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71년 전인 1945년 2월 16 일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숨진 시인 윤동주, 올해는 그의 탄생 100주년이다. 일제 식민지의 참담한 현실 속에서 시를 통해 민족의 독립을 고민하던 윤동주. 그는 1943년 일본 유학 도중 유학생들의 독립운 동을 선동했다는 죄목으로 경찰에 체포돼 징역 2년 형을 선고받는다. 그리고 1945년 어둡고 차가운 형무소 감방에서 스물 아홉 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친구들이 마룻바닥 속에 감춰둔 유고, 바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 의 삶과 문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윤동주가 재학했던 도시샤대학, 그곳에 서 그의 시비와 마주할 수 있었다. 시비에

는 윤동주의 대표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중 ‘서시’가 적혀있었다. 그가 서시를 지은 1941년에는 태평양전쟁이 발발했다. 그는 고작 잎새에 이는 사소한 바람에도 괴 로웠다고 말한다. 그리고 살아서 자기 존재 를 주장하는 것이 아닌, 죽어 가는 나약한 것들을 사랑해야겠다고 말한다. 작은 시비 에 새겨진 육필 원고와 일어 번역문, 그리 고 그를 추모하는 수많은 물건들이 보였다. 시비를 마주하며 찡해지는 가슴을, 멈출 수 없었다. 주변에 한국인이 없기에 혹시나 하는 마 음으로 길 가던 일본인 재학생에게 “저 물 건들이 모두 현지 학생들이 추모하기 위해 놓은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를 존경한다”는 일본인 재학 생의 말에 그저 감사를 표했다. 지난 2월 9일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출간된 이후 18일에는 영화 ‘동 주’가 개봉했다. 기념 행렬을 이어 3월 20 일~27일에는 서울예술단이 ‘윤동주, 달을 쏘다’를 공연한다. 세간의 주목이 쏠린 지 금, 다시 생각해본다. 그와 같은 식민지 시 대 청년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주권이 사라 진 조국에서 언어를 박탈당한 채 젊은이로 살아가고 또 저항한다는 것. ‘서시’의 첫 부분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 를’, 시인 윤동주의 짧은 문구가 심금을 울 린다. 이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