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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은 없고 ‘불편’만 많은 대학교 장애학생
   
 

 

우리 사회에서 장애는 더 이상 벽이 아니라고들 말한다. 실제로 지난 4월 장애 3급 판정을 받은 한 여대생이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엎드려 수업을 듣는 모습이 방송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해 4월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대학에 장애학생은 8,271명으로 전체 대학생의 약 0.25%에 해당된다. 이는 지난 20083,837명에 비해 2배가 넘게 증가한 것으로 고등교육을 받는 장애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장애학생을 위한 다양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부터 특별지원위원회’, ‘장애대학생 도우미 지원 사업’, ‘장애학생지원센터등이 마련됐으며 국립특수교육원 주도 하에 장애대학생 교육복지 지원실태 평가3년 주기로 실시되고 있다.

이러한 방안들에도 불구하고,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복지 지원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립특수교육원에서 전국 368개 대학을 대상으로 장애학생 교육복지 지원실태 평가를 실시한 결과, 우리나라 대학의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복지 지원 실태가 낙제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우수 등급 판정을 받은 대학은 6%에 불과한 반면 개선 요망이 절반을 넘게 차지한 것이다.

 

허울뿐인 장애지원센터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다름 아닌 장애학생지원센터의 운영 부실이다.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장애학생에 대한 각종 지원 및 교육활동을 위한 편의 제공, 교직원·보조인력 등에 대한 교육 을 진행하도록 돕는 중심적인 기관인 만큼 파장도 크다.

 

- 전담직원 27.2% 장애학생의 피해만 늘어

우선 법률상 장애학생이 10명 이상일 경우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장애학생 수가 일정 인원 이하인 소규모 대학들이 장애학생 지원부서 또는 전담직원을 둠으로써 장애학생지원센터를 대체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유기홍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이 대학 알리미에 공시된 장애학생지원 관련 행정인력 구성현황을 살펴본 결과, 전체 대학의 장애학생 관련 행정인력의 72.8%가 겸직이며, 전담직원은 27.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겸임직원은 전담직원에 비해 장애학생을 지원하는 업무에만 몰두할 수 없고, 더불어 대학에서 장애학생지원센터의 직원을 계약직으로 고용하는 경우가 많아 직원이 전문성을 쌓을 시간적 기회도 많지 않다는 점도 지적된다. 이로 인해 애꿎은 장애학생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 뒤떨어지는 장애지원센터, 구조조정의 희생양

장애학생들은 장애학생지원센터 전반적으로 장애학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으로 장애학생의 학업과 이동 등의 편의를 지원하는 장애도우미 제도가 그렇다.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장애학생 도우미 제도를 실시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도우미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지 않는 대학이 많으며, 비장애학생과 장애학생 사이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시 올바른 중재자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등 전문가로서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김형수 장애학생지원네트워크 사무국장(이하 김 사무국장)은 이 같은 장애학생지원센터의 잘못된 운영 실태에 대해 대학에 위기가 오면 제일 먼저 구조조정 당하는 부분이 장애학생센터다. 비정규직으로 많이 대체됐고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전문성이 약화된 게 사실이라며 대학은 이전보다 투자를 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장애 역사의 퇴보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 전문성 부족 논란, 대학·교육부 어쩔 수 없어

이에 대해 대학과 교육부 모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1년에 두 차례 교육부에서 장애학생지원센터를 대상으로 연수 교육을 진행하지만 의무가 아니며, 또한 센터 직원 채용 시 특수교육·사회복지 분야 전문가 채용에 대한 별다른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모 대학 관계자 B씨는 대다수 학교의 장애지원센터 직원은 장애에 대한 특수교육이나 사회복지 등 관련 학문 전공생이 아니다라며 그 이유로 현실적으로 전문가 고용이 쉽지 않다고 답했다. 이에 최주현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 주무관은 고등교육이 의무가 아니고 인사권이 총장에게 있다 보니 강제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전공자나 자격증이 있는 사람으로 권장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학 관계자 B씨는 이러한 현실에 대해 교육부의 책임을 언급하며 교육부도 장애 대학생 관련된 부서는 일은 많은데, 담당자는 한두 명밖에 없고, 큰 국의 어느 작은 구석에 위치한 과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누구를 위한 평가인가

