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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리는 잠시

  

얼마 전, 기자 3명이 신문사를 그만뒀다. 개인의 사정도 있었지만, 데스크와의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없다는 것이 주 이유였다. 당일, 신문사는 비상이 걸렸다. 큰 신문사가 아닌 학교 신문사의 경우에 기자의 갑작스런 부재는 기사 분배에 있어 남은 기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결국 그들을 잡지 않았다. 같은 배를 탄 사람들이 다른 방향으로 노를 저어 표류될 바에는 몇이라도 살아남아 육지를 찾아 한걸음이라도 나아가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언제부턴가 편집국장이란 자리는 편집을 담당하는 자리가 아니라 인원을 묶어두고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자리처럼 기자들에게 각인이 돼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대부분의 학보사가 인력난을 겪는 만큼, 이것은 비단 우리 신문사에만 국한되지 않는 현실이다. 그래서 기자들의 복지를 향상 시킨다거나, 정말 떼어놓을 수 없는 을 만드는 다른 학보사의 편집국장들을 많이 봐왔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현실이 씁쓸했고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으로 만드는 신문이 과연 얼마나 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무언가 새로운 체계가 필요했고, 그래서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기자들의 부담을 줄이는 격주발행이었다. 기획안과 회의의 방식도 낡은 방식은 버리고 새로운 시도를 했다. 그런데 그것이 문제의 근원이 될 줄은 몰랐다. 너무나도 급격한 변화는 기존 친구들에게 부담이 갔었나보다. 그렇게 임기 초부터 삐걱대던 신문사는 결국 나의 사람만이 남은 셈이 됐다.
원하지 않은 결과에 난감했지만 이는 내가 자처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겉을 신경 쓰느라 내부를 미처 신경 쓰지 못한 느낌이랄까. 갑작스런 빈 공간을 처음 맞이한 순간의 첫 느낌은 쓰디썼다. 그렇지만 지내다보니 오히려 유연해진 신문사 운영으로 편해진 분위기는 장점으로 다가왔다. 현재는 남은 신문사 식구들과 앞으로 새롭게 신문사를 이끌어 갈 수습기자들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꿈꾸며 앞만을 바라보고 있다.
데스크의 넋두리이자 반성문은 여기까지다. 앞으로의 신문이 보다 공정하고 보다 유익한 신문이 되기를 바라는 편집국장의 마음을, 남은 기자들이 이해하고 함께 움직여주기를 바란다. 또한 그러한 우리의 신문에 학우들과 독자들이 공감하기를 기대해본다.
 
 

김성욱  inha@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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