 입시부정 및 대리응시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예견된 범죄에 대한 대책이 안일했다는 점, 규모가 예상 외로 크며 조직적이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우리 사회는 경악하였지만 무엇보다 우리에게 충격을 주는 것은 이러한 부정행위를 묵인하거나 방조한 교사와 학부모의 존재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 전반적으로 만연된 자기중심주의와 도덕불감증이 교육의 현장을 처절하게 유린한 현실 앞에서 모두는 망연자실할 뿐이다.
 입시부정 사건은 천파만파로 교육행정당국과 치안당국에 대한 질타로 이어졌고, 급기야 부총리의 대국민 사과가 뒤따랐다. 또한 그 여파는 곧바로 이어지는 각 대학별 입시행정에 이어졌다. 제2차 수시전형과 정시모집 등에 있어서의 논술, 심층면접 등을 앞둔 각 대학들은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수능시험과 달리 각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전형의 경우 상대적으로 관리감독이 허술하며, 이를 겨냥한 의도적인 부정행위 앞에 상당한 취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사실 시험에 있어서 부정행위는 인류에게 시험이란 것이 생겨남과 동시에 사적이고 원시적인 방법으로 언제나 존재했었다. 그렇지만 부정의 기술이 첨단 문명의 이기와 결합하고, 이것이 공공연히 조직적인 연습을 통해, 국가고시에서 그것도 국가의 지성과 양심을 대표하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시험에서 사용된다는 점에서 문제는 심각하다. 고사장 주위의 기지국을 차단한다는 둥 전파차단기 또는 전파방지봉을 설치한다는 둥 관계법률을 개정한다는 둥 방지대책을 마련한들 이미 터진 봇물이요 경찰 피해다니는 도둑과도 같은 이치라서 의도되고 계획된 부정을 근본적으로 막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예비고사와 본고사, 학력고사, 수학능력시험 등으로 변천해온 대입제도와 그에 대한 운영 및 관리에 있어서 치명적인 한계가 드러났다. 동시에 교육에 있어서 학교와 가정과 국가 사이의 살뜰한 상호협조체제가 다소 허약해 보이기 시작했다. 조변석개식으로 안정적이지 못했던 대입제도, 안일 위주의 교육행정과 같은 하드웨어적 결함과 도덕불감증, 자기 중심주의, 학력지상주의와 같은 소프트웨어적 결함이 결합하여 우리 입시제도와 교육환경은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 점검하고 개선하기 위해 우리가 마련해야할 대책은 근본적이고 총체적이어야 한다.
 원칙적으로 따져 보면 대학입시는 사실 대학 자신의 영역에 해당된다. 따라서 이는 본질적으로 교육의 공급자인 대학과 수요자인 학생 사이의 관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학입시는 불필요하게 사회의 모든 영역이 개입되어서 대학입시를 둘러싸고 거국적인 과부하가 걸려있다. 대입이라는 사안의 중대함을 감안하더라도 무언가 어디에선가 출발이 잘못 되어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학생선발의 권한을 일정 정도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대학 측으로부터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은 대입의 본질을 생각해보면 필연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대입에 있어서 대학 측에 관리권한을 일정 정도 부여하고, 대학 또한 관리능력과 국민적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고심해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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