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처음 게임회사에 입사해 기획 담당 업무를 한 K씨. 그는 당시 중소기업
인 게임회사에 입사해 지금까지 6년간 여러종류의 모바일 게임을 탄생시켰다. 모바일
게임 태동기부터 업계에 종사해왔다는 K씨의,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던 6년이라는 시
간을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Q. 일반적인 기업에서 어느 정도 직급이신지
A. 직급 같은 경우는 회사마다 다른데, 나처럼 6년이면 다른 회사로 치면 파트장, 매
니저 정도라고 보면 된다. 처음에 있던 회사는 상사와 같이 사원, 주임 이런 직급이었고
다녔던 회사 중에는 직급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거기는 매니저와 사원만 있었다.
Q. 최근 몇 년 동안 모바일 게임 시장이 많이커졌는데 체감할만한 임금인상이나 처우개선이
있었는지
A. 처음에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기본급이나 복지가 꽤나 좋아졌다. 게임업계는
대부분 성과제라 임금도 얼마나 성과를 내냐에 따라 차이가 크다. 단순히 연봉만 보자
면 2010년도 당시와 비교했을 때 신입사원연봉이 7,80%정도 올랐다.
처음 입사했던 A회사에서 같이 일을 했던 팀원 중에 한분은 다른 회사에 신작 개발
팀으로 들어갔다. 신작개발의 경우는 흥하거나 망하거나 둘 중 하나인데 이 분이 개발
한 게임이 대박을 쳐서 나보다 입사가 늦었음에도 연봉도, 직급도 높다.
처우도 많이 향상됐다. 내가 처음 입사했을 당시에 게임회사는 지금처럼 큰 회사들
이 부각돼 있던게 아니라 작은 중소기업이대부분이었다. 이러한 회사들은 피쳐폰 시
절부터 게임을 만들던 회사들이었고, 당시가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는 과도기였던 점도
있어 대우가 많이 열악했다. 휴가도 마음대로 못쓰고 심지어 경조사에도 회사를 쉬기
가 쉽지 않았다. 지금은 업계의 복지나 임금부분이 많이 화제가 되면서 당연히 챙겨줘
야 할 것 들을 챙겨 주기시작하고 생일에 파티를 해준다던지 하는 개개인에 대한 대접
도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Q. 몇 년 전부터 게임중독법으로 인해 게임업계에 대한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 모바일 게임 업
계는 어떤지
A. 모바일 게임과 관련해서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모바일 게임 업계는 게임물
등급 위원회가 발족 되고부터 어느 정도 규제가 이뤄지기 시작했는데 이도 그다지 엄
격한 규제는 아니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대부분 시장 자율심의에 맡기긴 하지만 특
정 게임이 논란이 되면 등급 위원회에서 움직인다고 보면 된다. 이러한 논란이 있을
때 마다 심의를 통과하기가 힘들어 지는 경향은 있다.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 가장 많
은 논란이 되는 부분은 선정성이고 그 다음이 사행성이다.
요즘은 게임회사들이 국내서비스 만을바라보고 게임을 개발하기에는 개발규모가
커지고 인건비도 올라가서 글로벌시장까지 바라보고 게임을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신경 써야 될 것이 각 나라마다 심의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중국의 경우
엔 여성캐릭터의 가슴 윤곽이 도드라지거나 의상에 해골모양의 액세서리나 문양이
들어가면 안된다. 캐릭터의 뼈가 보이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유럽권, 특히 독일은 캐릭
터의 연령대가 10대 초반 미만으로 특정되는 캐릭터가 선정적인 포즈를 하면 안된다.
근데 애매한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우리나라는 어물쩍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독일은
무조건 안된다고 보면 된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공개적으로 서비스 되는 게임은 생각보다 기준이 엄격하다. 예
를 들면 만화 ‘원피스’에 나오는 것처럼 ‘꼬마 같은 작은 캐릭터가 자신의 몸집에 맞지
않는 큰 칼을 휘두른다’ 이런 건 판타지라서괜찮다. 반면에 그 캐릭터가 작은 사시미 칼
을 들고 휘두른 다면 심의를 통과할 수 없다.현실성 있는 흉기면 안된다.
사행성의 경우 보드게임이 대표적인데,돈 받고 게임머니를 사고 파는 건 절대 안된
다. 최근엔 ‘가차’, 흔히 말하는 ‘뽑기 시스템’의 경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 게임물
등급 위원회에서 움직인다. 주도적으로 움직이진 않는데, 게임이 잘나가다보면 부작
용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정리하자면 여태모바일게임 업계까지 법이 적용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직접전인 규제는 거의 없다고보면 된다.
Q. 평범한 회사원과 차이점은 어떤 점이 있는지
A. 평범한 회사원과는 세부적인 부분은 다르지만 큰 그림으로 보자면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일반 회사의 영업사원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를 위해서 움직이는 데 게임회
사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게임개발 같은 경우는 중간에 버그가 나오면 다 그 버그에
매달린다. 일반적인 회사의 경우도 냉장고를 만드는 회사라고 치면 개발단계에서 그
냉장고에 하자가 생기면 다 그곳에 달라붙지 않나. 생각보다 크게 다르진 않다.
