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도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나는 이들이 있다. 조교다. 학사 행정에 관해 궁금한 게 생겨도, 수업에 관해 이클래스에 질문을 달아도, 조교가 출동한다. 실험이나 수업 준비 등 도움이 필요한 교수님에게도 어김없이 출동한다. 하지만 그들이 원래 어떤 일을 담당하는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막연히 과 선배나 대학원생이겠거니 짐작할 뿐이다.
 본교를 기준으로, 조교는 대학원이나 학부에 재학할 수 없는 조교(이하 직업조교)와 대학원생이 담당하는 조교장학생으로 나뉜다. 보통 과 사무실에서 과의 행정업무를 보는 조교들은 직업조교이며, 교수님을 도와 수업이나 실험을 준비하는 조교는 조교장학생들이다. 교수님들 밑에서 열심히 일하며 때로는 고충을 토로하는 일반적 이미지의 조교는 후자의 조교장학생이다. 조교장학생은 교수의 강의 및 기타 사무를 보조하는 학습조교, 직업조교와 비슷하게 학과 사무실에서 학과업무를 담당하는 사무조교로 나뉜다. 직업조교는 일반 사무조교직과 같이 고용계약형태로 월급을 받아가며 일을 하지만, 조교장학생은 말 그대로 장학금의 형태로 보수를 지급받는다. 직업조교는 1년 단위로 계약되는 계약직이지만, 조교장학생은 근로장학생과 비슷하게 매학기 선발하며, 수혜기간은 1년이다. 물론 양쪽 다 상황에 따라 고용계약 갱신 혹은 재선발이 가능하다.
 직업조교의 경우 일반 사무보조직과 비슷한 형태로 고용되어 일하게 된다. 하지만 조교장학생의 경우 자신과 함께 일하는 교수가 단순한 조교 직무를 넘어 자신의 학업과 졸업사정에까지 영향을 끼치기에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조교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작년 10월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가 발표한 ‘대학원생 연구환경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원생 45.5%는 폭력, 차별, 사적노동, 저작권 편취 등 부당한 처우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중 절반 이상은 불이익이 두려워 참고 넘어갔다고 밝혔다. 지식의 첨단에서 일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불합리한 환경에 노출되어있는 것이다.
 한편 카이스트, 포스텍, 중앙대 등 13개 대학원 학생회는 위 보고서 발표와 함께 ‘대학원생 권리장전’을 선언했다. 권리장전에는 부당한 일에 대한 거부권, 조교의 권리, 자기 결정권, 학업연구권 등이 포함되어 대학원생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를 천명했다. 한편 본교의 한 대학원생 학우는 “본교의 경우 서울의 일반적인 대학교에 비해 조교와 대학원생에 대한 처우가 좋다”며 “본교의 상황은 괜찮은 편”이라고 밝혔다.
 

박현호기자  mediacircusi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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