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전국 4년제 대학 남녀 대학생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2명 중 1명(52.3%)은 현재 연애 중이며, 1인 평균 3.07회의 연애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 세대를 두고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라 부르지만, 인간으로서 ‘사랑’에 대한 욕구는 끝이 없는 셈이다.

하지만 그들의 뜨거운 사랑도 때때로 서로에 대한 잘못된 성역할 기대 탓에 ‘데이트 폭력’이라는 파국으로 치닫기도 한다. 행복한 연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올바른 ‘성 인식’에 대한 얘기를 듣고자, 본지에서는 원준재 학생생활연구소 카운슬러를 찾았다.

Q. 남녀사이의 고정된 성역할은 데이트 폭력의 원인으로 꼽힌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 데이트 폭력은 남녀 간의 서로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다. 한 쪽에서 거부하지 못하는 것을 다른 한 쪽에서는 동의로 받아들이는 ‘동의의 문제’가 가장 큰 오해다. 한 번쯤 들어봤겠지만 ‘안 돼요...돼요’는 많은 남성들이 ‘아~ 이건 빼는구나’로 오해하는 부분이다. 여기서 중요한은 이러한 오해로 멈추지 말고 잘못된 부분을 파악해 남녀 간의 특성에 따른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동의에 의한 것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동의하지 않는 행위는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나아가 아닌 건 아니라고 할 수 있고, 상대방 쪽에서도 ‘거부’를 거부로 알아들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Q. 그렇다면 궁극적인 데이트 폭력의 해결책은 무엇인가?

- 성적자기결정권 확립이다. 연인 사이에서 ‘나’라는 존재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아무리 좋아도 상대방이 좋아도 내가 싫을 때가 있다. 어제는 팔짱끼고 뽀뽀까지 했지만 오늘은 하기 싫을 수 있다. 그럴 땐 안 하는 게 맞다. ‘우리는 연인이니까 괜찮아’라는 말은 잘못된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에서는 성관계하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시작할 때는 좋았을지라도, 나중에 거부했을 때도 계속 행위를 멈추지 않았을 경우 강간으로 친다. ‘성’은 온전한 자신만의 인간으로서 권리라는 것이다. 상호존중의 정신, 연인 간에도 이러한 배려는 기본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줄 아는 능력인 ‘성인지감수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Q. 요새 대학가에서는 연애나 결혼 관련 교양과목이 인기리에 운영 중이다. ‘성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

- 긍정적으로 본다. 미성년에서 어른이 된다고 할 때의 의미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나’의 성행동에 대해 내가 생각하고, 결정하고,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성적자기결정권 교육이 필수적인데, 잘못된 성역할 문화와 관습을 끊어줄 수 있는 것이 이러한 교양 강의다. 이외에도 캠퍼스 내에서 올바른 성인식을 위한 서포터즈를 운영하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Q. 이미 사랑을 하고 있는, 앞으로 사랑을 할 본교 학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 어른이 되면 당연히 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데, 그 성을 올바로 이해하고 제대로 누리도록 대학생 때부터 갖춰 나가야 한다. 자기가 부족한 것을 배운다는 것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 자기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을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게 자신도 불행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불행도 야기한다. 자주성과 독립성을 갖고 결정권을 잘 활용해 책임감 행동을 보여주길 바란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일은 축복받을 일이다.

강지혜 기자 jj030715@inhanews.com

강지혜  jj030715@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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