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목) 한 일간지는 본교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 흉상 건립을 추진 중’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이에 이승만 전 대통령(이하 이 전 대통령) 동상문제가 다시금 수면위로 올라왔다. 기사 보도를 접한 뒤 인하광장에 게재된 반응은 대다수 부정적이었다. ‘동상 다시 세우자는 말 좀 그만 나왔으면’, ‘지성의 상징인 대학이 점점 퇴색되고 있는 느낌’ 등이 그랬다.

이는 아직 정해진 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 동상은 전신상이 아닌 흉상으로 생각 중이며, 만일 세워진다면 60주년기념관 내 조성될 예정인 메모리얼 홀이나 로비에 세워질 예정이다”고 답하며 “아직 정식으로 논의된 사안은 아니고 얘기만 오갈 뿐”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장석철 총동창회장 또한 “이 전 대통령의 흉상건립 문제는 추후 내부 회의 후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 동상은 지난 1979년 2월 인경호 근처에 세워졌다가 4년만인 지난 1983년 10월에 독재 및 친일파 옹호를 반대하는 당시 학우들에 의해 철거됐다. 현재 좌대만 남아있는 상태이며 이 전 대통령 동상은 크게 훼손된 상태로 대학 창고에 보관 중이다. 이후로 ‘이승만 동상 복원 추진’ 논란이 이따금씩 제기됐다.

이본수 본교 총장(이하 이 총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09년에 본교 총동창회는 동상 복원 발의를 진행했고, 이 총장은 ‘임기 내 동상을 복원 하겠다’는 언급을 했다. 이에 당시 박기훈 총학생회장은 총동창회와 총장 측에 질의서를 전달했고 ‘학내 구성원들의 소통과 동의 없이 복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지난 2010년에는 한 일간지에 본교가 ‘이승만 동상을 재건’한다는 기사가 최근과 같이 실리며 다시금 논란이 일었다.

한편, 교수회 총무는 “우리학교를 설립하는데 진정으로 도움을 준 사람은 이 전 대통령이 아니라 당시 모금에 참여했던 하와이 동포들이다”며 “만약에 기념물을 세운다면 그 사람들의 집단적인 조형물이나 관련 기념비를 세우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이 최고 결정권자로서 학교 설립에 도움을 줬더라도 역사적, 사회적인 평가와 인식 상 논란이 많기 때문에 인하대의 명예를 높이기보다 오히려 이미지를 실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 학우는 “잘잘못이 엇갈리는 인물이기에 의견이 충돌하는 것 같다”며 “찬성측은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 및 시장경제를 도입한 것을 높이 평가하는 반면, 반대측은 반민특위 와해 등의 미비한 친일청산 및 독재에 무게를 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본교 상황에 대해 박봉룡 하와이 한인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흉상을 세우는 것도 하와이 동포들을 기리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며 흉상 건립 추진 소식을 환영했다. 또한 “인하대학교는 이 전 대통령의 간절한 염원에 의해 설립”됐으며 “이 전 대통령은 하와이 동포들과 조국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인하대를 세우기 위해 동포들이 모금을 하는 과정에서도 지도력을 발휘해 중추적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 있었던 이 전 대통령의 50주기에서 하와이 한인 사회 유력 인사가 모두 참여해 추모행사를 가졌을 정도로 하와이 동포 사회에서는 이 전 대통령을 국부로서 기리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

본교 60주년,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이 전 대통령 흉상 건립에 관한 논란이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은 다양했고 대립각을 좁히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건국 대통령과 독재자로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이 전 대통령 흉상이 학내에 건립될 것 인지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이상우 기자 57sangwoo@inhanews.com

박현호 기자 mediacircusing@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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