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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 구조조정 논의에 대하여

최근 인하대학교는 프라임(PRIME: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육성) 사업과 관련된 구조조정 논의로 뒤숭숭하다. 프라임 사업은 정부가 인문사회계열의 정원을 줄이고 이공계열의 정원을 늘리는 등 정원 이동을 통한 학사 구조와 제도 개편을 전제로 대학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사업이다. 즉 이 사업은 정부가 막대한 자원을 앞세워 대학들이 스스로 구조조정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등록금 동결, 60주년 기념관 신축 등으로 재정난에 허덕이는 인하대학교는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하고 인문사회계열의 정원을 이공계열로 이동시키는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대학이 취업사관학교가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정부가 여러 사업을 통해 대학의 특성화나 구조조정, 정원 감축 등을 요구해 온 것도 처음이 아니다. 이미 인문학과 사회과학의 위기를 절감하고 대학의 존재 이유에 대해 성찰하는 많은 목소리가 대학과 대학 외부에서 들려오고 있다. 사실 많은 교수들이 대학이 기본적으로 학생들에게 학문적 자유와 진리에 대한 열정을 가르치는 것을 등한시하고 취업이 모든 것의 중심이 되는 대학의 현실을 걱정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비싼 등록금을 내고 성실히 공부하여 졸업한 제자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좌절하는 것을 볼 때 가슴이 아프고 책임 의식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제시한 프라임 사업 계획에 따른 우리 대학의 대응과정을 보면서 우려를 금치 못한다. 우선 우리 대학에서 논의되고 있는 구조조정의 예상되는 효과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공계열의 정원을 늘린다고 우리 대학의 취업률이 반드시 높아진다고 할 수 없다. 시장 논리대로라면 기업이 원하는 이공계열 인재 공급이 많아지면 기업들이 일자리를 더 늘리지 않는 한 오히려 취업률은 감소할 수 있다. 더군다나 우리 대학 학생들이 경쟁해야 하는 소위 일류대학에서 똑같이 이공계열 정원을 늘린다면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대학 구조조정은 특정 학과나 단과대학의 지속가능성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이처럼 중요한 의사결정이 근시안적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총장이나 보직자는 자신들의 임기 내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에 반대하는 교수들을 변화를 거부하거나 학과 이기주의에 사로잡힌 집단으로 보기 쉽다. 그러나 평교수들은 보직자들보다 훨씬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태를 파악할 수 있다. LINC사업, ACE사업, CK사업 등 기존 정부사업이 대학 발전에 미친 효과 분석, 중앙대 구조조정 사례 분석 등 과거 사업에 대한 평가가 바탕이 되어 이번 프라임 사업이 계획되었는지, 프라임 사업 이후의 계획은 무엇인지, 프라임 사업 이외에 취업률 제고를 위한 보다 장기적인 플랜은 무엇인지를 고려하여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본부는 평교수들의 목소리를 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인하대학교가 발전하기를 바라지 않은 인하대 구성원은 없을 것이다. 정원 구조조정과 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 장기적인 플랜도 제시하지 않고 구성원의 주장에 귀를 닫고 결정이 이루어지고 강행된다면, 인하대학교는 심각한 분열과 갈등에 휩싸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박선미  inha@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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