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는 이번 평가에서 B등급(90점~94점)을 받았다. 이에 따른 교육부 지침으로 본교는 4%의 정원감축을 시행해야 하나, 2016학년도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대출과 정부 재정 지원 사업에 제한은 받지 않게 됐다. 교육부는 “평가 등급만 공개할 뿐, 자세한 내역은 비공개며 학교 측에 개별적으로 통보한다”고 말했다. 학교 측에 문의한 결과 “교육부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았으나 점수 공개를 자제해달라는 교육부의 공문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번 평가로 인해 대학 서열화가 될 것을 우려해 되도록 말하지 말라 부탁받았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본교의 정확한 점수를 알기 어려워 본교가 받은 B등급의 점수 범위만을 표기한 것이다. 이에 기자는 평가 기준이 되는 최근 3년간의 자료를 ‘대학알리미’에서 직접 살펴봤다. 대학알리미는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 제 6조에 따라 대학의 공시정보를 공개하는 웹사이트다. 본 기사는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이번 구조개혁 평가에서는 기존의 재정 지원 제한 대학 평가와 달리 평가지표에 정성평가지표를 도입했다. 정성평가지표는 수치화하기 어려운 부문, △학생 평가(4)와 △교육 수요자 만족도 관리(2) 등과 관련된 영역을 평가할 때 주로 사용된다. 교육부는 기존에 정량평가 지표만으로는 대학의 노력을 평가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판단하고, 보다 면밀한 평가를 진행하기 위해 정성평가 지표를 도입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된 부분은 대학알리미에 공시되지 않았음을 미리 밝힌다. 평가 항목이 되는 △전임교원 확보율(8), △장학금 지원(5), △학생 충원율(8), △졸업생 취업률(5)과 관련 주요 지표들만이 대학알리미 출처임을 밝힌다. 또한, 본교 학사관리 제도 현황과 관계자 인터뷰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학사관리(12)를 서술했다.
 한편, A등급의 조건은 교육여건 항목에서 만점(18)을 받고 나머지 지표에서 각각 만점의 80% 이상을 획득하는 것이다. 본교가 A등급이 아닌 것으로 보아 교육여건 항목이 만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교육여건
 전임교원 확보율(재학생 기준)은 지난 2013년 77.3%에서 지난해 75.6%, 올해 76.6%의 변화를 보였으며(단, 이 수치는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했음을 명시한다) 이에 따른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는 각각 27.4, 27.9, 27.5명이다. A등급을 받은 한국외대는 3년간 평균 전임교원 확보율이 76.8%인 것을 봤을 때, 본교의 전임교원 확보율은 높은 편이다.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지난 2012년 13,652.6(단위 천원), 지난 2013년 14,631.1, 지난해 14,835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 항목은 대학이 학생에게 투자하는 비용을 뜻하며 금액이 높을수록 학생에게 더욱 많은 혜택을 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임교원 1인당 논문 수는  지난 2013년 0.8972, 지난해 0.9856, 올해 1.1066으로 소폭 상승추세를 보였다. 연구비는(단위 천원)는 지난 2013년 88,822.8에서 93,814.9으로 증가했지만 올해는 92,108.9으로 다소 하락했다. 그러나, 특허등록건수는 지난 2013년부터 3년간 356, 324, 311건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학사관리
 기자가 지난 3월 16일 자에 실었던 학점 인플레이션와 관련해 서술하자면, 현재 본교는 성적평가의 대부분이 상대평가로 이뤄지고 있으며, 재수강 할 수 있는 최대 학점은 24학점이다. 예외적으로, 필수 교과목에 대해 F학점을 받았을 경우만 재수강 최대 학점을 초과할 수 있다. 1학기에 재수강 제한 학점은 최대 6학점이며, 타 대학과 달리 재수강 시 받을 수 있는 성적 제한은 없다. 본교 학사팀 관계자는 “아직까지 변화된 것이 없으며, 현재도 학점 개편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지난 3월 16일 자 기사에 본교는 성적 만회의 기회와 학점의 신뢰성 문제를 고루 지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혀둔 바 있다. 대학구조평가 결과가 발표된 뒤에도 개편 계획이 없다는 점과 당시 관계자의 설명으로 미루어 보아, 12점을 차지하는 학사관리에서는 높은 점수를 차지했을 것이다.

△학생지원
 1인당 장학금은 지난 2013년 1,839.9(단위 천원), 지난해 2,711.2, 올해 2,840.5으로 꾸준히 상승했으며, A등급 결과를 받은 타 학교보다도 높은 수치다. 평균 등록금은 지난 2013년 7,591.1(단위 천원/연간 기준)에서 지난해 7,589, 올해 7,594.4로 전년대비 인상률은 3년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교육성과
 정원 내 신입생 충원율은 지난 2013년 99.6%에서 지난해 99.4%, 올해 99.3%로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경쟁률은 11.6에서 12.9, 13으로 점차 상승한 추세를 보였다. 한편, 평가 결과 후에 수시모집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본교는 2016학년도 수시모집 원서 접수 결과, 2,547명 모집에 4만 7,536명이 지원해 18.6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3년 이래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한 수치다.
 신입생만을 대상으로 한 신입생 충원율과 달리, 재학생 충원율은 {재학생 수/(학생정원-학생모집 정지인원)}*100(%)를 통해 나타내는 수치다. 2015년 기준으로 학생정원은 1만 4,184명이지만 재학생 수는 1만 8,177명이다. 이는 지난 2013년 131.5%에서 지난해 130.1%, 올해 128.2%로 꾸준히 감소했다. 본교 교육 인프라가 수용할 수 있는 이상적인 학생 정원에 비해 재학 중인 학생이 과도한 것으로 해석되며, 공간 문제와 관련돼 정성평가지표인 △학생 학습역량 지원(5), △교육 수요자 만족도 관리(2)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유추된다. 

 졸업생 취업률은 지난 2013년 63.2%에서 지난해 60.2%, 올해 6월 1일 기준 58.4%로 꾸준히 하향했으나 A등급을 받은 한국외대의 경우 지난 2013년 60%, 지난해 56.8%, 올해 52%의 수치를 기록했다. 단, {취업대상자=졸업자-(진학자+입대자+취업불가능자+외국인유학생+건강보험직장 가입제외 대상)}이며 건강보험DB연계 취업통계 결과는 공공DB연계로만 이뤄진 조사임을 밝힌다. 기획처 평가전략팀 관계자는 “이번 결과로 2주기 평가 전까지 4%의 입학정원을 감축하는 것은 지난해 수도권대학 특성화 사업(CK-Ⅱ)의 일환으로 대체될 것 같다”며 “추가적인 인원 감축은 없다”고 전했다. 이 같은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은 대학 구조개혁 계획을 연계해 대학의 자율적 정원 감축을 유도한다. 이번 결과에서 A등급을 받은 대 학교들은 교육부의 아무런 강제 조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재정지원사업으로 정원 감축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평가 결과에 관련해서 실제로 각 대학들이 정원감축을 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정원 감축의 근거가 되는 법안인 「대학평가 및 구조개혁에 관한 법률안」이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정원감축 제재는 각 대학들에게 권고한 상황인 것으로, 정부와 교육부의 의지대로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전례 없던 대학구조개혁이 실행될지 지켜볼 일이다.

이상우 기자  57sangwoo@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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