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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있어 소녀는 외롭지 않다1219회의 외침, 위안부 소녀상 수요집회를 가다
매주 수요일 12시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선 수요집회가 열린다. 1993년에 100회를 기록한 이 집회는 2월 24일로 1219회째를 맞이했다. 3.1절을 한 주 앞둔 이 날에도 여전히 많은 수의 시민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집회를 이어가고 있었다. 집회가 열리는 곳과 일반 도로 사이에는 불과 수 미터의 차이밖에 없었지만, 옆을 지나가는 일반시민과 집회 참가자 간에는 하늘과 땅만큼의 분위기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지난 2월 15일 향년 90세로 별세한 위안부 피해자 김경순 할머니의 영정과 함께한 이번 집회에서는 여러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들까지 남녀를 가리지 않
 
고, 한국인은 물론 일본인도 참여하여 일본에 쓴소리를 이어갔다. 집회의 모두 연설자로 나선 한국정신대문 제대책협의회(이후 정대협) 윤미향 상임대표는 이날 집회에서 "김경순 할머니는 당뇨질 환을 앓고 계셔서 늘 걸어 다니시면서도 운동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키도 크고 피부도 하얀 할머니셨다"고 김 할머니를 회상했다. 이어 "현재 살아계신 피해자 할머니들이 우리 곁을 떠나면 위안부 문제는 미해결로 남을 수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있는 한·미 해결은 없다. 정의가 이긴다는 것을 우리의 목소리로 만들어 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연설을 이어가는 그의 목소리에는 절절함과, 할머니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져 나왔다.
 
정대협의 공식 식순이 끝나자 일반시민들의 발언 시간이 이어졌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김제남 정의당 의원은 "김경순 할머니가 별과 나비가 되어 세상을 떠나셨다. 현재 44 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만남 있다"고 말하며 김 할머니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28일 이뤄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해서 한 일 합의는 최선이 아니었다"며 "일본은 피해자들을 위한 법적 책임과 배상에 반드시 나서야 할 것"이 라고 강조했다. 이 날 집회에서는 적지 않은 수의 일본인들도 볼 수 있었다. 심심치 않게 일본어를 들을 수 있었고, 다른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과 같은 목적인 듯 한국인 참석자들과 마찰
 
없이 집회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자유 발언 시간에 발언 자격을 얻은 일본 평화위원회 다카다 씨는 반쯤 울먹이는 목소리로 연설을 해 오히려 다른 한국인 발언자들보다 가슴에 와 닿는 연설을 들을 수 있었다.
 
다카다 씨의 연설을 직역하면 다음과 같다. “추운 가운데 모여주신 여러분 수고하십니다. 우리 일본 평화위원회는 어제 한국에 와서 전쟁과 여성의 인권박물관 등을 견학했습니다.
 
저는 박물관에 쓰여 있는 할머니들의 발언에 너무나도 충격을 받고 할 말을 잃었습니다. ‘단지 한 마디의 마음을 담은 사죄를 듣고 싶다.’ 인간의 존엄에 극한까지 상처받은 할머니들의 이 마음에 대답해주지 않는 일본 정부, 거기에 사는 우리 일본 국민과 일본 여성은 다시 한 번 일본 정부에 요구합니다. 전쟁법을 폐지해주세요. 다시 한번 위안부 할머니들이 하루라도 길게, 건강하게 계시기를 마음속으로부터 바라며 진정한 의미의 기쁨을 할머니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 위해 우리는 일본에 돌아가서도 계속 노력할 것을 맹세합니다. 함께 힘냅시다. 감사합니다.” 집회를 마치고 해산하는 참가자들의 얼굴에 기쁨이나 일을 끝냈다는 달성 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단지 위안부 할머니들을 걱정하고 문제의 해결을 바라는 엄숙한 표정과 분위기만이 참가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 전부였다. 

 

박태주 기자  baragi12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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