이 같은 대학 내 장애학생지원센터의 운영 부실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평가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장애대학생 교육복지 지원실태 평가는 교육복지 지원을 잘 해온 최우수대학의 경우에도 평가결과에 대한 보상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개선요망의 낙제수준으로 평가된 대학에 대해서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평가라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대학이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평가가 아니기 때문에 원치 않을 경우에는 불참해도 상관없다는 점과 장애학생들이 평가 결과를 실감하지 못하는 부분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를 개선하고자 지난 평가부터 장애학생 만족도 조사가 추가됐지만 이 역시 완벽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김 사무국장은 만족도 조사도 처음에는 30점 들어갔다가, 대학들의 반대로 10점으로 줄어들었으며, 이마저도 일부 장애학생에게만 물어보는 구조라며 편향된 평가에 대해 염려하기도 했다.

 

우리학교는 어떤 일까?

현재 본교에는 10여 명의 장애학생이 재학 중이다. 한 명의 중증인 학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4~6급의 경증이며, 장애영역은 다양한 편이다. 이들을 돕는 기관인 장애학생지원센터가 본교에도 지난 2011년부터 운영 중이라고 하는데, 과연, 어떤 방식으로 장애학생들을 지원하고 있을까.

 

- ‘현실탓하는 건 마찬가지

현재 장애학생지원센터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은 한 명으로, 해당 담당자는 학생지원팀 사회봉사단과 장애지원센터를 겸직하고 있다. 관련 분야 전문가도 아니다. 본교에서 전문가를 고용하지 않은 이유는 대다수의 학교 실정이 그러하듯이 현실적인 탓이 크다고 말한다. 장애학생지원센터 담당자 A씨는 물론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사회복지사나 특수교육 전공자가 하면 좋겠지만 쉽지 않다교육부에서 주최하는 장애학생지원센터 연수가 있을 때마다 참석하며 정보를 모으는 중이라고 말했다.

- 예산은 모든 것을 좌우한다

안타깝게도 장애학생지원센터만을 위해 편성된 예산은 없는 상태다. 다만 필요할 때마다 전체 학생처 예산에서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장애학생지원센터에 내부에 마련돼 있는 학습기자재나 이동보조기구가 없는 것도 예산 문제 때문이다. 이러한 실정에 대해 담당자 A씨는 기존에 예산이 편성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빠르면 내년 1학기부터라도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연수에 참여하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아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 필요해

본교 장애학생지원센터의 대표적인 지원사업은 장애학생 도우미 제도다. 현재 중증 장애학우만 이용 중으로 대학생신분인 일반 도우미의 도움을 받고 있다. 해당 도우미는 한국장학재단에서 지급하는 국가 근로 장학금을 받으며 장애학생의 원활한 대학생활에 힘을 보탠다.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도 장애학생이 요청한 부분에 대해 설명하는 교육을 진행한다.

한편 장애학생 도우미 외 진행 중인 별다른 특별프로그램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담당자 A씨는 빠르면 내년부터라도 교직원을 대상으로 장애인식개선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그래도 기대해야 하는 이유

본교는 장애학생 지원에 관한 규정에 따라 특별지원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다행인 점은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학기에 1번 개최하고 있으며 장애학생 교육 복지 지원의 기본 방침 및 주요사항 학사, 대학생활, 진로 등 장애학생 지도에 필요한 사항 기타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사항에 대해 심의한다. 이번 학기 특별지원위원회는 오는 10월에 열릴 예정이다. 담당자 A씨는 시설 관련해서 논의 안건으로 올릴 생각이라며 보다 적극적으로 대학 본부에 시설 예산을 요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특별지원위원회가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도 교육부에 따르면 오는 2017년 평가부터는 전체 대학을 대상으로 개선요망까지 모든 결과를 공개하며, 대학평가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뒤늦게라도 대학 사회에 만연한 보여주기식 평가를 고치겠다는 의지 같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부디 실효성 있는 평가가 진행돼 장애학생의 불편을 개선해 그들의 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강지혜 기자 jj030715@inhanews.com

강지혜  jj030715@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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