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인천광역시 동구청(이하 동구청)은 만석동에 위치한 ‘괭이부리마을’을 게스트하우스와 유사한 일반인 생활 체험관으로 탈바꿈하려 한 바 있다. 동구청 관계자에 의하면 해당 사업은 외관이 낡은 공?폐가 주택들을 새롭게 개조해, 타 지역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1박을 하며 옛 생활공간을 체험하도록 한다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반응은 예상만큼 뜨겁지 못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이 추후 관광지역으로 발전할 시 사생활 침해 등의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며 반발하고 나선 것. 더불어 일각에서는 쪽방촌을 관광사업의 일환으로 상품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당시 정확한 사업계획에 대해 동구청 관광개발과 관계자(이하 동구청 관계자)는 “괭이부리마을은 조사 결과 공?폐가가 200채 가까이 됐는데, 도시재생과에서 이 건물들을 매입한 뒤 개조해 타 지역 관광객들에게 체험활동의 기회를 열어둠으로써 지역 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자 하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을 상품화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이어 “어떤 사업이든 찬반이 있기 마련이고, 해당 사업은 반대의 목소리가 두드러졌기 때문에 진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기자가 방문한 괭이부리마을은 작은 횡단보도를 중심으로 현대화된 아파트와 노후된 주택들이 마주하고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마을을 천천히 둘러본 후 주민으로 보이는 분께 당시 정황에 대해 묻자 “일부 주민들은 사전에 상의도 없이 지자체가 관광체험 장소로 바꾸려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때는 당연히 반대를 해야 했다. 엄연히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인데 사생활 침해문제도 신경 쓰이고, 다 쓰러져 가는 집을 무슨 구경할 게 있다고 보여주나”라고 답답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지만 해당 사업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은 소통이 부족했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내가 사는 곳이 하루아침에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그들의 눈과 귀가 어떠한 통제 없이 감시받는 느낌일 것이다.
 본지와의 통화에서 동구청 관계자는 “괭이부리마을 개발을 위한 또 다른 사업을 구상 중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추후 지자체 차원에서 사업계획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추후 관광사업뿐만 아니라 어떤 차원에서 개발이 이뤄질지 아직 뚜렷한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전과 같은 마찰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떠한 사업계획이든 해당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입장에서 판단해 지자체 및 지역주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착한’ 사업이 진행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평주연 기자  babyeonn@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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