Q. 지금까지 게임업계에 종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A. 게임업계 특성상 야근이 많다. 그리고목표를 정해놓고 움직이게 되는데, 공장처
럼 ‘이 부품을 몇 개 생산하자’는 게 아니라맨 땅에 헤딩하기처럼 ‘유저들이 좋아할 만
한 콘텐츠를 개발하자’하고 시작을 한다.여기서 어려운 점이, 마감 일정은 정해져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뭘 해야 될 지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 예를 들면 다음 주
금요일까지 아이디어를 내라고 들었는데목요일까지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아 결
국, 그날 밤샘하고 금요일 아침에 어찌어찌아이디어를 짜내서 넘어 간 경우도 많다.
나올 때 까지 해야 된다는 점이, 어찌 보면예술 계열이나 글을 쓰거나 만화를 그리는
부분과 닮았다.
Q. 게임업계에서 일하면서 좋았던 점은?
A. 게임업계 기획자들은 대부분이 게임이좋아서 들어온다. 이런 경우 자기가 좋아하
는 분야와 일이 겹치기 때문에 열심히 할 수있는 동기부여가 된다. 나도 지난 회사에 입
사하기 전에는 그 회사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자신이 이용 중인 게임의 회사에 들어가
게 될지는 몰랐다. 모바일 게임에 한정하지않고서라도 블리자드와 같이 대형 게임회
사에 들어가는 경우를 봐도 게임이 좋아서입사한 경우가 많다. 물론 게임이 좋아서 들
어왔더라도 이를 일로서 하게 되면 싫어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나도 처음에는 좋았는
데 지금은 약간 회의감이 들긴 한다. 하지만그만두진 않을 것 같다.
Q. 일을 하면서 가장 대응하기 어려웠던 사건은?
A. 예전에는 한명이 여러 업무를 겸임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기획자이면서
테스터이면서 고객센터도 담당해야 했다. 당시엔 기획자로 게임회사에 들어왔더라
도 아침에 출근해서 전화응대도 해야 됐고 문의 메일에 답변도 했었다. 전화 응대를
하게 되면 흔히 문의 받는 내용이 ‘특정한 아이템이나 캐릭터가 지나치게 강한 것 같
은데 왜 수정 안해요?’같은 질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업데이트와 관련된 대외
비라서 내용을 말을 못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그 사람이 질릴 때 까지 죄송하다고만
말했다. 지금은 분업화도 확실해져서 그렇지 않다.
Q. 게임을 개발하는 데에 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가 있는지
A. 차이라고 해봤자 어떻게 사람이 배치되고 운영되느냐의 차이 밖에 없다. 예를 들
면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사람을 모으게 되는데 이걸 ‘테스크포스’라고 한다. 이 경우
작은 회사는 사람을 새로 뽑는데 큰 회사는 기존의 사람을 가져다 쓴다. 인력 운용에 차
이가 있을 뿐이지 대략적인 과정은 똑같다. 특수한 경우로는 ‘스타트업’이라는 게 있
다. 간단하게 ‘우리 게임 만듭시다’ 하고 모여서 팔고, 다 흩어지는 것이다. 요즘도 많이
하고 있다. 뜻있는 사람들끼리 스튜디오에모여서 프로젝트를 완료할 때 까지만 같이
일하고 이게 끝나면 만들어진 게임을 다른배급사와 협상을 해서 계약을 하거나 매각
을 해서 팔고 흩어진다.
Q. 게임을 개발 하는데에 보통 어느 정도 걸리는지
A. 평균 6개월 정도 걸린다. 근데 이게 게임마다 좀 다른 게 대작 같은 경우는 당연히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얼마 전에 대박 난‘히트’는 개발하는 데 1년 넘게 걸렸다. 반면
에 퍼즐게임 같은 경우는 짧으면 4개월 만에나오기도 한다. 큰 회사는 내부에서 사업성
검토부터 개발까지 다 하기 때문에 과정이더욱 짧아진다. 반면 중소기업은 게임을 개
발하더라도 배급사와 계약을 해야 하고 이과정에서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더 오래
걸린다.
Q. 중소기업이 굳이 배급사와 계약을 하는 이유는?
A. 요즘은 콘텐츠 범람의 시대다. 때문에눈앞에 있는 게 아니면 손이 잘 가지 않는다.
그래서 마케팅이 중요한 거고 이러한 상황에서 중소기업이 배급사가 하는 마케팅까
지 까지 한다는 건 거의 자살행위다. 이 때문에 개발과 서비스의 영역이 나뉜다. 대형
회사는 이게 같이 진행되지만 중소기업은그렇지 않다.
Q. 게임회사의 인원은 어느 정도 되나?
A. 작은 회사는 10명 미만인 경우도 있고보통은 2,30명 내외가 중소기업이라고 본
다. 게임회사 특성상 큰 회사는 100명이 훨씬 넘어갈 정도로 크고 그렇지 않은 경우
는 확 줄어든다. 회사가 커지기 시작하면 회사를 운영하기 위한 인원도 필요하기 때문
에 아예 크거나 아예 작거나 둘 중 하나이고100명이 넘는 중소기업은 없다.
Q. 게임업계에 뛰어들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면?
A. 추천하진 않는다. 이유는, 우스갯소리로 말하자면 내 자리가 위험하기 때문이
고, 진지하게 얘기를 하자면 꿈을 가지고있다면 와서 해보는 게 맞긴 한데 앞서 말
했던 스타트업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 실제로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다.
대기업은 자기 손으로 게임을 만들겠다고의욕에 차서 들어갔다가 예상과는 다른 업
무내용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대기업 입장에서 말하자면 게임을 만드는데
신입을 왜 쓰겠나. 때문에 정말 게임을 만들고 싶다면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으로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박태주 기자  baragi1216@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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