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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수교 54주년 기념행사, ‘2016 콜롬비아 필름 페스티벌’을 가다

지난달 30일, 용산 전쟁기념관 이병형 홀에서 대한민국과 콜롬비아의 수교 54주년을 기념하는 ‘2016 콜롬비아 필름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이에 본지 기자는 콜롬비아와 우리나라의 관계를 독자들에게 잘 보여줄 기회라 생각해, 대사관 대변 언론 ‘더블유타임스’의 기자 신분으로 참석했다. 행사 당일은 미리 초청된 콜롬비아 군인 및 가족들과 더불어 국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행사는 ‘접수 및 착석’, ‘주한 콜롬비아 대사의 연설’, ‘영화 상영’, ‘폐회’ 순으로 진행됐으며, 영화 상영 전까지는 서로 인사를 나누며 사진을 찍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갔다.

그러나 애초 더블유타임스에서 언급한 ‘VIP급 초청 행사’라는 말은 말뿐이어서 아쉬움으로 남았다. 행사는 단순히 콜롬비아 대사가 참석하는 데 그쳤고, 진행과 준비 또한 부실하기 그지없었다. 또한, 콜롬비아와 우리나라의 수교를 기념하는 자리에서 상영하는 영화가 콜롬비아를 홍보하는 영화일 뿐이어서 더욱 아쉬웠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는 ‘신비한 야생의 땅 콜롬비아(Colombia Magia Salvage)’라는 다큐멘터리영화였다. 여러모로 의미 있고 재미있는 영화이기는 했지만,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수교를 기념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 다소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이에 기자는 콜롬비아인들의 ‘작은 파티’에 초청돼 구석에서 영화만 조용히 관람하고 가는 외부인과 같은 기분을 느꼈다. 무엇 때문에 더블유타임스는 이것을 기사로 작성해 줄 것을 요구했는지, 그 의도가 뻔히 보이기도 했다. 이에 본인은 ‘보상 없이 열정만으로 일하는’ 기자단들이 측은히 여겨지기도 했다. 물론, 개인적 의견이다.

 

중간 부제 : 경이로운 콜롬비아 자연이 전하는 역설적 메시지, ‘보존’

 

영화가 영화제가 갖는 의의와 완전히 다른 의도를 갖고 혼자서 겉돈다고 할지언정, 개인적으로 필자는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기에 이에 대한 감상은 따로 적어보도록 하겠다.

영화 ‘신비한 야생의 땅 콜롬비아’는 콜롬비아 땅의 일부인 안데스 산맥의 아름답고 웅장한 자연경관을 보여주면서 시작했다. 지상에서, 혹은 공중에서 다양한 각도로 촬영한 풍경들은 장면이 넘어갈 때마다 관객들의 환호와 탄성을 자아냈다. 특히나 이번 영화제에는 가족끼리 온 관객들이 많았는데, 아이들이 많아서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인간이 아닌 콜롬비아 땅에 서식하고 있는 동물과 식물들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처음에 이 영화의 겉만을 보고 ‘그저 그런 다큐멘터리’로 치부했었다. 그렇지만 상영시간이 10분을 채 넘기기도 전에 본인의 판단이 경솔했음을 알 수 있었다. 영화는 ‘웅장하다’라는 표현만으로는 모자랄 만큼 거대하고 경이롭기까지 한 콜롬비아의 자연환경을 보여 줬다. 그곳에는 그림으로만 보았던 동물들, 식물들이 살고 있었다. 노래를 부르며 귀여운 춤을 추는 새들과 먹이를 먹고 소화를 위해 반년 동안 잠을 청하는 나무늘보 등의 모습은 관객들의 얼굴에 미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또한, 스크린 속에 비친 콜롬비아의 땅들은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비록 건기와 우기의 격차가 심할 때도 있지만, 생물들은 각자 그러한 환경에 신기할 정도로 잘 적응해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곳에 서식하는 생물들은 인간과 그리 다를 바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들은 생존을 위해 음식물을 섭취하고 사냥을 하며 때로는 번식을 위해 구애를 하기도 했다. 환경이 바뀌면 적응하고, 그렇게 대를 이으면서 살아온 것이었다. 그 아무리 각종 애니메이션이 동물을 인간화시켜 이야기를 만들었다 한들, 이보다 더 생생하게 ‘우리는 하나의 같은 생명체다’와 같은 느낌을 주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가장 놀라웠던 점은 그러한 장면들을 생생하게 보여준 촬영기법이었다. 카메라는 초 단위로 장면을 느리게 재생하여 그 순간을 보다 극적으로 보이게도 했고, 하나의 대상을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수시로 찍어 실제 눈앞에서 보는 듯한 감정을 느끼게 하기도 했다. 비록 영화 안에서 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얼마나 많은 재원과 노력이 들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러한 제작자들의 노력 덕이었을까. 영화가 담아내고 있는 수려하지만 아름답고 경이로운 자연환경의 모습이 역설적이게도 자연스레 자연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만들었다. 귀여운 생물들이 발버둥치며 열심히 사는 모습은, 은연중에 그들을 보호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자연을 파괴하며, 혹은 밀렵으로 그들을 위협하는 인간들이 미워질 정도였다. 우리는 언제까지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을 위해 자연에 대한 고문을 계속할 것 인가. 이에 대한 의문은 영화가 끝날 때 까지도 사라질 줄 몰랐다.

이렇듯, 영화는 자연환경의 보존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자연에 관한 우리 인간의 나약함 또한 보여주었다. 본인은 이 영화가 그러한 효과를 노렸다면 이미 그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며, 이를 본 많은 이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었을 것이라 확신한다.

김성욱 기자  rlatjddnr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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