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우리사회는 ‘비상시국’이 되어버렸다. 경제도 ‘비상사태’이고 안 보도 ‘비상사태’이며 국가전체가 ‘비 상시국’이라고도 한다. ‘노동법 개정 안’이 빨리 통과되지 못하면 한국경제 는 금방이라도 깊은 수렁으로 빠져버 질 것 같고, 당장 ‘테러방지법’을 통과 시키지 않으면 도심 한가운데서 무차별 테러가 발생할 것 같다. 또 북쪽 어디선 가 핵미사일이라도 날아올 것인 양 사드 (THAAD)배치를 위한 절차를 서두르 고 있다. 이쯤이면 국민들은 국민 총궐 기대회라도 열어서 일사분란하게 모든 필요한 조치들을 처리해야 할 듯 싶다. 그런데 국민들의 반응은 무덤덤하 다. 야당만이 정부나 여당에 ‘협력’하 지 않은 것이 아니라 비상시국을 대하 는 국민들은 너무나도 ‘안이하게’ 평상 심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에서 말하는 비상시국이 좀처럼 체감되지 않는 모양 이다. 한국경제가 어렵다는 것이나 북 한이 핵무기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적어도 10여년 전부터 알고 있는 상황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 또한 장기간에 걸쳐 많은 인내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수 십 년동안 거의 체질화되거나 고 착화된 이 문제를 역대 정부가 모두 나 서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어느 정부도 해결하지 못했다. 이는 정부가 무능해 서라기보다는 문제의 성질이 고르디우 스의 매듭을 끊듯이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복 잡하게 얽혀있는 매듭을 보다 긴 안목 을 가지고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렇듯 현 정부만이 아니라 역대 대부분의 정부가 늘 상황을 비상 적인 것으로 강조해도 실제상황의 변화 가 없었으니, 지금 요란하게 비상시국 을 외쳐도 국민들에게는 오히려 먼 나 라 얘기처럼 들리거나 자신과 무관한 이웃집에 나타난 늑대이야기처럼 들리 는 것도 당연하다. 정부에서 비상시국임을 외치는 것이 혹여 국가와 사회를 위해 공직자나 위 정자로서 열심히 일하겠다는 결의의 표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에서 보여지듯이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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